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습기 살균제'로 천식·폐렴..."20살밖에 못 살아...존엄사도 고려"
[TV리포트=이수연 기자] '진격의 언니들-고민커트살롱'은 80번의 커트를 마지막으로 문을 닫았다. 다양한 사연자가 함께해 피날레를 장식했다.
4일 채널 S '진격의 언니들'에서는 앳된 얼굴의 사연자가 "제가 말을 하면 사람들이 욕을 할까 무서워서 말을 못 하겠어요"라는 고민을 들고 찾아왔다. 사연자는 태어났을 때부터 '신경섬유종'을 앓고 있었고, 합병증으로 뇌에 양성 종양이 생기자 발음이 부자연스러워졌다고 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심지어 '가습기 살균제' 사건의 피해자이기도 한 그는 뇌종양, 천식, 폐렴이 한꺼번에 오자 병원에서 "20살까지 못 산다"는 진단을 받기도 했다고. 25살이 된 현재까지 꿋꿋하게 버틴 사연자이지만, 작년 검진 결과에서 "30살부터 악성 종양으로 변질될 수 있다"는 결과에 '존엄사'까지 생각할 정도로 많이 지친 상태였다. 사연자는 아르바이트를 할 때에도 발음 탓에 불이익을 많이 받았고, 학창 시절 괴롭힘도 많이 당했다. 박미선은 사연자를 위로하며 "오히려 병을 주변에 알려라"라고 조언했고 김호영은 "굉장히 소중한 시간이 있다는 걸 이미 사연자가 알고 있는 것 같다"며 진심으로 위로했다.
이어 글로벌 OTT 예능에 출연하며 이름을 알린 55세의 피트니스 모델, '머슬퀸' 이소영이 "젊은 남자애들이 자꾸 대시해서 고민이다"라며 살롱을 방문했다. 그는 "처음에는 30살 초반부터 시작하더니, 급기야 24살까지 '전화번호 달라'고 했다"며 연하남들의 대시에 곤란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심지어 이소영의 자식들이 아직 20대와 30대 초반이어서, 정말 '자식뻘' 남자들에게 대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은 언니들에게 놀라움을 안겼다.
수많은 '머슬 마니아' 대회에서 우승하며 건강미를 선보인 이소영은 과거 '갑상선 항진증'을 진단받고 건강을 위해 운동을 시작했다. 그는 "남편이 여기까지 오는데 4억 원이 들었다고 한다. 전폭적인 외조를 받았다"며 가족의 지지와 응원에 고마움을 전했다. 또한, 그는 "세계대회 출전 당시 72세, 75세 할머니들이 운동해서 출전하셨다. 내가 느꼈던 기쁨을 시니어 분들과 같이 나누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드러냈다. 자극받은 박미선은 "나도 오늘부터 운동할 거다. 내 스스로를 위하여"라고 다짐하며 이소영을 응원했다.
뮤지컬 배우 강은일이 "성추행범 누명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등장했다. 앞서 강은일은 강제추행 혐의로 긴 법정 공방과 5개월간의 수감생활 끝에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으며 누명을 벗은 바 있다. 강은일은 사건이 있던 날 한 술집의 남녀 공용 화장실에서 술 취한 상대방에게 오히려 강제로 스킨십을 당했다는데. 사건의 상대방에게 "술 취해서 그런 거니까 신경 쓰지 말라"는 말을 들었으나 다음날 상대방이 경찰에 신고를 하며 긴 법정 공방이 시작된 것이다. 초동 수사에서 강은일이 제시한 증거는 하나도 채택이 되지 않아, 검찰 기소까지 진행됐다. 강은일은 "당시 '내가 피해자인데 왜 변호사 선임을 해야 하지?'라는 생각도 들었고, 금전적으로도 빠듯했다"며 털어놨다.
이후 가족들과 대화 끝에 변호사를 선임했으나, 법정 구속 6개월 형을 받았고 쏟아지는 언론 보도에 출연 예정이었던 작품들과 소속사로부터 계약 해지를 당했다. 다행히도 재심에서 CCTV가 증거 영상으로 채택되며, 현장검증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하지만 이후에도 이어지는 '성추행범' 꼬리표에 그는 "오늘부터 괜찮은 척하는 나를 버리려고 한다"고 선언했다. 장영란도 "주변에 '그 얘기 상처야'라고 이야기하면서 자기를 더 드러내면 좋겠다"고 걱정과 응원을 보냈다.
한편, '진격의 언니들'은 134일간 80번의 고민을 '커트'했다. 그 동안 속 시원한 사이다 조언과 따뜻한 공감의 시선들로 사연자와 시청자에게 많은 위로를 선사하며 20회를 끝으로 4일 성공리에 종영했다.
이수연 기자 tndus11029@naver.com / 사진= '진격의 언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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