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끼’ 이엘리야 “노메이크업 연기, 피부 트러블 만족스러웠다”[EN:인터뷰②]

[뉴스엔 이민지 기자]

※ 스포일러가 포함돼 있습니다

쿠팡플레이 시리즈 '미끼'는 사상 최악의 사기 범죄를 저지르고 죽음 뒤로 숨어버린 '그 놈'을 추적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지난 1월 공개된 '미끼' 파트1에서는 구도한(장근석 분)을 중심으로 노상천(허성태 분), 천나연(이엘리야 분), 강종훈(이성욱 분), 송영진(박명훈 분) 등이 전대미문의 사기 사건과 연쇄 살인 사건을 마주하게 되는 과정이 흥미롭게 그려졌다. 4월 7일 '미끼' 파트2가 공개될 예정.

이엘리야는 사기 피해자로 진실을 파헤쳐나가는 인터넷 매체 기자 천나연 역으로 열연했다.

- 드라마 공개 후 비슷한 일을 겪은 분들의 피드백은 없었는지 ▲ 피해자 입장에서 연락하긴 쉽지 않을 것 같다. 혼자의 감정, 느낌으로 와닿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어서 나에게 직접적인 피드백을 받지는 못했다. 분명 어디에선가 보고 위로 받고 조금이라도 힘을 얻으셨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파트2 결말을 보면 그래도 조금 더 확실하게 감정을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

-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 사실 내가 '보좌관' 때부터 메이크업을 하지 않았다. 나연이는 연기할 때는 드라마가 다크하다보니 촬영장에 안개를 뿌리고 했는데 알레르기가 있어서 피부도 올라왔는데 더 거칠어보이게 나와서 되게 만족스럽더라. 그걸 보시고 전에도 노메이크업이었는데 '이번에 진짜 노메이크업으로 연기했다'고 오해를 많이 하시더라. 어떤 여자 선배님이 멋있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이런 칭찬을 받는다는게 사실 부끄럽더라. 외적인걸 포기해서 멋지다는 말을 듣는게 과한 칭찬이지 않나 싶었다. 다음에는 노메이크업도 안 보이게 연기를 잘 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외적인 관심보다 연기적으로만 이야기 듣는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노메이크업 기준은 파운데이션을 포기하는? 출장 없이 매니저랑 둘이 그냥 현장에 갔다.

- 앞머리도 처음 잘랐는데 이유가 있나 ▲ 나연이 연기에 들어가기 전에 그냥 자르고 싶었다. 서른 중반을 향해 간다. 34살이니까 문득문득 스스로에게 새로운 시도를 하고 싶을 때가 있는 것 같다. 인터넷에서 날 검색해서 내 사진을 한번씩 보면 다 비슷한 느낌이었다. 스타일링 변화가 없더라. 단발도 하고 긴머리도 했는데 새로운 변화가 없을까 생각하다 앞머리가 느낌이 다르다 해서 잘랐다. 자르고 난 후에 미팅을 통해 나연이를 만나게 됐다. 이런 것도 운과 시기가 있나 싶고 신기했다. 탈색도 해보고 싶다. 앞머리처럼 그냥 이유없이 하기에는 리스크가 많아서 역할을 만난다면 탈색을 해서 확실한 변화를 주고 싶기는 하다.

- 살이 얼마나 빠졌나 ▲ 체중계에 잘 안 올라가는데 외관상으로 그랬다. 현장 갈 때마다 근석 선배가 '너 왜 이렇게 야위었나', '살이 빠졌다'라고 했다. 내가 볼 때도 얼굴이 퀭한데 푸석푸석했다. 다크는 가려야하지 않냐는 말을 주변에서 했다. 그러면 '난 지금 퀭한거 너무 좋다. 유지하고 싶다'고 했다.

- 예뻐보여야겠다는 욕심에서 멀어진건가 ▲ 나는 솔직히 예쁜 캐릭터를 연기할 기회가 있었던거지 예뻐보이려는 생각 자체를 잘 안 했다. 이 말이 듣는 분들에게 어떨지 모르겠지만 평상시에는 메이크업도 안하고 구두도 안 신는다. 20대 때도 그랬고 구두가 거의 없다. 운이 좋게도 풀 세팅하고 예뻐야 하는 인물을 많이 해서 내 옷장과 반대되는 예쁘고 화려한 것들을 했다. '미스 함무라비'도 예뻤어야 하는 캐릭터였는데 '보좌관' 때부터 나는 배우로서 편하고 행복했던 것 같다. 연기 외에는 아무것도 신경 안 썼던 것 같다. 머리도 뻗치면 헤어팀이 용납을 못 하고 드라이 해주고 화장이 조금만 번지면 수정해줬다. 그러지 않아도 되는 캐릭터를 하니까 날개를 단 느낌이었다. 연기하다 중간에 수정하면 캐릭터와 분리되는 느낌이다. 연기하러 왔는데 이게 맞는걸까 하는 생각을 했었다. 보여지는 것에 신경쓰지 않고 연기만 했을 때 날개를 단 것 같은 성취와 행복이 컸던 것 같다. 예전에 조명 감독님도 '대체 넌 어떤 배우가 되고 싶어'라고 물어본 적이 있다. 배우들은 자기가 어떤 각도에 예쁜지 본능적으로 안다고 하더라. 나는 내 모니터링도 안 했었다. '여배우는 예뻐야 하는데 왜 이렇게 신경을 안 쓸까' 하는게 있는 것 같다. 그동안 날 예뻐보일 수 있게 해준 주변 분들께 감사해야 할 것 같다.

- '미끼' 연기하며 만족도는 어땠나 ▲ 운동화 신고 뛰어다닌 캐릭터가 처음이다. 연기적으로 내 행복감과 연기적 평가는 다른 것 같다. 내 행복지수는 굉장히 높았지만 과연 내가 나연을 잘 연기했을까 스스로 질문했을 때는 더 분발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부족한 것도 많이 보이고 끝날걸 보면 더 크게 성취감을 느낄 수 있을 것 같다. 아직은 부족한 것 같다.

- 데뷔 초에 보여줬던 것과 어느 시점부터 연기한 캐릭터 성격이 확연히 달라졌다. 의도한 것인가 ▲ 항상 마음 속에 갈망이 있었다. 20대 때는 지금보다 더 기회들이 주어져야 연기할 수 있는게 현실이었다. 그 기회들이 감사했고 그 기회들로 인해 이런 캐릭터를 만날 수 있었지만 의도적이진 않았다. 마음 속에 그런 캐릭터에 대한 꿈, 갈망들을 가슴에 품고 있었는데 어떤 시기가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그런 캐릭터들이 나에게 왔다. '미스 함무라비' 때는 날 캐스팅 했던 감독님이셨다보니까 내가 악역이나 화려한 캐릭터를 해왔을 때 날 기억해주셨던 감독님이시라 '이 캐릭터는 네가 잘 할 것 같다'고 믿어주셨다. 그 인물을 해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다른 캐릭터가 오고 기회가 온 것 같다.

(사진=쿠팡플레이 제공)

뉴스엔 이민지 o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