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등배당도 하는데… 주주환원책 없다고 소액주주들 불만 쏟아내는 에이스침대
전통적으로 고배당주로 꼽히는 에이스침대에 대해 주주 가치 제고에 소홀하다는 주주들의 불만이 계속되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지난 2018년부터 6년째 꾸준히 차등배당을 해왔다. 대주주는 좀 덜 받고, 소액주주와 기관 투자자 등에게 더 많이 지급해온 것이다. 그런데도 에이스침대 주주들의 불만이 쌓이는 것은 좀처럼 유통되지 않는 주식 때문이다. 주가가 오르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에 물량이 돌아야 하는데, 에이스침대는 대표적인 ‘품절주’로 꼽힐 만큼 유통주식 수가 극도로 적다.
에이스침대는 소유주 일가와 자사주가 차지하는 물량이 전체 주식의 90% 수준에 다다르면서 지난해 관리 종목에 지정되기도 했다. 이에 에이스침대는 지난 연말 일부 자사주를 매각하면서 급한 불은 껐지만, 투자자들은 회사가 주가 부양을 위해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에이스침대가 주주환원책에 무심하다고 지적받는 이유는 지난해 말 있었던 소동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29일 장 마감 후 에이스침대는 자사주 30만5000주를 주당 3만3535원에 시간 외 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처분목적은 ‘유통주식 활성화’로 명시했다. 앞서 4월 소액주주 지분이 20% 미만(7.74%), 소액주주 보유 주식 수가 1000만주 이하(85만8858주)가 되면서 거래소의 ‘주식 분산 기준’에 미달한 데 따른 조치였다.
즉 최대주주와 특별 관계인, 자사주가 발행 주식 대부분을 차지해 실제 유통되는 주식 수가 극도로 적은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당시 유통주식 수 부족으로 관리종목에 지정된 에이스침대는 지정 사유를 1년 내 해소하지 못하면 상장폐지 대상이 될 수 있었다. 이에 에이스침대가 자사주를 장내에서 매도해 장내 유통량을 늘려 관리종목 지정 사유를 해소하려 한 것이다.
하지만 이는 주주들이 원하는 방안이 아니었다. 전문가들은 에이스침대의 매도 조치가 실제 유통 주식 수를 늘릴 수는 있지만, 주가를 올리는 데는 크게 도움이 되지 못할 것으로 봤다. 오히려 갑자기 물량이 풀리면서 주가가 하락할 수 있기 때문에 장기적인 주가 부양을 위해선 자사주를 소각해 주당 가치를 높이거나, 액면분할을 해 유동성을 훨씬 높여 거래를 활성화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에이스침대가 자사주를 팔아버리면서 주식 처분 전 3만5000원대였던 주가가 지난 3월 기준 3만2000원대로 하락한 상태다.
신사업이나 사업다각화 등 주가부양책에 대해서도 회사 측이 딱히 관심이 없다고 소액주주들은 지적한다. 실제 에이스침대는 이렇다 할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밝힌 바 없다.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에이스침대는 설비의 신설·매입 계획에 대해 ‘해당 사항 없음’이라고 밝혔고, 진행 중인 투자도 기계장치의 생산능력 증가·품질 향상을 위해 16억원을 투입하는 데 그쳤다고 밝혔다. 향후 투자 계획에 대해서도 기계장치의 생산력을 증대하기 위해 향후 3년간 50억원을 투자하겠다고만 했다.
에이스침대는 탄탄한 재무구조와 높은 배당 성향으로 한때 소소하게 인기를 끌었던 종목이다. 2002년 안 대표의 취임 이후 단 한번도 적자를 낸 적이 없을 뿐 아니라, 연간 영업이익률도 20%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금리와 원자재가격이 오르며 영업이익이 약 15% 줄은 상황에서도 영업이익률은 19%에 이른다. 최근 5년간 배당 성향도 20%다.
하지만 안정적인 실적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지난 한 해 동안 주가가 16% 내리며 하락세를 탄 데에는, 장기적인 사업 전략이나 신사업 추진 계획이 부재하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안정적인 기업이지만, 추가 성장 가능성이 희박해 투자자들의 구미를 끌지 못하는 것이다.
에이스침대는 한동안 현재 진행 중인 사업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다. 에이스침대 관계자는 “당장 준비 중인 주가 부양책이나, 신사업 추진 계획은 없다”면서 “올해는 에이스침대 체험 매장인 ‘에이스 스퀘어’ 매장 수를 늘려 제품 매출을 올리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스침대의 투자 매력은 그럼에도 ‘배당’이다. 2018년부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과 일반 소액주주 간의 차등배당을 실시해왔다. 올해도 소액주주는 1주당 1330원,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에 대해선 1000원의 배당금을 지급했다. 하지만 총 발행 주식의 80%를 안유수 회장과 그 아들인 안성호 대표이사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소액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금은 배당금 총액의 약 15%에 불과한 16억원어치에 그친다. 배당수익률은 3.7% 수준이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지배주주가 배당금의 대부분을 가져가는 상황에서는 아무리 차등배당을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소액주주들 입장에서 아쉬움이 남을 수 있다”면서 “주가 부양을 위해서는 액면분할을 해서 유동성을 높이거나, 배당 성향을 더 높이는 것이 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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