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도 이런 걸 보는구나…‘밈’ 날개 달고 알고리즘 누비는 BTS

남지은 2023. 4. 5.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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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BTS)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흐름을 꿰뚫는다는 것이다.

방탄소년단은 그동안 자체 제작 콘텐츠 <달려라 방탄> 과 팬들과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화제의 '밈'을 자주 따라 했다.

팬들은 방탄소년단을 보면서 오히려 요즘 유행하는 밈을 알게 되기도 한다.

'밈'은 젊은 세대들이 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유행을 빠르게 흡수하는 행위가 방탄소년단의 창의력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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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제의 밈 죄다 파악 팬들이 배울 정도
단순 즐기기로 끝나지 않고 뮤비 활용도
방탄소년단이 <유 퀴즈 온더 블럭>에 출연해 당시 화제가 된 팬의 행동을 따라하고 있다. 화면 갈무리

방탄소년단(BTS)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흐름을 꿰뚫는다는 것이다. 앨범마다 시대에 맞는 노랫말을 넣고, 엔터 시장의 변화도 재빠르게 읽는다. 그들이 꿰뚫고 있는 게 또 있다. 바로 인터넷상에서 화제가 되는 ‘밈’(인터넷에서 유행하는 이미지나 짧은 영상과 글 등)이다. 이들은 최신 유행하는 밈을 죄다 파악하고 있어 팬들도 놀랄 정도다.

지난 2월28일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라이브 방송을 보던 이들은 그들의 ‘밈’ 파악력에 또 한번 감탄했다. 정국은 유튜브에서 화제인 드라마 속 장면을 따라 했다. “물어본 사람~♬ 궁금한 사람~♬.” 드라마 <치얼업>에서 여자 주인공 도해이(한지현)가 “나 과탑”이라는 남자 주인공을 비꼬며 부른 노래다. 굳이 검색하지 않아도 관련 영상을 찾아주는 알고리즘 덕에 많은 이들이 이 영상을 보게 됐다. 정국이 이 ‘밈’을 본 걸 인증하자, 온라인에는 또다시 질문이 쏟아졌다. “방탄소년단의 밈 알고리즘이 궁금해!”

<지붕 뚫고 하이킥> ‘모기송’ 부르는 정국. 화면 갈무리

방탄소년단은 그동안 자체 제작 콘텐츠 <달려라 방탄>과 팬들과 라이브 방송을 하면서 화제의 ‘밈’을 자주 따라 했다. <1박2일>에서 김종민이 요리 방법을 알려주는 식당 주인의 지시를 따르는 게 아니라 주인의 설명을 똑같이 따라 말하는 장면이나, <슈퍼스타케이(K)>에서 심사위원 길과 한 출연자 사이에서 오간 “아니 있었어요. 아니 없어요. 아니 있었어. 아니 그냥 없어요”라는 대사도 밈의 대상이었다.

드라마 대사는 기본이다. “곤란하다. 나 예쁜 척하니까 재수 없지. 곤란하다. 그렇게 태어난 건데.”(<쌈, 마이웨이>)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 이광수가 부른 ‘모기송’도 따라 불렀다. “간지러웠어~♬”

팬들은 방탄소년단을 보면서 오히려 요즘 유행하는 밈을 알게 되기도 한다. 이들의 팬은 개인 블로그에 “정국이 라이브 방송 중 한 대사를 읊었는데 대체 뭔가 싶어 찾아보니 <코미디 빅리그> 속 캐릭터였다”고 썼다. 또 다른 팬은 <한겨레>에 “방탄소년단이 가수들이 무대에서 하는 멘트도 많이 따라 해서 그들 덕분에 좋아하게 된 힙합 가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민과 정국이 게임 유튜버의 노래를 신나게 부르고, 한 배구 애니메이션에 나온 블로킹 동작을 흉내 내는 모습을 보고 “방탄도 이걸 보는구나” 싶어 이들이 친근하게 느껴지기도 한단다.

<무한도전> 노홍철 몸짓 따라한 ‘다이너마이트’ 뮤직비디오 장면. 화면 갈무리

단순히 밈을 보고 즐기는 데서 끝내지 않는다. 이들이 2020년 내놓은 ‘다이너마이트’ 두번째 뮤직비디오에는 노홍철이 <무한도전> ‘완전 남자다잉’ 편에서 스킨을 손에 붓고 바를까 말까 하는 동작을 따라 하는 장면이 있다. 촬영장에서 멤버들이 장난처럼 행동한 것을 담아 공식 뮤직비디오 외에 또 다른 버전을 만든 것이다.

‘밈’은 젊은 세대들이 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유행을 빠르게 흡수하는 행위가 방탄소년단의 창의력에도 도움이 됐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창작은 혼자 하는 게 아니고 대상이 있고 그걸 공감하는 이들이 있어야 한다. 시대가 뭘 요구하는지, 원하는지 아는 게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요즘 세대들이 무엇을, 왜 좋아하는지를 파악하고 있는 것이 방탄소년단한테 여러가지 면에서 도움이 됐을 것 같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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