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안개' 속으로 떠난 영원한 '디바'…가수 현미, 향년 85세로 별세|도시락 있슈
< 별이 된 '디바' >
1960년대 가요계를 주름잡았던 영원한 '디바', 가수 현미가 어제(4일) 별세했습니다.
자택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우리 곁을 떠났는데요. 향년 85세입니다.
[앵커]
여전히 왕성하게 활동하던 중에 전해진 비보라 더 가슴 아프네요.
[기자]
하루 전에도 대구까지 가서 노래 교실 공연을 했다고 하는데요.
저녁에 제부 한순철 씨와 통화해 "오늘 좀 피곤하다"고 말했다는 게 마지막으로 전해진 소식이었습니다.
1962년 데뷔곡 '밤안개'로 큰 사랑을 받았고 최근까지 프로그램을 통해 팬들을 만났습니다.
저희 JTBC에도 출연해 멋진 무대를 선보였는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현미 '밤안개' (JTBC '터닝포인트' 17회) : 그 옛님을 찾아주려나 가로등이여. 밤이 새도록 하염없이 나는 간다.]
[앵커]
이 무대를 더는 직접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까 더 가슴이 아프네요.
[기자]
고인은 짙은 중저음을 가진 재즈풍 보컬로 1960년대 우리 가요계를 휩쓸었습니다.
지난 1957년 미 8군 무대에서 공연에 나오지 않은 가수를 대신해 마이크를 잡으며 처음 무대에 올랐습니다.
이후엔 앞서 들으신 '밤안개'를 비롯해 '떠날 때는 말 없이', '몽땅 내 사랑' '보고 싶은 얼굴' 등을 발표하면서 꾸준히 사랑받았습니다.
[캐스터]
무려 66년이네요. 두 세대가 지나도록 한 자리에서 아름답게 노래해 왔다니, 이런 게 아티스트 아닐까요. 또 가수 현미 하면 이 짙고 깊은 목소리로 전쟁 이후 상처받은 국민을 치유하고 실향과 이산의 아픔을 겪는 사람들을 위로했잖아요.
[기자]
고인 역시 1938년 평양에서 태어난 실향민 1세대입니다.
한국전쟁이 일어나자 피난 왔는데요.
당시 두 동생과는 생이별을 했습니다.
1998년 짧게 동생과 재회했지만 한 번 더 만나보고 싶다는 소원을 이루지 못 한 채 별이 됐습니다. 생전 인터뷰 들어보시죠.
[현미 (JTBC '터닝포인트' 17회 (2020년)) : 갑자기 자다말고 일어나서 아버지가 빨리빨리 일어나라 대동강을 건너야(한다). 피난민입니다. 간장 좀 얻으러 왔습니다. 그걸 내가 하는거야. 그 다음에 밥을 떠놓으면 제일 많이 떠놓은 밥에 눈이 가는거라, 배가 고프니깐.]
아직 빈소는 차려지지 않았다는데요. 미국에 살고 있는 두 아들이 건너오는대로 조문을 받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앵커]
"내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다면 그 때 은퇴하겠다"며 60년 넘게 노래를 불러온 영원한 '디바', 오래오래 기억될 고인의 명복을 다시 한 번 빌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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