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호 ‘이준석 지우기’ 의혹…이준석 “가관”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이준석 전 대표 시절 도입한 PPAT(공직 후보자 기초 자격 평가) 폐지 수순에 돌입한 것으로 5일 알려졌다. 당 지도부는 ‘김기현표 혁신안’ 도입을 신중 검토 중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이준석 지우기’를 본격화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국민의힘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당은 새 혁신안을 마련하고 있다. 정량평가에 기초한 공천 혁신이 핵심으로 공천에 앞서 현역의원 정량 평가 등을 검토 중이라고 한다. 김민수 대변인은 “김 대표는 내년 총선을 압도적인 승리로 이끌기 위해 ‘안정 속 개혁’이라는 모토 아래 정치개혁과 국회·당 개혁 과제 등 필요한 방안을 지속적으로 모색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준석 전 대표 체제에서 출범한 당 혁신위원회의 혁신안 준용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최재형 전 혁신위원장은 혁신위 활동을 마무리하며 PPAT 확대 및 공천 부적격 기준 강화, 이전까지 공천관리위원회 권한이었던 공천 후보자 부적격 심사를 당 윤리위원회로 이관하는 등 제안을 내놓은 바 있다.
김 대표는 이날 관련 보도에 불쾌감을 보였다. 그는 국회에서 기자들이 PPAT 폐지 등 가능성을 묻자 “누가 지금 헛소리를 했나. (언론에 폐지 가능성을 거론한) 핵심 관계자가 누군지 색출하라고 (지시)했다”고 말했다. 당 대표실은 기존 혁신안 백지화 내지 새 혁신안 도입에 대해 ‘신중 검토’ 입장을 전했다. PPAT 등 기존 혁신안 백지화가 확정 사안은 아니라는 취지이다. 김 대변인도 “김 대표는 당 혁신위가 마련한 건의안을 보고받은 후 검토하고 있으며 도입 가능한 사항을 실무적으로 파악하라고 지시한 바는 있지만, 혁신안 폐기를 지시한 사실은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결국 기득권 세력이 가장 불편하게 생각했던 것은 ‘의정활동을 수행할 최소한의 능력을 갖춘 사람을 걸러내자’라는 시도였던 것 같다”며 “대통령은 공직사회에 실력주의와 능력주의를 강화하겠다는 이야기를 하고 있고, 당의 공천은 그 반대로 가겠다고 하니 가관”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지지를 받으며 당대표 선거를 치른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도 MBC 라디오에서 “인간 이준석이 마음에 안 들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이 전 대표가 했던 것 중 국민으로부터 많은 호응을 받았던 것들까지 다 버리고 간다면 지금의 어려운 지지율 국면을 어떻게 하겠나”라며 “PPAT 기조를 왜곡해서까지 이준석의 흔적이 묻은 제도는 다 없애겠다고 가는 것은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했다.
김 대표 지도부는 앞서 이 전 대표가 ‘나는 국대다’ 토론배틀을 거쳐 임명한 대변인단과의 관계에서도 엇박자를 드러낸 바 있다. 이들 대변인단의 임기는 지난 1일 마무리됐는데 당은 전당대회가 끝난 지난달 8일부터 한 달 남짓 기간 동안 논평 등 활동을 사실상 제한한 것으로 알려졌다. 논평 및 언론 대응은 새 지도부가 임명한 김예령 원외대변인 등이 맡는다는 이유에서다. 당내에선 김 대표 지도부가 이 전 대표의 성 관련 의혹 따른 징계 사태로부터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를 거쳐 세워진 만큼 이 전 대표 시기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정대연 기자 hoa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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