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다리 원망하던 나에게 “걸을 수는 있잖니” 하며 용기주신 엄마[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2023. 4. 5.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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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의 마음을 전하라고 할 때, 나는 여러 사람이 떠오르기도, 여러 사건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두 번째로는 그런 다리를 원망하던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준 어머니께 감사를 전한다.

어린 마음에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큰 문제라 생각하였으며, 다리가 원망스러워 "나"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할 수 없었다.

"걸을 수도 있고, 공을 찰 수도 있음에 감사하자. 너보다 아픈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 말을 들었을 당시에는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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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께하는 ‘감사편지 쓰기’ 연중 캠페인 - 강원교육감賞 김서진 학생

To. 나의 과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라고 할 때, 나는 여러 사람이 떠오르기도, 여러 사건이 떠오르기도 하였다. 기쁨도 많고 슬픔도 많은 삶이었다. 그런 나의 삶을 지탱해주는 ‘과거’에 감사를 전하고자 한다.

먼저 나의 다리에게 감사를 표한다. 간호사의 실수로 신경이 망가져 원래의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나의 오른쪽 다리는 무려 13년이라는 세월 동안 뛸 수 있게 도와주었고, 잘 자라주었다. 나는 멀쩡하진 않지만 잘 버텨온 다리에게 감사한다.

두 번째로는 그런 다리를 원망하던 나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어준 어머니께 감사를 전한다.

어린 마음에 남들과 다르다는 것을 큰 문제라 생각하였으며, 다리가 원망스러워 “나”라는 사람 자체를 좋아할 수 없었다. 그런 나에게 어머니께서 한마디 해주셨다. “걸을 수도 있고, 공을 찰 수도 있음에 감사하자. 너보다 아픈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이 말을 들었을 당시에는 말의 뜻을 이해할 수 없었다. 나의 세상은 초등학교라는 작은 곳에 국한되었기 때문에.

하지만 나는 점점 자라 중학교를 지나 고등학교에 왔다. 나의 세상이 점점 커지며 여러 사람을 만났고 여러 아픔을 보았다. 심장병이 있어 병원 신세 중인 아이, 하반신 마비로 걷지 못하는 아이, 신체적 아픔만이 아니라 정신적 아픔도 많이 보았다. 그래서 알게 되었다. 세상에서 나만 남들과 다른 게 아니라는 것을.

사람이라면 모두가 다르고, 모두 저마다의 아픔을 가지고 있으며, 그럼에도 아무렇지 않은 척 살아간다. 어머니는 그것을 알려주고 싶으셨던 것 같다. 그런 어머니께 감사한다.

과거가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다. 나는 지금을, 나를 좋아한다. 그렇기에 나는 나의 과거에 감사한다. “지금의 나를 만들어줘서 고마워.”

문화일보 - 초록우산어린이재단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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