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에 2루-중견수 번갈아 호수비' 배지환, 인생경기 펼쳤다

[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배지환(23)이 메이저리그 데뷔 첫 홈런을 작렬하는건 물론 2루수와 중견수로 엄청난 호수비를 해내며 인생경기를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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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환은 5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8시10분 미국 메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번타자 겸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 1삼진으로 맹활약했다. 피츠버그도 배지환의 활약 속에 4-1로 승리했다.

팀이 0-1로 뒤진 2회초 2사 1루 상황에서 첫 타석을 맞이한 배지환은 피베타의 가운데로 몰린 3구 94.8마일 패스트볼을 그대로 밀어치며 그린몬스터를 넘기는 비거리 109m짜리 투런 홈런을 작렬했다. 펜웨이 파크의 왼쪽 담장은 11m의 높이의 담장으로 그린몬스터라 불린다. 배지환은 이를 뛰어넘으며 대형 홈런을 작렬했다. 2022시즌 막바지에 메이저리그 데뷔한 배지환은 14경기 50타석만에 첫 홈런을 쏘아올렸다. 

배지환은 환상적인 수비마저 선보였다. 2루수로는 6회말 1사 상황 보스턴의 3번 라파엘 데버스의 타구 속도 99.8마일 2루 방면 강습타구를 슬라이딩 캐치로 잡아 아웃시켰다. 이어 8회말 2루수에서 중견수로 수비 위치를 옮긴 배지환은 라파엘 데버스의 99.2마일, 113m짜리 큰 타구를 담장 앞에서 점프 캐치로 잡아냈다. 입이 쩍 벌어지는 엄청난 호수비였다. 

데뷔 첫 홈런에 2루수와 중견수로 모두 호수비를 기록한 배지환은 가히 '인생경기'를 펼쳐냈다. 

사실 배지환은 메이저리그에 가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경북고등학교 재학시절인 2017년 애틀란타 브레이브스와 계약했으나 애틀란타의 국제계약 불법 스캔들로 계약이 무효화됐다. 이후 2018년 피츠버그와 계약금 125만 달러에 계약을 맺으며 미국 무대를 밟았다.

그렇게 밞은 미국 땅에서 배지환은 꾸준히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2018시즌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낮은 단계인 루키 리그에서 뛴 배지환은 이후 코로나로 취소된 2020시즌을 제외하고 1년마다 한 단계씩 높은 리그로 올라갔다. 2019시즌 싱글 A, 2021시즌 더블A를 거쳐 2022시즌 트리플A까지 진출했다. 트리플A에서 타율 0.289, 8홈런, 30도루, 출루율 0.362, 장타율 0.462, OPS(출루율+장타율) 0.792를 기록하며 빠른 발과 장타력을 과시했다.

마침내 배지환은 2022시즌 메이저리그에 콜업됐다. 10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3(33타수 11안타), 3도루를 기록하며 가능성을 내비쳤다. 공격적인 주루와 타석에서의 끈질긴 모습은 피츠버그를 사로잡았다. 2루수와 유격수, 3루수는 물론 좌익수, 중견수도 소화 가능한 멀티 수비능력도 주목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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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친 배지환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피츠버그의 주전으로 발돋움했고 개막전 선발로 나서 3타수 2안타, 2도루로 맹활약을 펼쳤다. 4-4로 맞선 8회초 배지환은 선두타자로 나서 볼넷을 얻어냈고, 후속타자의 번트로 이어진 1사 2루에서 과감한 3루 도루를 성공했다. 이 도루로 배지환은 오닐 크루즈의 좌익수 희생플라이 때 홈을 밟으며 결승 득점을 기록했다. 또한 개막전 2도루는 피츠버그 구단 역사상 3번째 기록이었다.

이런 활약에 이어 이제는 홈런에 호수비까지. 심상치 않은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는 배지환이 빅리그에서 앞으로 어떤 활약을 펼칠지 주목된다.

 

스포츠한국 김영건 기자 dudrjs70@hankook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