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아니면 죽음을” vs “그를 감옥에 가둬라”… 두쪽난 미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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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역대 대통령 최초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기소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한 4일(현지시간) 정오.
전 세계 민주주의 본산을 자처하던 미국 민주주의는 2020년 1·6 의사당 폭동 이후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칼럼에서 "어쩌면 이것(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은 미국정치를 곤란하게 하는 바닥일 가능성이 있다. 반등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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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향해 분노 · 혐오 쏟아내
뉴욕 = 김남석 특파원
미국 역대 대통령 최초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형사 기소돼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한 4일(현지시간) 정오. 법원 앞 ‘컬렉트 폰드’ 공원에 도착하자 분열로 치닫는 미국의 단면이 눈앞에 펼쳐졌다. 공원 복판 산책로를 경계로 뉴욕경찰(NYPD)이 설치한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미 전역에서 몰려든 각 1000여 명의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서로를 향해 분노·혐오로 가득 찬 주장을 쏟아내고 있었다. 경찰의 분리작전으로 물리적 충돌은 빚어지지 않았지만 일부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들이 반대진영으로 넘어가다 제지하는 경찰과 설전을 벌이는 모습이 심심찮게 목격됐다.
공원 남쪽을 장악한 트럼프 전 대통령 지지자 측에서는 격앙된 분위기 속에 ‘트럼프가 아니면 죽음을’ ‘트럼프가 (2020년 대선에서) 승리했다’ ‘앨빈 브래그(맨해튼 지검장)는 돼지’ ‘레츠 고 브랜든(조 바이든 대통령을 비난하는 은어)’ 등의 구호가 적힌 팻말·플래카드가 넘쳐났다. 데이비드 렘(59)은 “트럼프는 내 생애 가장 좋아하고, 훌륭한 대통령이다. 브래그는 오직 정치적 목적으로 기소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이 이날 성추문 입막음 의혹 등 34건의 기업문서 조작이라는 기소내용을 공개했지만 지지자들은 “어디에도 증거는 없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불과 3m가량 떨어진 트럼프 전 대통령 반대 진영은 축제현장을 방불케 했다. ‘트럼프는 중범죄자’ ‘트럼프를 감옥에 가둬라’ 등의 구호와 함께 한편에서는 3인조 밴드의 축하공연이 벌어지기도 했다.
전 세계 민주주의 본산을 자처하던 미국 민주주의는 2020년 1·6 의사당 폭동 이후 이번 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기소문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13만 달러(약 1억7000만 원)를 건넸을 뿐 아니라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의 입을 막기 위해 타블로이드지 내셔널 인콰이어러가 15만 달러를 주고 독점보도권을 산 뒤 보도하지 않는 ‘취재 후 죽이기’ 방식으로 수정헌법 1조의 표현의 자유를 사실상 무력화했다. 또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은 검사는 물론 재판을 진행할 후안 머천 판사에 대해 “당파적 인물”이라는 정치적 공격으로 사법부 권위를 추락시켰다. 범죄 혐의에 따른 형사 기소를 ‘마녀사냥’으로 몰아붙여 오히려 극우 성향 지지층을 결집하고 후원금을 모으는 수단으로 활용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동시에 건국 후 230여 년 동안 이어진 ‘전직 대통령 불기소’의 불문율이 깨지면서 미국 역시 한국·브라질 등과 같이 정권교체 후 정치보복의 악순환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BBC는 “세계에 도덕적이고 민주적 횃불을 제공하던 ‘언덕 위 도시’였던 워싱턴의 자존심에 큰 타격”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정치 양극화를 부채질하고 개인 비리·초법적 행동·선거 불복 등으로 민주주의를 훼손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사법적 단죄를 통해 오히려 미국 민주주의가 반등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반론도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칼럼에서 “어쩌면 이것(트럼프 전 대통령 기소)은 미국정치를 곤란하게 하는 바닥일 가능성이 있다. 반등이 다가오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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