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가 대박 불렀다... 너덜너덜 ‘해리포터’ 책이 3300만원에 팔린 이유
세월과 사용 흔적이 그대로 묻어나는 해리포터책이 영국 경매에서 3000만원대에 낙찰됐다. 너덜너덜한 책이 고가에 낙찰될 수 있었던 건 2개의 오류가 등장하는 ‘초판본’인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 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영국 경매사 라이언&턴불에 올라온 J.K. 롤링의 소설 해리포터 시리즈의 1편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 초판 양장본이 2만160파운드(약 33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책은 영국 글래스고에 사는 두 자녀의 어머니 홀리 호가트(34)가 26년 전 사촌에게 선물 받은 책이다.
책의 상태는 좋지 않았다. 책을 보호하는 비닐 커버가 벗겨져 책등이 떨어져 나갔고, 세월의 흔적에 책장은 누렇게 바랬다. 또 일부 페이지에는 낙서가 있었지만 높은 가격에 낙찰됐다.
호가트는 “이 책이 경매에서 2만 파운드가 넘는 가격에 팔렸을 때 충격을 받았다”며 “누가 이런 책을 살까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책이 높은 가격에 낙찰될 수 있덨넌 이유는 이 책이 1997년 나온 초판 중에서도 양장본으로 출판된 500권 중 하나기 때문이다. 이중 약 300권은 지역 도서관 등에 보관돼 대부분 크게 훼손된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런던 경매사 소더비에 따르면 초판본의 진위는 ‘10 9 8 7 6 5 4 3 2 1′이라는 일련번호와 특정 오탈자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초판본 53페이지에는 마법사 학교 호그와트 준비물 목록에 ‘1 지팡이(1 wand)’ 가 두 번 반복되고, 뒷면 표지에 ‘철학자(philosopher)’라는 단어 철자가 잘못 표기 돼 있다. 또 저작권 페이지엔 저자 조앤케이 롤링의 이름이 이니셜 ‘J.K’ 대신 ‘Joanne’로 표기됐다.
소더비는 상태가 좋은 해리포터 초판본에 5만 파운드(약 8000만원) 이상의 가격을 책정했다. 실제로 ‘해리포터’ 초판본 시리즈는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 2020년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이 책과 같은 판본에 조앤 롤링의 서명이 들어간 책이 12만5000파운드(약 2억원)에 거래됐고, 2021년 영국의 한 경매에서도 같은 책이지만 상태가 좋은 양장본이 8만파운드(약 1억3000만원)에 낙찰됐다.
이 책의 주인공인 해리포터처럼 기숙사 학교에 다닌 호가트는 학창 시절에 이 책을 같은 기숙사를 쓰는 친구들에게 빌려줬고, 책이 여러 사람의 손을 타는 바람에 훼손됐다고 말했다.
호가트는 여러 경매 업체에 의뢰해 이 책이 초판이라는 것을 확인했다. 라이언&턴불사는 지난해 9월 이 책을 경매 카탈로그에 실었고, 지난 2월 열린 경매에서 한 미국인이 이 책을 낙찰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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