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간색 넥타이 매고 법정 출두한 트럼프, 50분간 “Not guilty” 만 되풀이

김현아 기자 2023. 4. 5. 1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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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현지시간) 미국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 법정에 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50분간 진행된 기소인부절차 과정에서 단 '9단어'만 말하며 침묵을 지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 당국이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며 34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지만, 이날 그가 성인 배우에 대한 '성 추문 입막음' 외에도 이와 비슷한 용도로 돈을 지불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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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역대 대통령 첫 형사기소
기소인부절차서 9단어만 말해
플레이보이모델 · 도어맨에도 돈
‘입막음용’ 3건… 총 31만 달러
모두 유죄받으면 최대 136년刑
지지자 “트럼프가 승리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기소 뒤 처음으로 법원에서 출석한 4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서는 친트럼프 시위대와 반트럼프 시위대가 격돌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대선에서 승리했다’ 등의 플래카드를 들고 있다. 뉴욕 = 김남석 특파원

4일(현지시간) 미국 전·현직 대통령 중 처음으로 형사 법정에 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약 50분간 진행된 기소인부절차 과정에서 단 ‘9단어’만 말하며 침묵을 지켰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사법 당국이 “선거 개입을 하고 있다”며 34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나섰지만, 이날 그가 성인 배우에 대한 ‘성 추문 입막음’ 외에도 이와 비슷한 용도로 돈을 지불한 사실이 드러나며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 34개 혐의에서 모두 유죄를 받으면 최대 136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 ‘사법 리스크’의 출발점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4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앞에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반대 진영 시위대가 ‘누구도 법 위에 있지 않다’는 팻말을 들고 있다. AFP연합뉴스

워싱턴포스트(WP)·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을 종합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쯤 전날부터 머물던 뉴욕 트럼프 타워를 나와 오후 1시 40분쯤 맨해튼 형사법원에 도착했다. 그가 즐겨 입는 짙은 남색 정장에 상징색인 빨간색 넥타이 차림이었다. 신원 확인 절차를 마친 후 2시 30분쯤 법정에 자리한 그는 첫 발언으로 “무죄(not guilty)”를 외쳤다. 이어 후안 머천 판사가 피고인의 권리를 설명하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판 과정을 방해할 경우 그 없이도 재판을 진행할 수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지 묻자 “예” “이해한다” 등의 답변만 하고는 내내 침묵을 지켰다. 이날 절차는 통상 30분을 넘겨 약 50분 동안 진행됐는데, 트럼프 전 대통령은 단 아홉 단어만 발언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날 공개된 기소장에 적시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총 34건이다. 그의 전 개인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청구한 내용을 허위로 기재한 혐의가 11건, 입막음 등 비용 지불을 위해 수표를 발행한 혐의 11건, 회계 장부를 허위로 기재한 혐의 12건 등이다. ‘입막음용 돈 지급’의 의혹은 총 3건으로 늘었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지검장에 따르면 기소의 발단이 됐던 전직 성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약 1억7000만 원)를 지급한 사건 외에도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15만 달러를 지급하고 뉴욕 트럼프타워 도어맨에게도 3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의혹이 추가됐다. 해당 도어맨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혼외자식 설을 주장한 인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절차를 마친 후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자택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내가 저지른 유일한 범죄는 우리나라를 파괴하려는 이들로부터 나라를 지킨 것뿐”이라며 무죄를 재차 주장했다.

김현아 기자 kimhaha@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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