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돋보기] 침체 위기 속 원유 감산까지…물가는 언제 잡히나?

황경주 2023. 4. 5. 11:0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주요 산유국들의 협의체, 오페크 플러스가 원유 생산량을 또다시 줄이기로 하면서 유가가 급등하고 있습니다.

미국으로선 겨우 잡히는 듯 보였던 인플레이션에 예상치 못한 악재인데요.

금리 인상 카드를 또 쓰기엔 글로벌 경기 침체 위기도 짙어지는 분위기라서, 미국 연준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고 있습니다.

지구촌 돋보기에서 황경주 기자와 알아봅니다.

먼저, 미국 상황부터 알아보죠.

탄탄하기만 했던 미국 고용시장에도 해고 칼바람이 부는 것 같네요.

미국 맥도날드 사무실이 일제히 문을 닫았다고요?

[기자]

맥도날드가 지난 3일부터 미국 내 사무실을 일시 폐쇄했습니다.

직원들에게 비대면 해고 통보를 하기 위해선데요.

맥도날드는 지난주 미국과 일부 해외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온라인으로 해고 통보를 할 테니 일단은 재택근무를 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외부 업체와의 회의 등도 모두 취소하라고 했고요.

해고 규모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는데, 월스트리트저널은 맥도날드에 20년 근무한 부사장급 임원도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보도했습니다.

맥도날드는 전 세계에 15만 명 넘는 직원을 두고 있습니다.

[앵커]

페이스북이나 아마존처럼 '코로나 특수'를 누렸던 기업들이 최근 인원 감축을 하는 건 이해가 되는데, 맥도날드는 매출과 주가가 오히려 올랐다는데도 해고를 하는 거죠?

[기자]

그래서 기술 분야에서 시작된 인원 감축이 소매업체와 제조업체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경기 침체에 대비해야 한다는 위기감이 그만큼 커진 거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 2일 "세계은행이 글로벌 경제가 '잃어버린 10년'에 직면했다고 경고했다"고 보도했습니다.

현재 추세대로면 2020년대 후반에 세계 잠재 성장률이 3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거라는 겁니다.

고령화나 생산성 저하 같은 구조적인 문제뿐 아니라, 끝날 기미가 안 보이는 우크라이나 전쟁, 여전히 높은 물가가 원인으로 지목됐습니다.

[앵커]

여기에 실리콘밸리은행 파산 사태로 '글로벌 금융 위기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 하는 불안감까지 커진 상황이잖아요?

[기자]

세계은행은 주요 경제국에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경기가 더 빠르게 뒷걸음질 칠 수 있다고 짚었습니다.

실리콘밸리은행 파산이 미국 은행권, 나아가 전 세계 금융권에 대한 불안감을 키운 상황이죠.

[제롬 파월/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 : "지난 2주 동안 은행 시스템에서 일어난 사건들이 가계와 기업의 신용 상황을 더 힘겹게 만들어서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합니다."]

미국 정부가 예금자 보호 한도를 높이는 등 '미국의 금융 시스템은 안전하다'면서 사람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불신의 눈초리는 쉽게 사그라들지 않고 있습니다.

사실 파산한 실리콘밸리뱅크와 다른 은행들의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기 때문인데요.

연준이 기준 금리를 단기간에 많이 올리면서 대부분 자산 가격이 크게 떨어졌잖아요?

월스트리트저널은 "은행들이 1년 전에 한 투자는 대부분 손해를 봤을 것"이라며, 은행권 전반의 재무 구조가 취약해진 상태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이런 경기 침체 위기를 감수하고라도 금리를 올려서 인플레이션을 낮추겠다는 게 연준의 작전이었잖아요.

실제로 물가가 조금씩 잡히는 모양새였는데, 유가 상승이란 예상치 못한 악재가 터진 셈이네요.

[기자]

주요 산유국 협의체인 오페크+가 지난 2일 하루 생산량을 116만 배럴씩 줄이겠다고 발표했죠.

6개월 전에 이미 하루 2백만 배럴을 감산한 터라 이번 발표는 시장의 예상 밖이었습니다.

갑작스러운 공급 축소 계획에 원유 가격은 바로 급등했는데요.

서부텍사스산원유는 최근 1년 새 장중 최고 수준인 8%나 오른 뒤 현재도 배럴당 80달러를 웃돌고 있습니다.

연말이면 배럴당 100달러까지 뛸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오면서, 둔화세로 접어들던 인플레이션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미 증권 전문가 : "원유 감산 소식은 실제로 인플레이션 압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미국 연준이 할 일을 더 복잡하게 만들죠."]

[앵커]

경기 전망은 나쁘고 금융 시장까지 불안한데 또다시 물가가 오를 걱정을 해야 하는 거네요.

연준도 고심이 깊어질 수 밖에 없겠는데요.

[기자]

연준은 다음 달 초 다시 한번 기준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데요.

사실 지난주까지 발표된 미국의 주요 물가 지표들이 예상보다도 안정세를 보이면서 인플레이션 압력이 크게 줄었던 상황이었습니다.

물가는 잡혀가고 은행권 위기는 커졌으니 5월엔 미국 기준 금리가 동결될 수도 있지 않겠냐는 기대도 나왔었죠.

하지만 느닷없는 유가 상승이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고, 연준뿐 아니라 각국 중앙은행의 통화 정책에 영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지금까지 지구촌 돋보기였습니다.
https://news.kbs.co.kr/special/danuri/2022/intro.html

황경주 기자 (race@kbs.co.kr)

Copyright © KBS.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이용(AI 학습 포함)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