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완다 있고, 한국 없다” BBC 선정 ‘여성 혼자 여행하기 좋은 나라’ 5개국
영국 BBC는 3일(현지시간) 홀로 여행하는 여성에게 ‘더 안전한’ 나라 5개국으로 슬로베니아, 르완다, 아랍에미리트(UAE), 일본, 노르웨이 5개국을 추천했다. 아쉽게도 한국은 5개국 안에 들지 못했다.
여행 네트워크 버투오소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나홀로 여행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그룹은 65세 이상 여성으로, 2019년엔 전체 1인 여행자의 4%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엔 18%를 차지했다고 BBC는 전했다.
그러면서 “전 세계 어디나 여성이 여행하기에 안전해야 하지만, 현실은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여성은 차별과 안전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며 여성이 홀로 여행하기 좋은 국가들을 선정했다.
선정 기준에는 미국 조지타운대 여성 안정지수(Women’s Peace And Security Index·WPS)와 세계경제포럼(WEF)의 글로벌 성별 격차 지수(Global Gender Gap Index·GGI) 등을 반영했다.
가장 먼저 선정된 국가는 동유럽의 슬로베니아였다. WPS 지수 상위권에 든 슬로베니아는 최근 몇 년 동안 여성의 안전에 대한 인식이 크게 발전했으며, 슬로베니아 여성의 85%는 이곳에서 안전한다고 느낀다고 BBC는 설명했다.
모험 컨설턴트이자 여행 블로거인 클레어 램스델은 “시골에 있는 동안 아무도 나를 귀찮게 하지 않았고, 혼자 여행할 때 문제가 될 수 있는 언어 장벽 등 문제도 없었다”고 말했다.
슬로베니아를 뒤이어 아프리카의 르완다가 선정돼 눈길을 끌었다.
BBC는 르완다를 선정한 이유로 “의회의 55%가 여성 대표로 구성돼 있어 WPS 양성평등 부문에서 세계 1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르완다는 또한 지역사회 안전에 따른 지수 인식에서 높은 순위를 차지했으며 경제·교육·의료 및 정치 참여 측면에서 국가가 얼마나 공평한지 측정한 GGI에선 세계 6위를 기록했다.
2019년 덴마크에서 르완다로 이주한 여성 여행자 레베카 한센은 이곳에 여성 혼자 여행하기에 매우 안전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거의 모든 장소에 밤낮으로 경찰과 군대가 있다”고 말했다.
중동의 UAE도 5개국 안에 들었다. UAE는 WPS 기준으로 여성의 학교 교육과 재정 포용 부분에서 높은 점수를 얻은 국가다.
UAE에선 15세 이상 여성의 98,5%가 “(자신이) 살고 있는 도시나 지역에서 밤에 혼자 걷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지역사회 안전 부문 지수에서 모든 국가 중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특히 UAE를 대표하는 두바이는 여행보험사 인슈어마이트립이 발표에서도 여성 1인 여행자에게 가장 안전한 도시로 선정된 바 있다.
아시아에서는 일본이 5개국 안에 선정됐다.
일본은 폭력 범죄 발생률이 매우 낮고 대내외 갈등이 적어 글로벌 평화 지수(Global Peace Index)에서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10대 국가로 선정된 바 있다.
BBC는 일본에 여성 전용 지하철과 여성 전용 숙소가 갖춰져 있어 혼자 여행하는 여성이 더욱 안전하다고 느낄 수 있다고 언급했다.
마지막으로 선정된 북유럽 노르웨이는 WPS에서 여성의 재정적 포용성, 법적 차별 부재, 여성의 지역사회 안전 부문 모두 1위를 차지한 국가다.
수도 오슬로에 거주하는 여성인 토룬 트론스방은 “카페에서 옆자리 사람에게 물건을 봐달라고 하고 편안하게 화장실을 다녀올 수 있다”며 “노르웨이에는 여성이 운영하는 기업이 많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한편 BBC의 ‘여성 혼자 여행하기 좋은 나라’ 5개국 선정 기준 중 하나가 된 GGI와 관련, 한국은 지난해 순위에서 하위권을 기록했다.
WEF이 지난해 7월 공개한 ‘글로벌 성 격차 보고서 2022’에 따르면 한국의 GGI는 0.689(1에 가까울수록 평등)로 146개국 중 99위였다. 전년과 비교해 0.002점 상승해 순위가 3계단 올랐으나 여전히 하위권에 머물렀다.
경제 참여 기회 부문에서 한국 여성의 노동 참여율은 53.39%로 세계 90위에 그쳤다. 유사한 업무를 수행하는 남녀의 임금 평등 지수는 0.603으로 세계 98위였다.
남녀 간의 연 소득 차이도 컸다. 남성의 소득은 5만 6710달러로 추산된 반면 여성의 소득은 2만 7930달러로 차이가 2배 이상 났다.
경제 참여 기회 부문에서 국회의원과 고위직·관리직 여성의 비율은 16.27%로 세계 125위에 불과했다.
이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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