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프가 아닌 '장사 천재' 백종원
아이즈 ize 이덕행 기자
백종원의 직업은 요식 사업가 내지는 요리 연구가다. 혹은 외식 경영 전문가라고도 할 수 있다. 더본 코리아 홈페이지를 살펴보면 백종원은 자신을 '음식 탐구가'로 불리길 원한다고 밝혔다. 음식을 만든다는 점에서는 셰프와 비슷하지만 분명 차이점이 있다. 셰프의 가장 우선순위가 음식 그 자체의 맛과 멋이라면 요식 사업가는 음식을 효율적으로 판매하는 것까지 고려한다. 음식을 만드는 주방장이자 이를 판매하는 경영인의 면모를 두루 갖고 있는 셈이다.
그동안 백종원이 나온 예능 프로그램은 이 두 가지 면모 중 하나에 초점을 맞췄다. '한식대첩2' '집밥 백선생'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가 주방장의 면모를 강조했다면 '백종원의 푸드트럭' '백종원의 골목식당 '맛남의 광장'은 경영인으로서의 백종원을 주로 다뤘다. tvN 새 예능 프로그램 '장사 천재 백사장'은 후자에 가깝다. 다만 앞선 프로그램들이 백종원이 출연진에게 컨설팅해주는 것을 다뤘다면 '장사천재 백사장'은 백종원이 직접 식당을 운영한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북아프리카에 위치한 모로코는 유럽과 아프리카의 정취를 모두 가졌다고 평가받는다. 다양한 특색을 가진 도시들로 한국 여행객들에게도 알음알음 인기를 끌고 있다. 다만, 아직 한국 문화 그중에서도 한식이 깊이 침투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절대적인 거리가 멀뿐더러 인구의 대부분이 무슬림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백종원은 자신의 장사 노하우가를 아낌없이 활용하며 현지 공략에 나선다. 가장 먼저 백종원이 한 일은 주변 상권과 객단가를 살펴보며 상권을 분석한 것이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매장이 주방을 뒤로 밀어냈다는 점을 파악하고 주방을 보여준다는 전략을 세웠다. 상권 조사를 마친 백종원은 시장으로 향해 현지 식재료를 구매하며 물가를 파악했다. 이후 직원 면접과 가게 인테리어 순으로 창업을 준비한다.
예상과 달리 메뉴 선정은 후순위였다. 음식이 정해진 상태에서 어떻게 팔지 고민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이 어떻게 팔리는지 살펴보고 무엇을 팔지 정한다는 점이다. 상권과 현지 문화, 입맛 등을 다양하게 분석한 끝에 정한 메뉴는 불고기 버거와 갈비탕이다. 메뉴가 확정된 것은 가게를 시작하기로 한 지 50시간이 지난 시점에서였다. 물론 메뉴가 정해진 뒤의 과정은 일사천리였다. 백종원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순식간에 장사 준비를 마쳤다.
본격적인 장사가 시작됐지만 첫 손님을 제외하고는 손님들이 들어오지 않았다. 오픈된 주방으로 발길을 묶어두긴 했지만 테이블에 앉는 손님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러나 이 모든 상황은 백종원의 머릿속에 있었다. 백종원의 예상대로 한 테이블이 들어오는 것을 기점으로 손님이 몰려들었고 자연히 주문도 폭주했다. 기존의 식당 예능이라면 출연진들의 사고가 정지될 수도 있는 순간이다. 그러나 백종원은 능숙하게 업무를 분배했다. 자신을 보조하던 이장우에게 버거를 위임하고 자신은 갈비탕을 세팅하며 막힌 혈을 뚫어내듯 주문을 처리했다.
모로코에 도착해 상권을 분석하고 식당을 준비하는 것부터 실제 손님들이 들어왔을 때 이를 대처하는 모습까지, 백종원은 자신이 왜 한국을 대표하는 외식 사업 경영가인지를 보여줬다. 특히 앞서 자신이 컨설팅했던 모습들과도 일맥상통한다는 점에서 손님 위주의 식당을 구성한다는 경영인 백종원만의 확고한 철학도 엿볼 수 있었다.
아직 드러나지 않은 부분은 다른 매장과의 경쟁이다. 특히 첫 방송 말미에는 갑작스러운 정전으로 영업을 중지하는 백종원의 모습이 예고됐다. 이어 '시스템의 문제가 아니'라는 제작진의 말이 나오며 현지의 텃세를 암시하는 장면도 공개됐다. 백종원의 장사가 현실을 걸고 영업하는 150개 매장과 경쟁하는 상황임을 일깨워준 순간이다. 다른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경영인 백종원만의 노하우가 또 한 번 필요해진 것이다.
또 '장사천재' 백사장은 모로코에서 장사를 마친 뒤 '미식의 나라' 이탈리아로 떠난다. 그 중에서도 백종원이 향한 곳은 나폴리의 산타루치아다. 나폴리는 최근 축구선수 김민재의 활약으로 한국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도시이기도 하다. 현지 언론에서도 백종원의 식당에 관한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높은 관심은 자연스레 높은 기대치로 이어진다. 또한 문화와 입맛, 관습이 다르기 때문에 모로코와는 전혀 다른 전략 수립이 필요하다. 요리사가 아닌 요식 경영인의 면모를 보여준 백종원이 다가오는 난제들을 해결할 또 다른 노하우는 어떤 것일까.
Copyright © ize & ize.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꽃선비 열애사' 신예은 인교진 이미도 표정에 먹구름이 - 아이즈(ize)
- 카카오 기업집단 속 카카오 엔터의 위치와 SM의 역할 - 아이즈(ize)
- '청춘월담' 박형식의 ‘겉바속촉’ 다정함에 전소니 심쿵♥ - 아이즈(ize)
- '오아시스' 장동윤, 부친상에 체포까지 "이보다 최악은 없다" - 아이즈(ize)
- '기적'이 아닌 '시작'의 빌보드, 피프티피프티 - 아이즈(ize)
- '조선 변호사'가 노리는 역전의 묘미 - 아이즈(ize)
- 변화구만 던지는 김광현이 걱정? ML은 이미 직구를 버리기 시작했다 - 아이즈(ize)
- 벤치도 몰랐다, 모두를 속였다... 왜 소름 돋는 '한 수'에 LG 팬들이 열광하나 - 아이즈(ize)
- 이강인 마침내 EPL 이적 가시화→첫 유력 행선지 후보도 공개됐다 (英매체) - 아이즈(ize)
- BTS 슈가와 어거스트디 사이의 간극 좁혀지나? - 아이즈(iz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