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쪽난 맨해튼 법원 앞 공원… “트럼프 추가 기소” VS “바이든 탄핵”[르포]
뉴욕=김현수 특파원 2023. 4. 5. 10:58
“검찰의 마녀사냥이 시작됐다.”
“마녀는 마녀사냥이 아니란 것을 안다.”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주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법원 출석을 앞두고 아침 일찍부터 중계차, 경찰차가 둘러싸며 삼엄한 경비태세에 들어갔다. 시위대는 수백 여명은 경찰이 법원 앞 진입을 막아 법원 앞 ‘콜렉트 폰드’ 공원에서 각자 준비해 온 시위 도구를 꺼내며 “트럼프를 감옥에 보내라”, “마녀사냥을 멈춰야 한다”며 구호를 외치기 바빴다.
지지자, 반대 시위대, 유튜버를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멕시코 한국 등 전세계 방송사 기자들이 미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형사기소 사태를 지켜보기 위해 공원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은 공원 안과 밖을 순찰돌며 고성이 오가면 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뉴욕경찰(NYPD)은 ‘1.6 의사당 난입사건’과 같은 대규모 폭력 시위보다 ‘외로운 늑대형’ 돌출 행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전날부터 소셜미디어 메시지까지 일일이 확인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왔다.
“마녀는 마녀사냥이 아니란 것을 안다.”
4일(현지시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 주변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법원 출석을 앞두고 아침 일찍부터 중계차, 경찰차가 둘러싸며 삼엄한 경비태세에 들어갔다. 시위대는 수백 여명은 경찰이 법원 앞 진입을 막아 법원 앞 ‘콜렉트 폰드’ 공원에서 각자 준비해 온 시위 도구를 꺼내며 “트럼프를 감옥에 보내라”, “마녀사냥을 멈춰야 한다”며 구호를 외치기 바빴다.
지지자, 반대 시위대, 유튜버를 비롯해 미국 일본 프랑스 멕시코 한국 등 전세계 방송사 기자들이 미 역사상 최초의 대통령 형사기소 사태를 지켜보기 위해 공원은 발디딜 틈이 없었다.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경찰은 공원 안과 밖을 순찰돌며 고성이 오가면 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뉴욕경찰(NYPD)은 ‘1.6 의사당 난입사건’과 같은 대규모 폭력 시위보다 ‘외로운 늑대형’ 돌출 행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전날부터 소셜미디어 메시지까지 일일이 확인하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아왔다.
친 트럼프와 반 트럼프 시위대의 충돌을 우려한 경찰은 공원을 가로질러 철제 바리케이드를 설치해 양 측을 갈라놨다. 다른 시위대로 가려면 공원 밖으로 나가 다른 입구로 들어가야할 정도였다. 역대 대통령에 대한 첫 기소로 분열이 극화되고 있는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는 듯 했다. 이들은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삿대질, 고성, 논쟁, 욕설을 주고받았지만 경찰의 우려와 달리 폭력 시위로 번지지는 않았다.
한 트럼프 지지자가 “바이든이 나라를 두 쪽으로 분열시켰다”며 “이 전쟁은 트럼프가 시작하지 않았다”고 외치자 반대측에서는 “무슨 소리냐. 트럼프가 애초에 나라를 미국을 두쪽 내버렸다”며 서로 ‘FXXX’ 욕설이 오가기도 했다.
반 트럼프 측은 전날 트럼프 전 대통령이 “이것은 마녀사냥”이라고 언급한 것을 되받아치기위해 “마녀는 이것이 마녀사냥이 아님을 알고 있다”는 팻말을 가져오기도 했고, 어떤 이는 “트럼프를 가둬라”, “드디어 정의가 실현됐다”, “누구도 법 위에 없다”는 구호를 외쳤다. 반대초 친 트럼프 측은 “2024년 트럼프”, “트럼프가 아니면 죽음을”, “바이든을 탄핵하라”, “민주당은 공산당” 등이 쓰인 깃발이나 팻말을 들고 목청이 터쳐라 트럼프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배지를 옷에 달고 온 에드워드 영(63) 씨는 기소 소식을 듣고 분노해 전날부터 뉴욕에 와 있었다고 했다. 그는 “회사에 ‘도저히 일에 집중할 수 없다’고 통보 후 이 곳에 와 있다. 뉴저지주 집에서 100마일(161km)을 운전했다”며 “트럼프에 대한 기소는 정치적이다. 스탈린이나 히틀러가 정적을 제거할 때나 하던 일”이라며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트럼프를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적을 지정해 범죄 수사로 그를 끌어내리려 해선 안된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지지자들은 기존 언론에 대한 반감도 드러냈다. 언론에 이름을 드러내고 싶지 않다고 밝힌 한 노년의 지지자는 “4년 동안 미국을 위대하게 만든 사람에게 말도 안되는 짓을 저지르고 있다”며 “바이든 때문에 물가는 오르고, 중국 북한 이란이 미국을 우습게 보게 만들었다. 바이든은 나라를 분열 시켜 미국이 약해졌다”고 격분했다. 뉴욕 중국계 커뮤니티에서 단체로 트럼프를 지지하기 위해 왔다는 웨슬리 유 씨(45)는 “트럼프에 대한 기소는 차라리 잘 된 일이다. 트럼프가 죄가 없다는 것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트럼프 기소를 찬성하는 반 트럼프 시위대는 “마침내 정의가 실현됐다”며 다른 범죄 혐의에 대해서도 차례로 기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트럼프 기소를 찬성하는 반 트럼프 시위대는 “마침내 정의가 실현됐다”며 다른 범죄 혐의에 대해서도 차례로 기소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뉴욕에 사는 라파엘 반다 씨(55)는 직접 집에서 팻말을 제작해 왔다. 한쪽 면은 ‘그를 감옥에 가둬라’는 구호와 트럼프가 철장 안에 있는 그림을, 다른 쪽 면에는 트럼프가 수사를 받고 있는 각종 혐의를 나열해 놨다. 반다 씨는 “드디어 나라가 제대로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입막음 의혹’은 시작일 뿐이다. 아직 세금 사기, 비밀문서 유츨, 1.6 폭동선동, 선거 개입 범죄가 줄줄이 남았고, 반드시 대가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역시 뉴욕 주민이라는 애나 레지나(54) 씨는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 (성추행 입막음을 위해 돈을 지불한) 트럼프 전 변호사 마이클 코언이 징역 3년형을 받았다면 당연히 이를 지시한 트럼프도 감옥에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세계 언론의 관심과 달리 시위자 수는 예상외로 대규모는 아니었다. 대신 뜨거운 관심 속에 퍼포먼스를 즐기는 분위기도 감지됐다. 죄수복을 입은 트럼프 가면을 하거나, 속옷만 입고 컨트리 가수 흉내를 내는 등 개별적 시위가 주를 이뤘다. 언론에 트럼프 뉴스로 도배가 돼 궁금해 와봤다는 관광객도 적지 않았다. 부활절 휴가를 맞아 뉴욕에 놀러왔다는 한 관광객은 “미국에서 대통령이 기소되는 일은 처음이라 역사적 순간인 것 같아 궁금해서 와봤다”고 말했다.
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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