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에 단비 이틀째, 가뭄 해소엔 크게 부족
극심한 가뭄을 겪고 있는 광주·전남 지역에 지난 4일 오후부터 단비가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잇따랐던 산불 진화와 예방, 농작물 해갈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주요 상수원의 저수율도 다소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속되고 있는 가뭄해소에는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5일 광주지방기상청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부터 이날 오전 9시까지 누적 강수량은 진도 113㎜, 완도 100.1㎜, 보성 69㎜, 장흥 67.2㎜, 해남 57.1㎜, 강진 55.2㎜, 신안 49.5㎜, 광주 35.3㎜, 여수 24.3㎜ 등이다.
광주·전남의 주요 식수원인 주암댐과 동복댐이 있는 순천시 승주면과 화순군은 각각 46.9㎜와 22㎜ 등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기상청은 6일까지 전남 동부에 30∼80㎜, 광주와 전남 서부에 20∼60㎜의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지리산 부근 등에는 100㎜ 이상의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구례, 고흥, 보성, 여수, 광양, 순천, 장흥, 강진, 해남, 완도, 진도 등 전남 11개 시·군과 여수 거문도·초도 등에는 호우주의보가 내려졌다. 신안 흑산도와 홍도에는 강풍경보, 전남 16개 시·군과 여수 거문도와 초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졌다. 이날 비는 6일 낮 소강 상태를 보인 뒤 밤 한때 다시 내릴 것으로 예보됐다.
단비가 이어지면서, 동복댐 등 주요 상수원 저수율도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섬 지역 가뭄해소나 안정적인 상수원 확보 수준에는 크게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에 수돗물을 공급하는 전남 화순 소재 동복댐과 순천 소재 주암댐(조절지댐 포함)에도 빗물이 유입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저수율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비가 내리기 전인 지나 4일 0시 기준 동복댐 저수율은 18.28%, 주암댐 저수율은 20.26%이다.
비가 온 다음 저수율이 상승하는 데는 1~2일 시차가 작용하고 있기 때문에 정확한 저수율 상승치는 시간이 지나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비가 이틀째 이어지면서 상수원의 유입량이 증가해 저수율이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광주기상청 관계자는 “남해안과 지리산 부근을 중심으로 시간당 20∼30㎜ 안팎의 강한 비가 내리는 곳이 있겠다”고 말했다.
전북의 경우 건조특보는 5일 모두 해제됐다.
이날 전북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오전 8시까지 전북 지역엔 평균 20㎜의 비가 내렸다. 지역별로는 군산 41.2㎜, 고창 32.1㎜, 부안 25㎜ 등 서부 지역에 비가 많이 왔다. 반면, 무주(15㎜), 남원(11.7㎜) 등 내륙 지역은 강수량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단비로 지역 농가는 일단 한숨을 돌렸다. 양파를 재배하는 김모(65·임실)씨는 “밭에 물을 댈 수 없어 하늘만 쳐다보고 있었다”며 “이번에 비가 충분히 와야 5월에 모내기도 수월하게 할 수 있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저수율에 의미 있는 변화는 없는 상황이다. 전북 지역에서 두 번째로 큰 식수원인 섬진강댐 저수율은 19.2%까지 내려갔는데, 현재 저수율 변화는 없다. 전북도는 올해 장마철까지 큰 비가 오지 않으면 섬진강댐을 식수원으로 사용하는 정읍시에 제한급수를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전북도는 제한 급수에 대비해 급수차 388대(시·군 14대, 수자원공사 374대)와 생수 25만병을 비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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