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경기 중 ‘극장골’만 세 번…포항, 이렇게 재밌을 수가 없다

김환 기자 2023. 4. 5.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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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직전 터지는 극장골만큼 짜릿한 게 있을까.

포항의 극장골은 개막전부터 나왔다.

이 경기에서 포항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강원에 약간 밀렸고, 갈레고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며 리드를 허용했다.

5경기 만에 나온 포항의 세 번째 극장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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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포투=김환]


경기 종료 직전 터지는 극장골만큼 짜릿한 게 있을까.


2023시즌 K리그1이 초반부터 팬들에게 재미를 한껏 주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는 지난 시즌보다 한층 더 강해진 모습으로 유일하게 5연승을 거뒀고, 승격팀 광주FC와 대전하나시티즌은 무시하지 못할 경기력으로 지난 시즌 K리그1에 있던 팀들과 실력을 견줬다.


조금 더 원초적인 재미를 주는 팀이 있다. 바로 포항 스틸러스다. 포항은 시즌 개막 이후 치른 5경기에서 3승 2무 무패, 승점 11점을 획득하며 현재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이 중 두 번의 승리와 한 번의 무승부는 극장골에서 나왔다.


극장골은 후반 막바지에 터지는, 경기 결과를 바꾸는 결정적인 득점을 일컫는다. 멋진 중거리 득점, 감탄을 자아내는 연계 플레이로 만든 득점 등 팬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득점은 많다. 하지만 극장골만큼 짜릿함을 주는 득점은 없을 것이다.


포항은 그 짜릿함을 세 번이나 선사했다. 포항의 극장골은 개막전부터 나왔다. 홈에서 대구FC를 상대로 치른 개막전. 1-2로 끌려가던 상황, 김기동 감독은 후반 32분경 제카를 빼고 이호재를 투입했다. 이호재는 후반 39분 동점골을 득점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무승부로 끝날 것 같았던 경기는 후반 45분에 뒤집혔다. 이호재가 역전골을 터트린 것이다. 이호재의 극장 역전골 덕에 포항은 개막전부터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이호재는 4라운드 강원FC전에서도 활약했다. 이 경기에서 포항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던 강원에 약간 밀렸고, 갈레고에게 페널티킥 선제골을 내주며 리드를 허용했다. 김기동 감독은 또다시 이호재를 투입했고, 이호재는 후반 45분 극적인 동점골을 만들어내며 조커로서 임무를 완수했다.


이어진 전북 현대와의 5라운드에서는 제카가 결과를 바꿨다. 1-1로 균형이 유지되던 상황, 후반 추가시간 백성동의 크로스를 박스 안에 있던 제카가 헤더로 돌려 놓으며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는 그대로 포항의 승리로 종료됐다. 5경기 만에 나온 포항의 세 번째 극장골이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이번 시즌 후반 45분 이후에는 총 8골이 나왔다. 이는 2016시즌(9골) 이후 K리그1 최다 기록이다. 그 중 무승부나 승리를 결정지은 결승골은 모두 4골인데, 포항이 4골 중 3골을 차지하는 것이다. 포항 팬들 입장에서는 이보다 짜릿한 시즌 초반이 없을 듯하다.


그 중심에는 김기동 감독의 신들린 용병술이 있었다. 앞서 두 경기에서 극장골을 터트린 이호재는 김기동 감독의 조커 카드였고, 지난 전북과의 경기에서 극장골의 주인공으로 등극한 제카 역시 후반전 시작과 동시에 이승모와 교체되어 들어간 선수였다. 가히 ‘기동 매직’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 김기동 감독의 용병술이다.



김환 기자 hwankim14@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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