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러치박’+‘챔프박’ 박정아, V리그 최초 ‘리버스 스윕’ 우승 일궈낼까
올 시즌 챔프전은 박정아의 ‘챔프전史’에서 다른 일곱 번의 챔프전과는 차별화되는 지점이 있다. 바로 30대가 된 이후 맞이한 첫 챔프전이란 점이다. 올 시즌 이전 박정아의 마지막 챔프전은 2018~2019시즌. 1993년생인 박정아는 그때만 해도 한국나이로 스물일곱으로, 20대 중반에 불과했다. 이후 코로나19로 두 시즌 동안 ‘봄 배구’ 자체가 열리지 않았고, 2020~2021시즌엔 도로공사가 봄 배구 자체에 오르지 못했다. 그렇게 세 시즌이 흘러간 사이 어느덧 박정아의 나이 앞자리는 ‘2’에서 ‘3’으로 바뀌었다.
흥국생명이 획득한 ‘우승 확률 100%’엔 박정아가 뛴 챔프전이 세 번이나 있다. IBK기업은행 소속으로 뛴 2012~2013시즌, 2014~2015시즌 챔프전과 도로공사 소속으로 뛴 20127~2018시즌 챔프전에서 박정아는 소속팀의 1,2차전 연승 후 우승이라는 ‘해피엔딩’을 이끈 바 있다.
이제 박정아는 자신이 세 차례나 기여한 확률 100%를 깨려고 한다. 감기가 다 나은 뒤 맞이한 3,4차전에서 그의 활약상은 비약적으로 증가했다. 3차전엔 양 팀 통틀어 최다인 24점을 몰아치며 도로공사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뒤 수훈선수로 인터뷰실에 들어선 박정아는 “힘들어 죽겠어요. 2세트까지는 그나마 정신은 있었는데, 3세트부턴 어떻게 했는지 기억도 잘 안 날 정도”라면서 옆에 함께 들어온 캣벨을 가리키며 “캣벨이 잘 해줘서 이겼죠”라고 치켜세웠다.
20대 치렀던 7번의 챔프전, 그리고 30대가 되고 처음 치는 챔프전의 차이는 있을까. 박정아는 “20대 때도 많이 힘들었던 건 사실이요. 30대에 처음 하는 챔프전이라 더 힘든 건 있죠. 근데 저만 힘든 게 아니라 제 동료들, 그리고 흥국생명 선수들도 다 힘들잖아요. 핑계댈 수 없어요”라고 답했다.
5차전은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펼쳐진다. 지난 3차전 승리 후 박정아는 인천에서 하면 기가 죽는다고 고백한 바 있다. 2패 뒤 2승으로 기세는 도로공사로 넘어왔지만, 인천 홈팬들의 열기에 분위기는 다시 백중세로 흐를 가능성이 높다. 박정아는 “인천에 가면 흥국생명 팬들의 열광적인 응원이 소리도 진짜 크긴 하니까요”라면서도 “저희가 이왕 이렇게 승부를 5차전까지 끌고 온 이상 기죽을 것 없죠. 사실 1,2차전 졌을 때도 팀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어요. 재밌게만 하자. 웃으면서 하자라고 했더니 좋은 결과가 나오는 거 같아요. 5차전도 그렇게 할래요. 화내지 말자, 화내지 말자라고 서로 얘기하기로요”라고 밝혔다.
김천=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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