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우진이 24세에 No.1이 될 수 있었던 이유, 그는 만족하지 않는 천재였다

민준구 MK스포츠(kingmjg@maekyung.com) 2023. 4. 5.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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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은 이제 20대 중반을 바라보는 정말 어린 선수다.

안우진은 "2년 전 삼성전에서 선발 등판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도 어제(1일)와 같았다. 당시에도 힘이 너무 들어가서 직구도 슬라이더도 전부 강하게 던지다가 풀카운트 상황이 많았다"며 "3이닝밖에 못 던졌던 걸로 기억하다. 그런데도 거의 70개나 던지고 말았다(당시 안우진의 투구수는 75개)"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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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우진은 이제 20대 중반을 바라보는 정말 어린 선수다. 그럼에도 이미 한국야구 최고의 투수가 됐다. 그는 분명 천재다. 그러나 만족하지 않는 천재였다.

지난 2일 키움 히어로즈와 한화 이글스의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정규시즌 맞대결이 열리기 전 고척서 만난 안우진. 그는 전날 홈 개막전 선발 게임에 대해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다 2년 전을 떠올렸다.

안우진이 떠올린 2년 전 일은 바로 2021년 4월 4일 삼성 라이온즈전. 당시 선발 등판한 그는 3이닝 4피안타 3사사구(1사구 2볼넷) 4탈삼진 3실점(1자책)을 기록,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안우진은 이제 20대 중반을 바라보는 정말 어린 선수다. 그럼에도 이미 한국야구 최고의 투수가 됐다. 그는 분명 천재다. 그러나 만족하지 않는 천재였다. 사진=천정환 기자
안우진이 2년 전 삼성전을 떠올린 건 지난 홈 개막전 등판 내용과 비슷했기 때문이다. 그는 1일 한화전에서 6이닝 5피안타 2볼넷 12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개막전 최다 탈삼진 기록 보유자가 되는 등 결과는 모자람이 없었다. 다만 112개의 공을 던지면서 6이닝만 소화한 것, 특히 다소 고전했던 1, 2회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안우진은 “2년 전 삼성전에서 선발 등판했을 때가 생각난다. 그때도 어제(1일)와 같았다. 당시에도 힘이 너무 들어가서 직구도 슬라이더도 전부 강하게 던지다가 풀카운트 상황이 많았다”며 “3이닝밖에 못 던졌던 걸로 기억하다. 그런데도 거의 70개나 던지고 말았다(당시 안우진의 투구수는 75개)”고 이야기했다.

놀라운 일이었다. 6이닝 무실점, 그리고 무려 12개의 탈삼진을 기록한 게임이었다. 그런데도 부족함을 느꼈다. 여기서 더욱 놀라웠던 건 바로 안우진의 기억력이다. 그는 2년 전 경기를 정확히 돌아보며 2년 후 자신의 경기와 비교했다. 결코 당연한 일이 아니다. 그만큼 안우진이 얼마나 자신의 게임들을 복기해왔는지 알 수 있었다.

안우진은 “그동안 내가 던진 경기에 대해선 항상 메모하고 돌아보려고 한다. 잘 던졌을 때, 그리고 고전했을 때, 실점했을 때 등 여러 상황에 대해 메모하면 나중에 같은 상황이 왔을 때 잘 대처할 수 있다. 전보다 쉽게 타자들을 잡아낼 수도 있다”며 “경기 전에 10가지 정도 적어 놓은 메모를 보고 들어간다. 또 잠깐 보는 메모도 있다. 매일 적지는 않지만 그래도 복기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안우진은 한국야구가 낳은 몇 안 되는 진정한 천재 중 한 명이다. 150km 중후반대 강속구를 자유자재로 던지면서도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스태미너와 강한 어깨를 가지고 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부분만 보더라도 안우진은 충분히 최고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안우진은 노력하는 천재였다. 어린 나이에 최고가 됐음에도 성공에 취하지 않았다. 끊임없이 자신을 몰아붙이면서 보완점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선천적으로 남들이 가지기 힘든 재능을 가지고 있으면서 후천적인 노력도 최고 수준이었다.

작은 부분만 봐도 큰 부분을 알 수 있다. 안우진이 왜 젊은 나이에 한국야구 최고의 투수가 됐는지 한눈에 알아볼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이었다.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의 노력이 결국 마운드 위에서의 화려함으로 이어졌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노력하는 천재다.

[민준구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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