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역사적’ 기소인부절차 출석… ‘성추문 입막음’ 등 34건 모두 부인
미국 역대 전·현직 대통령 최초로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법원에 출석해 무죄를 주장했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등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열린 기소인부 절차에 출석해 34건의 혐의를 전면 부정했다고 보도했다.
앨빈 브래그 맨해튼 지검 검사장은 기소인부 절차 종료 후 성명을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와 관련, “불리한 정보와 불법 행위를 유권자들에게 숨기기 위해 기업 정보를 조작한 것”이라고 밝혔다.
브래그 검사장은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인부 절차를 마친 직후 뉴욕시 지방법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도널드 트럼프는 2016년 대선 기간 불리한 정보를 유권자들에게 숨기는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면서 “이를 감추기 위해 기업 문건을 반복적으로 위조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받고 있는 기업 문건 조작 혐의를 선거법 위반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브래그 검사장은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의 폭로를 막기 위해 돈을 사용한 의혹이 모두 3건이라며 각각의 사례를 제시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대니얼스의 혼외 성관계 폭로를 막기 위해 자신의 변호인인 마이클 코언을 통해 13만달러(약 1억7000만원)를 지급한 뒤 이를 트럼프그룹 돈으로 변제해주는 과정에서 ‘법률 자문 비용’으로 꾸며 뉴욕주 법률을 위반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혼외 자식이 있다고 주장하던 뉴욕 트럼프타워 도어맨에게 3만달러(4000만원)를 지급한 사실도 검찰이 법원에 제출한 범죄 사실 자료에 포함됐다.
브래그 지검장은 “뉴욕주 법에 따라 다른 범죄를 숨기고 속이려는 의도로 기업 문건을 위조하는 것은 중범죄”라며 “(트럼프는) 다른 범죄를 숨기기 위해 34건의 허위 자료를 만들었다. 당신이 누구든 간에 우리는 심각한 범죄 행위를 정상적인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고 그렇게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1시쯤 전날 도착해 머문 트럼프타워를 나서며 지지자들을 향해 주먹을 들어 보이기도 했다. 법원으로 가는 차량 안에서는 자신이 만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너무나도 초현실적”이라면서 “이런 일이 미국에서 일어난다는 것을 믿을 수 없다”고 썼다.
NYT에 따르면 남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 차림이었던 트럼프 전 대통령은 재판정 앞줄에 마련된 피고인 자리에 변호팀과 함께 착석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기소인부 절차를 진행한 후안 머천 판사가 피고인의 권리를 읽어주는 과정에서 “이해했느냐”는 질문에 “네”라고 짧게 답했을 뿐 다른 발언을 하진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인부 절차가 끝난 뒤에도 언론이나 지지자를 향해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고 곧바로 차량에 탑승해 뉴욕 라과디아 공항으로 이동했다.
한편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기소인부 절차에 출석하기 전에 다른 기소자들처럼 지문을 찍고 신분을 확인했다. 일반적인 형사사건은 경찰서에서 이 과정을 진행하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하는 것으로 사전에 정리됐다.
범인 식별용 얼굴 사진인 머그샷 촬영은 취소됐다. 뉴욕 당국은 머그샷이 유출될 가능성을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머천 판사는 오는 12월4일 법원에서 다시 검찰과 변호팀의 의견을 듣겠다고 밝혔다.
백악관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과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꼈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사건에 대한 백악관 입장을 묻는 말에 “진행 중인 사건이므로 언급하지 않겠다”고만 잘라 말했다.
장피에르 대변인은 “이것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초점이 되는 일이 아니며 그는 미국인에 대해 집중할 것”이라며 “대통령은 미국인을 위해 지속해서 물가를 낮추는 것과 같은 일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물론 이번 일은 많은 매체에서 매일 매시간 보도하고 있다. 그래서 바이든 대통령은 그 뉴스를 따라잡을 순간이 있을 때 그렇게 할 것”이라며 “하지만 이것은 오늘 대통령의 (관심의) 초점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과학기술자문위를 열고 인공지능(AI) 관련 회의를 주재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기소와 관련해 극도로 말을 아끼며 거리를 유지하는 중이다.
워싱턴=박영준 특파원 yj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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