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위성발사 시도하던 버진오빗, 상장 15개월만에 파산

미국의 위성발사 업체 버진 오빗(VORB)이 파산보호를 신청했다고 CNBC가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지난 1월 영국 남서부 콘월 우주공항에서 진행된 버진 오빗의 발사 실험에 앞서 한 남성이 우주인으로 분장하고 퍼포먼스를 진행하고 있다. 이 실험이 실패로 돌아가면서 버진 오빗의 자금 사정이 급속히 나빠졌다.

2017년 영국 억만장자 리차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이 설립한 버진 오빗은 민간 개발 발사체를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한 소수의 미국 로켓 회사중 하나다. 보잉 747 제트기를 개조해 비행중 항공기 날개 아래에서 로켓을 떨어뜨려 인공위성을 우주로 보내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2021년 상업 서비스를 시작했고 SPAC 합병으로 나스닥에 상장됐다. 상장 당시 회사 가치는 거의 40억 달러(약 5조2500억원)에 달했다. 그러나 3일 종가 기준으로 버진 오빗의 시장 가치는 6500만 달러로 줄어들었다. 버진 오빗 지분의 18%는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국부펀드인 무바달라가 보유하고 있다.

2020년부터 6개의 미션에서 4번의 성공과 2번의 실패를 기록했지만, 마지막 시도에서 발사중 문제로 로켓이 궤도에 도달하지 못하고 바다에 추락하는 실패를 겪은 바 있다. 올해 1월 영국 남서부 콘월 우주공항에서 발사를 시도했는데, 이 발사가 실패한 게 자금난의 원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

당시 론처원(위성 발사체 Launcher One)발사에는 성공했으나, 곧 비행 중 이상 현상이 감지돼 지구궤도에 오르지 못했다. 올해 1월 실패를 두고 론처원 상단에 있는 연료 필터가 비행 중 헐거워진 것이 문제였다고 버진오빗은 설명했다.

CNBC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분의 75%를 소유한 대주주인 브랜슨이 더 이상 자금을 지원하지 않으면서 몇 달간 자금 조달을 추진해왔으나 실패했다. 악화된 재무 상태 개선을 위해 자금 조달을 추진했으나 실패하고 법원에 파산보호 조항인 챕터 11 신청서를 제출한 것.

리처드 브랜슨 버진그룹 회장.

이와 관련해 댄 하트 버진 오빗 최고 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현재로서는 파산보호 절차가 회사의 가치를 극대화하고 효과적으로 마무리하는 최선의 길”이라며 회사의 미래를 위해 매각 절차를 신속하게 마무리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버진 오빗은 또 버진 인베스트먼트의 약정으로 회사가 점유채무자(DIP) 파이낸싱을 통해 3160만 달러의 새로운 자금을 확보하게 됐다고 밝혔다. DIP 파이낸싱은 챕터 11에 따라 파산 보호를 신청한 기업이 사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자금을 지원하는 제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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