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에 맞선 다윗’ 영화 속 주인공의 회고

[점프볼=최창환 기자] “나에겐 특별한 한 해로 남아있다. 돌아보면 뭘 해도 되는 해였다.” 드라마틱한 대회를 치러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강양현 조선대 감독의 회고다.

2012년 원주에서 열렸던 제37회 대한농구협회장기대회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단 6명의 선수로 대회에 나서 준우승을 거둔 부산 중앙고의 스토리가 영화로 다뤄졌기 때문이다. 영화 ‘리바운드’는 최근 시사회를 통해 농구 팬들에게 선을 보였고, 5일 개봉했다.

부산 중앙고는 농구부 존폐를 논할 정도로 선수가 부족한 학교였다. 중학교 시절 벤치를 지키던 선수, 길거리농구를 하던 학생 등을 모아 6명으로 선수단을 꾸렸으나 이 가운데 1명은 부상을 당해 대회에 출전할 수 없었다. 5명만으로 출전한 대회에서 결승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한 것이다. 영화를 제작한 장항준 감독 역시 스토리를 들은 후 “실화 맞아?”라고 물어봤다는 후문이다.

당시 부산 중앙고 코치를 맡았던 강양현 감독은 “체전 평가전을 앞두고 치른 대회였다. 부산은 체전 평가전이 굉장히 중요하다. 성적보다는 참가에 의의를 두고 맞이한 대회였다”라고 돌아봤다. 강양현 감독은 이어 “내 인생에서 협회장기, 2012년은 모두 특별한 의미로 남아있다. 특히 선수들과 호흡이 잘 맞았다. 뭘 해도 되는 해였다”라고 덧붙였다.

거슬러 올라가면 부산 중앙고가 만든 돌풍은 2011년에 예견됐다. 2011년 2월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춘계남녀중고농구연맹전에서 있었던 일이다. 당시에도 부산 중앙고는 선수단이 7명에 불과했지만, 8강에 올라 전통의 명문 용산고와 맞붙었다. 그야말로 다윗과 골리앗의 대결이었지만, 부산 중앙고는 경기 내내 접전을 펼친 끝에 52-53으로 패했다.

강양현 감독은 경기가 끝난 후 아쉬움의 눈물을 흘렸지만, 이 기억을 발판 삼아 협회장기에서 드라마를 썼다. 강양현 감독은 “2011년에도 가용 인원이 적은 상태였다. 나나 선수들에겐 적은 인원으로 경기를 치르는 게 익숙한 일이었다. 이미 적응이 됐기 때문에 나도, 선수들도 이에 맞춰 전략을 짜는 게 가능했다”라고 말했다.

강양현 감독은 이후 부산대 코치를 거쳐 조선대 감독을 맡고 있다. 2021년부터는 3x3 남자농구대표팀 감독도 병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싱가포르에서 열린 2023 FIBA(국제농구연맹) 3x3 아시아컵에 출전, 2승 1패로 퀄리파잉 드로우를 마쳤다. 메인 드로우 진출에는 실패했다.

3x3 대표팀은 허훈, 김낙현, 송교창, 박정현으로 구성됐다. 공교롭게 허훈은 2012년 부산 중앙고가 결승에서 만난 용산고의 주득점원이었다. 세월이 흘러 강양현 감독과 대표팀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강양현 감독은 “(허)훈이와는 고등학생일 때부터 잘 지냈다. 잘 성장한 후 대표팀에서 만나 반가웠다. 뉴질랜드 전력이 워낙 좋다 보니 결과는 아쉬웠지만, 선수들과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KBL 최고의 선수들이 출전해 3x3에 대한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 앞으로 더욱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사진_점프볼DB(문복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