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형식 보러 갔다가 윤종석·이태선에게 마음 빼앗겼다네('청춘월담')

정덕현 칼럼니스트 2023. 4. 5.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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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월담’의 무엇이 윤종석과 이태선의 반전매력을 끄집어냈나

[엔터미디어=정덕현의 네모난 세상] 제목처럼 청춘들의 매력이 담을 넘는 느낌이다. tvN 월화드라마 <청춘월담>에는 '귀신의 서'라는 저주와 맞서는 왕세자 이환(박형식), 가족을 살해했다는 누명을 쓰고 그 진실을 밝히려 왕세자의 내관 행세를 하는 민재이(전소니), 영의정의 막내아들이지만 중수무원록 같은 당대의 과학수사에 관심이 깊어 만연당을 세운 김명진(이태선), 민재이의 정혼자이자 이환의 절친으로 명문가의 자제인 병조정랑 한성온(윤종석) 그리고 민재이의 몸종이지만 가족 같이 자라나 그를 돕기 위해 만연당 김명진의 제자로 들어간 가람(표예진)이 모두 그 매력적인 청춘들이다.

이들 청춘들이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건 <청춘월담>의 서사 구조 때문이다. 이 작품은 우상 조원보(정웅인)로 대표되는 기성세대가 벽천이라는 한 마을을 역도로 몰아 초토화시킨 사건을 밑그림으로 그려 놓고 있다. 이 때문에 벽천 사람들은 복수를 꿈꾸고 조정을 뒤집으려 하고 거기에는 후궁으로 들어와 명안대군(임한빈)을 낳고 중전의 자리에 앉은 계비(홍수현)의 계략이 숨겨져 있다. 결국 잘못은 조원보와 그 진상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은 왕(이종혁) 같은 기성세대들에 있는 것이지만, 그 고통은 이환이나 민재이 같은 후대 청춘들이 겪게 된다. 이 대결구도는 이 작품에서 저들의 미신 혹은 잘못된 믿음에 합리적인 사고로 맞서는 청춘들을 응원하게 만든다. 그 청춘들이 매력적으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이처럼 매력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이를 연기하는 연기자들 또한 주목되기 마련인데, 모두가 시선을 끌지만 그 중에서도 두 청춘배우가 시선을 끈다. 한성온 역할의 윤종석과 김명진 역할의 이태선이 그들이다. 두 캐릭터의 매력은 이 작품 속에서 결이 다르다. 즉 한성온은 드라마 초반에만 해도 절친인 이환과 경쟁관계가 아닌가 의심하게 만드는 인물이다. 이환이 모든 주변사람들을 '귀신의 서'와 관련된 인물로 의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한성온은 처음에는 어딘가 내면에 욕망을 숨긴 악역처럼 보였지만, 이환에 대한 충심과 절친으로서의 우정이 드러나면서 그러한 의심은 반전매력으로 바뀐다. 위기상황에서 이환과 민재이를 돕는 인물이 되면서, 학식도 뛰어나고 남다른 추리력을 가진 데다 무술실력도 뛰어난 모든 걸 다 갖춘 인물로 그려지는 것. 게다가 정혼자인 민재이를 잊지 못하고 그가 이환에게 이미 마음을 줬다는 걸 알면서도 가슴 아픈 순애보를 드러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한성온이라는 인물의 매력은 이처럼 시청자들이 오해했다가 풀어지는 과정을 통한 반전효과에 의해 커졌다고 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이를 연기한 윤종석이라는 청춘 배우의 잠재력이 드러난다. 이미 <손 더 게스트> 같은 작품에서 귀신이 빙의한 최신부 역할로 강렬한 인상의 연기력을 보였던 그지만, 윤종석은 이 작품에서 처음에는 다소 차갑게 느껴졌지만 차츰 그 내면의 뜨거운 충심과 연정을 드러내는 한성온이라는 인물을 입체적인 연기로 소화해냈기 때문이다.

한편 시종일관 무겁고 진지한 캐릭터인 한성온과는 정반대로 처음부터 가볍고 유쾌한데 실없기까지 한 김명진이라는 청춘은 그 가벼움 속에 때때로 보이는 진정성으로 매력을 드러내는 인물이다. 허세 가득하지만 민재이와 가람의 정체를 알아채고 가람에게 그들의 옷을 지어입으라 말하는 대목이나, 만연당에 민재이와 함께 왔던 이환이 왕세자라는 걸 알면서도 존칭이 싫어 숨기다가 저도 모르게 "저하"라고 말하는 대목에서의 유쾌한 매력이 그것이다.

한성온과 김명진은 <청춘월담>에서 궁극적으로 풀어내야 할 이환과 민재이의 문제들을 양면에서 돕는 청춘들이다. 한성온이 이환에 대한 충심과 민재이에 대한 연심으로 그들을 돕는다면, 김명진은 과학수사로 진실을 밝히려는 그 순수한 마음으로 미신에 의해 피해를 입고 있는 그들을 돕는다. 그래서 이들 청춘들이 의기투합해 저 기성세대들이 만들어놓은 미신과 거짓의 '담'을 뛰어넘는 이야기가 바로 <청춘월담>이다. 이러니 한성온과 김명진이 주목될 밖에.

하지만 제 아무리 좋은 역할이라도 소화해내지 못하면 아무 소용이 없는 법이다. 한성온 역할의 윤종석이나 김명진 역할의 이태선이라는 청춘 배우들의 연기가 주목되는 이유다. 내유외강을 보여주는 윤종석의 연기나, 정반대로 외유내강을 보여주는 이태선의 연기는 이들 연기자들의 향후 행보를 기대하게 만든다. 청춘들의 서사를 담은 <청춘월담>이 청춘배우들의 잠재력을 깨어내는 순간이다.

정덕현 칼럼니스트 thekian1@entermedia.co.kr

[사진=tv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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