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연기하고 노래하고… 뮤지컬 수업으로 자신감 쑥쑥”[선생님 선생님 우리 선생님]
2020년 40년여만에 모교 부임
올 개교 100주년 프로젝트 진행
학생·교사 ‘진정한 성장’ 위한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본격 추진
뮤지컬 수업 모습 유튜브 게재
대화와 토론 통해 꾸준히 소통
“모교에 교장으로 부임해 올해 개교 100주년까지 맞으니 감회가 남다릅니다. 지나간 100년 역사의 자부심을 잃지 않으면서도,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하기 위해 학교 공간도, 수업도, 문화도 바꾸려고 합니다. 올해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로의 학교 개축 사업과 ‘영어 뮤지컬 수업’을 진행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입니다.”
경기 동두천시 생연동에 위치한 동두천초는 지역 내 ‘터줏대감’이다. 1923년 문을 연 동두천초는 그간 수많은 학생을 배출하면서 지역사회 활성화에 기여해왔지만 세월의 풍파를 피해가진 못했다. 과거 동두천시의 가장 활기찬 중심부였던 학교 주변은 주변 신도시로의 인구 유출과 시설 노후화 등을 겪었다. 동두천초 역시 현재 한 학년에 두 반이 전부인 학교가 됐지만, 김정은 교장은 오히려 “올해가 새로운 도약의 100년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제52회 졸업생으로 동두천초를 졸업한 후 40년여 만에 교장으로 모교를 다시 찾았다는 김 교장은 “후배이자 제자들인 아이들이 자부심과 긍지를 느낄 수 있도록 올해 교육과정 자체에 개교 100주년 관련 프로젝트 활동들을 포함했다”고 소개했다. 학교 자랑 100초 스피치, 학교 관련 유튜브 동영상 만들기, 우리 학교 숲 관찰 등이다.
김 교장은 지난 2020년 부임과 함께 동두천초를 미래학교로 탈바꿈하기 위한 공간 재구조화 작업에 착수한 상태다. 경기도교육청과 함께 추진하고 있는 ‘그린스마트 미래학교’ 사업이 바로 그것이다. 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아 미래학교로의 개축작업이 이뤄지게 되는데, 설계 단계에서부터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됐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건축사가 정해진 예산·일정에 맞춰 주도했던 학교 설계에 학교 구성원이 참여하는 ‘사전기획’ 단계가 추가됐다. 3월 중 설계과정이 마무리돼 올해 중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 교장은 “교육공동체의 의견이 배제된 채 건축공학적으로 만들어진 학교가 아닌 교육의 주체가 제안하는 학교 환경이 구축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 2021년 하반기부터 워크숍 등으로 동두천초 교내 구성원들의 의견을 모아보니 △토론수업과 소통공간의 부족 △에듀테크 교육이 가능한 환경의 부재 △긴 줄을 서야 하는 좁은 급식공간 등이 문제로 지적돼 개선을 앞두고 있다. 김 교장은 “광장형 도서관 등을 설치하기로 한 것도 구성원들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라며 “그린스마트 미래학교는 단순한 시설개선사업이 아니라 학생과 교사의 진정한 성장을 위한 교육과정을 담아내는 따뜻한 정책이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동두천초에서는 학교 수업과 문화 개선 차원에서도 새로운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교육적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시로부터 예산을 지원받아 2023학년도부터 영어 뮤지컬 수업을 진행 중이다. 동두천초 학생들의 뮤지컬 수업 모습을 동영상으로 담아내 ‘우리 아이들의 행복한 세상’이라는 제목으로 유튜브에 꾸준히 게시하고 있기도 하다. 김 교장은 “학생들의 자존감 향상을 위해 2020년부터 뮤지컬 수업을 해왔는데, 올해는 영어도 활용하도록 업그레이드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영어교육을 전공하고 합창 지도에 오랜 시간 열정을 쏟아온 김 교장의 의욕이 바탕이 됐다. 김 교장은 경인교대 교육대학원에서 영어교육을 전공한 후 다년간 영어전담교사로 근무하고 교사 영어 말하기 대회, 교사 영어 연극대회 등에도 참여한 전력이 있다. 또 교사 시절 교사합창 동아리 활동에 참여한 것을 살려 지난 10여 년간 아이들 합창교육에도 주력해왔다고 한다.
동두천초는 최근 경기도교육청에서 국제 바칼로레아(IB) 교육과정 관심 학교로 선정되기도 했다. 국제공인 교육과정인 IB 교육과정은 토론·서술형 수업으로 제주 국제학교 등에서 이미 시행되고 있는데, 공교육에도 적용해보겠다는 것이다.
동두천초에서 이 같은 전방위적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미래교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김 교장의 평소 교육관 덕분이다. 동두천양주교육지원청 장학사로 재직 당시 토론회를 기획하고 연수와 컨설팅 등을 진행했던 경험은 큰 도움이 됐다. 김 교장은 “기존의 정책 전달 방식이 아닌, 대화와 토의 과정 등을 통해 소통하는 협의 문화가 바탕이 돼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고 설명했다. 김 교장은 “장학사로 근무 당시 수업 개선을 위한 ‘행복한 교실 희망 수업 만들기(수업코칭) 프로젝트’를 기획해 추진한 것도 동두천에서 교사들이 다양한 수업방식을 시도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자양분이 됐다”고 소개했다.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인지현 기자 loveofall@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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