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치동 학원가서 고교생에 마약 탄 음료 건넨 여성 검거

나머지 용의자 2명도 추적 중…부모에게 “자녀 마약 복용 신고한다” 협박도

마약 성분이 든 음료. 강남경찰서 제공

경찰이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고교생들에게 마약 성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게 한 혐의를 받는 일당 3명 중 40대 여성 1명을 붙잡았다.

5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경찰서는 시음 행사를 한다며 인근을 지나던 고교생들에게 마약이 함유된 음료를 권한 A(여·49) 씨를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 A 씨 등은 지난 3일 오후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 일대에서 ‘기억력과 집중력 강화에 좋은 음료수가 개발됐다’며 무료 시음 행사를 진행하면서 마약 성분이 든 음료수를 고교생들에게 건넨 혐의를 받고 있다.

음료수를 마신 고교생들은 어지럼증을 호소했는데, 조사 결과 해당 음료수에서 필로폰 성분이 검출됐다.

해당 음료수병에는 상표처럼 보이는 ‘메가 ADHD’라는 글자와 함께 유명 제약회사 이름이 적혀 있었다. 이들은 피해 학생들이 음료수를 마시자 “구매 의향을 조사하는 데 필요하다”며 부모 전화 번호를 받았고, 부모에게 연락해 “우리에게 협조하지 않으면 자녀가 마약을 복용한 걸 신고하겠다”고 협박한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까지 경찰에는 총 6건의 피해 신고가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에 나선 경찰은 이들 일당이 2명씩 2개 조를 구성해 각각 지하철 7호선 강남구청역과 3호선 대치역 인근에서 해당 음료를 나눠준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A 씨를 상대로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범행을 함께한 40대 남성 1명과 20대 여성 1명을 계속 추적하고 있다.

노기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