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마리서치, 씨티씨바이오 지분 추가 확보했나...경영권 분쟁 본격화
코스닥 상장사 씨티씨바이오를 두고 현 최대주주와 파마리서치 간 경영권 분쟁이 본격화됐다. 두 당사자 측의 지분 차이는 약 5%에 불과해, 앞으로 1~2%의 지분 확보를 위해 경쟁을 벌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4일 씨티씨바이오는 전 거래일 대비 120원(1.10%) 오른 1만10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은 비록 한 템포 쉬었지만, 씨티씨바이오 주가는 지난 한 달 새 약 22.7% 상승했다.
주목할 부분은 지난 3일 블록딜이다. 이날 전체 거래량 약 326만7900여주 중 47만5434주가 시간외대량매매됐다. 매도자가 정확히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시장 일각에선 씨티씨바이오 창립 일원인 우성섭씨를 지목한다. 우씨는 씨티씨바이오 지분 1.97%인 47만5434주를 보유한 인물이다. 우씨가 파마리서치에 지분을 매도했을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파마리서치 측이 1~2% 지분 확보를 위한 물밑 작업을 더 벌일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파마리서치는 이사회를 열고 총 300억원 규모 한도 내에서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장내 또는 장외매매로 취득할 예정이라고 공시했다. 파마리서치가 제시한 300억원 지분 매입 계획에는 지난번 확보한 지분 6.9%도 포함돼 있다. 파마리서치는 지난달 23일 관계사 플루토(지분 0.96%)와 함께 씨티씨바이오 주식 170만4327주를 취득한 바 있다. 이는 의결권이 있는 발행주식 수(2418만1020주)의 7.05%에 해당한다. 파마리서치와 의기투합한 플루토는 전홍열 전 씨티씨바이오 대표가 지난해 5월 설립한 바이오벤처다.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 전 관계자들과 연합한 상황이다.
증권가에서는 파마리서치가 약 142억원을 들여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추가 매입할 경우 씨티씨바이오의 최대주주 자리를 위협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파마리서치가 플루토와 함께 보유한 지분에다 약 5% 이상을 추가로 취득할 경우 씨티씨바이오 경영권이 넘어갈 수도 있는 상황이다.
동구바이오제약 조용준 대표도 변수다. 조 대표는 씨티씨바이오 지분을 4% 가까이 보유하고 있다. 조 대표가 씨티씨바이오 경영진 측 입장에 설지, 혹은 파마리서치 측에 지분을 넘길지 여부에 따라 M&A 판도가 달라질 수 있다. 단 현재로서는 파마리서치 측에 설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씨티씨바이오 대주주는 이민구 대표다. 이 대표는 씨티씨바이오 지분 9.77%(236만3190주)를 보유하고 있다. 여기에 씨티씨바이오 관계사 더브릿지 지분 2.69%를 보태면 12.47% 정도다. 에스디바이오센서가 관계사 에스디비인베스트먼트(조영식 에스디바이오센서 회장 개인회사)를 통해 씨티씨바이오 지분 6.46%를 보유하고 있는데, 에스디 측은 현 경영진을 지지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시장에선 파마리서치와 씨티씨바이오 최대주주 간 표 대결이 이뤄질 수도 있다고 보고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파마리서치 지분 추가 매입 이후에는 두 주체가 갖고 있는 지분이 엇비슷하기 때문에 경영권을 공격하는 쪽도, 경영권을 방어하는 쪽도 시장에서 지분을 더 매수해야 할 필요성이 있는 탓이다.
파마리서치의 씨티씨바이오 인수 시도는 신규 사업 진출을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안주원 DS투자증권 연구원은 “파마리서치가 기존 사업 외에 신규 사업 진출을 목적으로 계열사인 의약품 연구 컨설팅 플루토와 씨티씨바이오 주식을 매수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씨티씨바이오는 인체의약품, 백신 및 주사제 및 건강기능식품 GMP 공장을 모두 보유하고 있으며 동물용 사업도 영위하고 있어 파마리서치의 의약품 사업과 연계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파마리서치의 대표 품목인 리쥬란과 콘쥬란 이후 의미 있는 신규사업이 부재했는데, 향후 (기업 인수 등을 통한) 사업다각화가 가시화될 경우 기업가치가 올라갈 수도 있다”고 봤다.
씨티씨바이오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씨티씨바이오는 연결재무제표 기준 2022년 매출액이 1652억원, 영업이익이 117억원, 당기순이익이 6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4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7.7% 증가했으며,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은 2015년 이후 7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회사는 지난해 임상 3상을 마친 조루발기부전 복합제를 올해 상반기 내에 품목허가 받는 것이 목표다.
파마리서치는 씨티씨바이오 경영권을 인수할 것이라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파마리서치 측은 “이번 씨티씨바이오의 지분 취득은 경영권을 목적으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씨티씨바이오 측은 말을 아끼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파마리서치 측은 지분 매입과 관련해 사전에 어떠한 논의 등이 없었다”면서 “M&A와 관련해 아직 명확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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