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전날 1000만주 '폭탄'

대부분이 외국인 물량···"전환사채 구매 후 헤지 차원"

[서울경제]

SK하이닉스(000660)가 전날 1000만 건 넘는 공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5일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날 SK하이닉스에 대해 공매도 과열종목으로 지정하고, 정규시장 및 시간외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공매도 거래를 금지한다고 공시했다. 공매도 금지일인 이날 주가가 5% 이상 하락하면 공매도 금지 기간이 연장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SK하이닉스 공매도 물량은 지난 4일 하루에만 1000만 6643주였다.거래대금은 8362억 원으로, 3일 공매도 거래대금(96억 원)의 87배에 달한다. 전날 SK하이닉스 전체 거래량 중 공매도 거래량의 비중은 59.53%에 달했다. SK하이닉스 공매도가 쏟아지면서 코스피 공매도 거래대금도 3일 6285억원에서 4일 1조 3998억원으로 급증했다.

다만 SK하이닉스 공매도가 불공정거래와 연관돼 있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실제 전날 공매도 물량의 대부분은 장 개시 전, 장 개시 후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의 외국인 공매도 물량이다. SK하이닉스가 2조 2000억원대의 해외 교환사채(EB)를 발행했는데, 외국인 투자자들이 해외 교환사채를 사고 난 뒤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위험회피(헤지) 차원에서 공매도에 나섰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교환사채란 투자자가 보유한 채권을 일정 기간 후 발행사가 보유한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 사채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전날 교환사채 발행 영향으로 3.10% 하락했지만, 이날 오전에는 0.5% 안팎의 강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정다은 기자 downright@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