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만의 가족 상봉이라니…" 女 탁구 이은혜, 파란만장했던 태극 마크

당진=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2023. 4. 5.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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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이은혜가 4일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2023 평창아시아선수권대회 및 항저우아시안게임 파견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강력한 백핸드 드라이브를 구사하고 있다. 대한탁구협회


여자 탁구 대한항공 주장 이은혜(28)가 우여곡절 끝에 다시 태극 마크의 감격을 누렸다. 잇딴 불운으로 국제 대회에 나서지 못했던 아쉬움을 털고 꿈에 그리던 아시안게임 무대에 서게 됐다.

이은혜는 4일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막을 내린 '2023 평창아시아선수권대회 및 항저우아시안게임 파견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여자부 1위를 차지했다. 7명이 겨룬 2차 선발전 풀 리그에서 5승 1패를 기록했다.

이미 이은혜는 이날 오전 일찌감치 3명에게 주어지는 항저우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양하은(29·포스코인터내셔널)을 3 대 1로 누르면서 4연승으로 최소 3위를 확보한 것. 이후 김나영(18·포스코인터내셔널)에 1패를 안았지만 무난히 1위를 확정했다.

이은혜는 2차 선발전 2, 3위에 오른 서효원(36·한국마사회), 양하은과 태극 마크를 달고 아시아선수권과 아시안게임에 나선다. 서효원, 양하은은 나란히 4승 2패를 거뒀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순위가 갈렸다. 지난달 31일 끝난 1차 선발전에서는 신유빈(19·대한항공),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가 1, 2위에 올라 먼저 항저우행을 예약했다.

2020년 이후 3년 만의 국가대표 선발이다. 특히 부상과 불운이 겹쳐 태극 마크를 달지 못했던 아픈 기억을 털고 이뤄낸 결과가 더 값졌다.

이은혜는 2020 도쿄올림픽 세계 예선에서 국가대표로 활약하며 한국의 올림픽 본선행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올림픽이 열린 2021년 부상 여파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했다. 지난해 선발전에서는 귀화 선수 인원 제한에 묶여 어쩔 수 없이 팀 동료 김하영에게 태극 마크를 양보해야 했다. 이은혜는 내몽골 태생으로 중국 소수민족 출신으로 2011년 귀화했다.

하지만 이은혜는 좌절하지 않고 올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실력으로 태극 마크를 달았다. 생애 첫 아시아선수권 및 아시안게임에 출전한다.

이은혜(왼쪽부터), 서효원, 양하은이 4일 아시아선수권 및 아시안게임 탁구 국가대표 2차 선발전에서 태극 마크를 확정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협회


항저우행을 확정한 뒤 이은혜는 "몸살기가 있어 염려했는데 강한 마음으로 이겨내고 목표를 이뤄 너무 좋다"고 활짝 웃었다. 이어 "나를 응원해주신 많은 분들과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2020년 이후 짧지만 사연이 많았던 2년은 오히려 약이 됐다. 이은혜는 "2020년 겨우 국가대표가 됐는데 코로나19로 국제 대회가 모두 취소되고 김하영에게 태극 마크를 양보해야 하는 등 그때를 생각하면 아쉽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러면서도 2~3년을 통해서 기술적, 심리적으로 성숙하지 않았나 싶고 그런 면에서 좋은 시기였던 것 같다"고 전화위복의 심경을 드러냈다.

이번 선발전도 그랬다. 1차에서 아쉬움이 있었지만 이를 바탕으로 2차에서 목표를 달성했다. 이은혜는 "1차 선발전에서 1, 2위에 오를 기회가 왔는데 윤효빈(미래에셋증권), 전지희 언니와 경기에서 모두 놓쳤다"면서 "중요하다 생각했는데 마음이 급했고 심리적으로 준비가 안 됐다"고 돌아봤다. 이어 "2차 선발전에서 집중력이 좋고 경험도 많은 양하은 선수를 상대로 어렵다 생각했지만 예전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 편하게 집중하자'고 해서 힘을 더 받았다"고 강조했다.

생애 첫 큰 무대인 아시안게임이기도 하지만 이은혜에게 이번 항저우행이 설레는 또 다른 이유가 있다. 바로 가족들과 5년 만의 해후가 기다리기 때문이다. 이은혜는 "부모님과 두 언니가 중국(하베이성)에 계신데 코로나19 등으로 5년 동안 만나지 못했다"면서 "이번 아시안게임은 중국에서 하니까 가족들이 보러 온다고 해서 정말 가고 싶었다"고 절절한 가족애를 드러냈다.

당초 이은혜는 내심 기대했지만 아쉬운 결과가 나왔던 1차 선발전에 대해 가족에게 알렸다. 이은헤는 "아빠가 걱정하면서도 조금 실망하시는 것 같았다"면서 "마음고생으로 아파하시는데 2차 선발전에서는 더 집중해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이어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내 선물로 드리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당진=CBS노컷뉴스 임종률 기자 airjr@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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