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한 공기 다 먹기’가 양곡법 대안? 이준석 “갈수록 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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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만든 국민의힘 내 특별위원회 이름은 '민생119'입니다.
밥을 많이 먹어 쌀 소비량을 늘리자는 취지였겠지만 조 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대책에 당 내외에선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도 집권당으로서의 책무를 깨닫고, 이제 더는 용산 쳐다보기만 하는 '해바라기 정치'를 그만두라"며 "밥 한 공기를 다 먹는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황당한 구상에도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고 꼬집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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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현 대표 체제 출범 이후 처음으로 만든 국민의힘 내 특별위원회 이름은 '민생119'입니다.
특위위원장은 조수진 최고위원으로, 당은 "긴급한 민생 현안에 대해 119처럼 어디든지 신속하게 현장으로 달려가 해결책을 찾겠다"며 '119'라는 이름을 붙인 이유에 관해 설명했습니다.
시급한 민생 현안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로도 풀이됩니다.
■ 조수진 "양곡법 대안으로 밥 한 공기 다 먹기 운동 논의 중"
어제 여의도를 뜨겁게 달궜던 문제는 윤석열 대통령의 '양곡관리법 개정안 거부'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개정안을 두고 "정부의 농정 목표에도 반하고 농업인과 농촌 발전에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전형적인 포퓰리즘 법안"이라며 지난 2016년 이후 7년 만에 대통령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여당은 "여소야대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면서 정말 농촌과 농민들에게 도움되는 정책을 내일(6일) 민당정 협의회를 통해 논의하겠다고도 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오늘(5일) 아침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한 조수진 위원에게도 남아도는 쌀 문제를 해결할 민생119 차원의 대책이 있는지 질문이 이어졌습니다.
조수진 최고위원이 내놓은 대책은 이렇습니다.
(민생119에서)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이런 것들에 대해서도 우리가 논의를 한 거예요. 여성분들 같은 경우에는 다이어트를 위해서도 밥을 잘 먹지 않는 분들이 많거든요. 그러나 다른 식품과 비교해서는 (쌀이)오히려 칼로리가 낮지 않습니까? 그런 것을 적극적으로 알려 나간다든가 어떤 국민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죠.
- KBS 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中
■ "갈수록 태산 " "황당한 구상" 비판 이어져
밥을 많이 먹어 쌀 소비량을 늘리자는 취지였겠지만 조 위원의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대책에 당 내외에선 비판이 쏟아졌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조 위원의 발언이 알려지자마자 SNS를 통해 "양곡관리법을 반대하면서 그 대안이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운동을 하자’라고 한다면 이걸 가지고 대안 경쟁을 할 수 있겠나?"라며 "갈수록 태산"이라고 조 최고위원 발언을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허은아 의원도 "쌀값이 떨어져 걱정이 태산인데 여성들의 다이어트 탓이나 하고 공기밥 먹는 운동을 하자니 이게 어느 나라 민생 해법이란 말이냐"며 "아예 밥공기 그릇 두 배로 만들라 하시지 그랬냐"라고 날을 세웠습니다.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원내대표는 "국민의힘도 집권당으로서의 책무를 깨닫고, 이제 더는 용산 쳐다보기만 하는 ‘해바라기 정치’를 그만두라"며 "밥 한 공기를 다 먹는 운동을 전개하겠다는 황당한 구상에도 입을 다물지 못하겠다"고 꼬집었습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어야 하는데 본인이 그런 뜻으로 말한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밥 한 공기 다 비우기'가 무슨 대책이 되겠냐고 말했습니다.
김 대표는 다만 조 위원의 발언으로 민생특위가 희화화되고 있다는 지적에는 "민생특위가 지금 활동을 시작했는데 무엇을 희화화할 게 있겠나"라며 "이제 논의 시작도 안 했는데 희화화라고 하면 어떡하나"고 되묻기도 했습니다.
■ 조수진 "민생 아이디어 정쟁으로 몰지말라"
논란이 커지자 조수진 위원이 SNS를 통해 "민생을 위한 아이디어를 정쟁으로 몰지말라"며 적극 해명에 나섰습니다.
조 위원은 "민생 119 첫 회의에선 예산, 법제화 없이 실생활에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개진됐다"며 그 중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대책이 농번기 앞둔 외국인 노동자 숙소 점검, 쌀케이크 같은 가루 쌀 제품 현장 찾기 등과 함께 나온 아이디어라고 밝혔습니다.
■ '민생119' 정책 핀셋 될 수 있을까 ?
'민생119'는 이미 지난 3일, 첫 추진 과제 발표에서도 논란이 일었습니다.
가뭄이 심한 섬 지역 등을 대상으로 ‘생수 보내기’ 캠페인을 야심차게 진행하기로 했지만, '농업용수도 공업용수도 아닌 왜 생수인지', 구체적인 계획이 없는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니냐는 비판을 받아야 했습니다.
앞서 조수진 위원이 밝힌 '민생119'의 활동 목표와 방향은 이렇습니다.
민생이란 단어는 외교·안보를 제외한 모든 것을 담아낼 수 있는 광범위한 것이다.
핀셋처럼 작은 사안을 꼭 집어내 가려운 것, 해결해야 할 것부터 해나가겠다.
- 지난달 27일
하지만, '밥 한 공기 다 비우기' 정책 등으로 볼 때 지금까지는 가려운 것을 꼭 짚어내는 '핀셋'보다는 긁어 부스럼 아니냐는 우려가 더 큰 것처럼 보입니다.
강병수 기자 (kbs0321@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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