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전 피해 떠난 29세 시리아 난민, 독일 소도시 시장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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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독일에 정착한 시리아 난민이 독일 소도시 시장이 됐다고 미 CNN방송이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인공은 8년 전 내전을 피해 고향을 떠난 리얀 알셰블(29). 그는 지난 2일 실시된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오스텔스하임 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독일인 후보 2명을 제치고 승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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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화 같은 이야기"…독일 포용력·세계 시민주의에 찬사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 2015년 독일에 정착한 시리아 난민이 독일 소도시 시장이 됐다고 미 CNN방송이 4일(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주인공은 8년 전 내전을 피해 고향을 떠난 리얀 알셰블(29). 그는 지난 2일 실시된 독일 남서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오스텔스하임 시장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해 독일인 후보 2명을 제치고 승리했다.
슈투트가르트를 주도로 하는 바덴-뷔르템베르크 지방자치협의회는 시리아 출신으로 이 지역 시장 선거에 출마해 당선한 사람은 알셰블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는 오는 6월부터 임기를 시작한다.
독일 공영 방송 ZDF에 따르면, 알셰블은 자신의 승리를 '환상적'이라고 자평하며 "오스텔스하임은 오늘 독일 전체에 관대함과 세계 시민주의의 모범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는 "이 지역이 보수적인 시골임을 감안하면 이번 승리는 당연한 것으로 여겨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당선 소식을 알린 아들의 전화에 시리아 고향에 있는 그의 모친은 뛸 듯이 기뻐했다고 독일 SWR 방송은 전했다.
교사와 농업 기술자 부모 슬하에서 출생한 알셰블은 시리아가 내전의 소용돌이에 빠지자 21세이던 2015년 더 나은 삶을 위해 유럽행을 결심했다.
그는 먼저 이웃나라 터키로 넘어간 뒤 조악한 고무 보트에 몸을 싣고 지중해를 건너 '난민 관문'인 그리스 레스보스 섬에 도착했다. 이후 앙겔라 메르켈 당시 총리가 채택한 이주민 수용 정책 덕분에 독일 땅을 밟을 수 있었다.
독일 정부는 아프리카와 중동, 남아시아 등지의 내전과 기아를 피해 유럽에 정착하려는 난민 수백만 명이 몰리며 지중해가 난민들의 '무덤'이 되자 인도적 위기 해결을 위해 2015년부터 한시적으로 120만명의 난민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이런 이주민 우호 정책은 반(反)난민 성향의 독일을 위한 대안(AfD)가 급성장하는 반작용도 낳았다.
독일에 정착한 뒤 오스텔스하임 인근의 소도시 알트헹슈테트 시청에서 지난 7년 동안 일하며 독일 시민권을 딴 알셰블은 이번 선거에서 공공 서비스에 대한 디지털 접근, 유연한 보육, 환경 보호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가가호호 방문해 지역 주민들의 표심을 공략했다는 그는 시리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적대적인 극우 성향의 유권자들도 소수 있었지만, "선거 운동은 대체로 긍정적인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오스텔스하임 주민들은 새로운 시장의 탄생을 반겼다.
마을 주민 아네테 켁 씨는 "동화같은 일이 현실화됐다"며 "적임자가 우리의 시장이 됐다"고 SWR방송에 말했다.
시장 선거에서 알셰블의 경쟁자 중 한 명이었던 독일인 마르코 슈트라우스 씨도 알셰블의 승리를 축하하는 한편 더 나은 오스텔스하임을 만들기 위해 신임 시장을 지지해줄 것을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바덴-뷔르템베르크주의 만네 루차 통합부 장관은 알셰블이 시장으로 선출된 것은 다양성이 우리 지역의 자연스러운 일부임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그의 승리가 이주 역사를 지닌 더 많은 사람들이 정무직에 진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ykhyun14@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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