남부 주요 저수지 저수율 예년의 29~57%···‘물 공유망’ 만든다
남부지방에서 가뭄이 지속되면서 주요 저수지 4곳의 저수율이 예년의 29~57%에 머물고 있다. 정부는 당장 물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만전을 기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각 지역의 저수지와 댐, 하천끼리 물을 공유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 계획이다.
5일 행정안전부·농식품부·환경부·산업부·기상청 등 기후 재난 유관 부처들은 남부 지방 가뭄에 대해 진단한 결과 남부지방의 최근 6개월 간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83.6%에 불과한 수준이었다.
이 때문에 남부 지방 저수지들의 저수율이 회복되지 않고 있는 상태다. 주요 4개 저수지의 저수율은 ‘심각’ 단계다. 주암댐의 저수율은 21.5%, 동복댐은 18.9%, 섬진강댐은 19.1%, 평림댐은 30.5%의 저수율에 머물고 있다. 이는 예년의 29~57%에 불과한 수준이다.
특히 강수량이 평년 수준을 되찾지 못하면 섬진강댐은 오는 7월쯤 저수위(물을 정상적으로 공급할 수 없는 한계 수위)에 도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다만 정부는 늦어도 우기가 시작되는 오는 7월부터는 가뭄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전까지 농업용수와 생활용수, 공업용수 등 각종 용수 공급에 차질을 빚지 않도록 각종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선 지류 하천에서의 ‘물 가두기’를 통해 섬진강 유역에서 1700만t, 전남과 전북 지역에서 1200만t의 농업용수를 확보하겠다며 당장 모내기 급수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영산강에서 동복댐으로 비상 도수관을 설치해 일일 3만t이던 저수지 물 공급량이 이달부터 5만t으로 늘어났다고도 밝혔다.
또 섬진강댐에서 공급하던 생활용수를 용담댐과 부안댐이 분담하게 해, 섬진강 유역 내 산업단지에 공급할 공업용수를 확보할 방침이다. 하천의 수위 유지를 위해 저수지에서 하천에 보내던 ‘하천 유지용수’ 공급도 당분간 중단하기로 했다.
정부는 기후변화 등으로 매년 가뭄이 반복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장기적 대책도 마련하기로 했다. 우선 저수지와 저수지, 저수지와 하천, 저수지와 댐 간에 급수관로를 설치하는 ‘수계 연결사업’을 보다 확대할 방침이다. 이른바 ‘물 공유망’이 갖춰지면 여유가 있는 저수지나 하천에서 물이 부족한 저수지로 물을 공급해 줄 수 있고, 집중 호우시 저수 공간이 남아있는 인근 저수지로 물을 빼낼 수도 있어, 가뭄은 물론 홍수 통제에도 유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또 노후 상수도 관로 정비 1차 사업을 오는 2024년까지 완료하고 이후에도 사업을 지속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해 누수되는 물 2억t가량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현재 하천 수질 관리에 쓰이는 ‘수계기금’을 가뭄 예방과 피해 지원에도 사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도 추진한다.
행안부는 “기후변화로 인해 20년 후 연평균 강수일수는 11.9일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반면, 1인당 물 사용량은 지난 20년 동안 13%가 늘었다”며 “수자원 확보를 위한 인프라 확충, 가뭄 관리제도 정비 등과 함께 대국민 물 절약 동참도 유도할 방침”이라고 했다.
박용필 기자 phil@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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