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없이 이스라엘 구금된 팔레스타인 주민 1000명 넘어”

이스라엘 인권단체 " 2003년 이후 최다”

지난 2월 2일(현지 시각)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당국이 구금한 주민의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를 열고 있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이스라엘 우파 정부가 출범하면서 팔레스타인과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정식 기소와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이스라엘에 구금된 팔레스타인 주민이 1000명을 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이 4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더타임스오브이스라엘은 이날 현지 인권 단체 하모케드를 인용, 이달 현재 정식 기소와 재판 절차 없이 구금된 사람이 1016명이라고 밝혔다. 이들 중 대부분은 이스라엘 군법에 따라 최장 6개월씩 구금 기간을 무제한 연장할 수 있는, 이른바 ‘행정 구금(administrative detention)’ 상태의 팔레스타인 주민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 유대인은 4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하모케드 측은 이처럼 행정 구금 상태인 팔레스타인 주민의 수가 “2003년 5월 이후 최다”라고 설명했다. 당시는 이스라엘 당국에 대한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저항이 거세졌던 ‘제2차 인티파다(the Second Intifada)’ 시기였다.

이스라엘 요르단강 서안 베들레헴 인근 다이헤 난민촌에 거주하는 마날 아부 바크르(48)는 자신의 아들 모하메드(28)가 행정 구금으로 대학 4년 생활을 모두 잃었고, 언론인 남편은 지난 30년 중 17년을 옥살이했다며 “악몽이 끝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고 호소했다.

제시카 몬텔 하모케드 국장은 “충격적인 수치”라며 “(당국은) 예외여야 할 조치를 취하는 데 더욱 거리낌이 없어지고 있다. 이제 기소나 재판 절차를 거치지 않고 사람들을 가두는 게 자연스러워졌다”고 비판했다. 하모케드는 또 정식 재판 절차를 통해 유죄 판결을 받고 구금된 팔레스타인 주민이 2416명이고, 당국이 조사를 위해 구금시킨 사람도 1409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