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 끄다 ‘남직원’ 마음에 불지른 대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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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대전과 충남 금산 경계지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이 바람을 타고 확산하면서 산림당국은 '산불 3단계'를 발령했고, 대전시는 공무원들을 비상 소집했습니다.
하지만 꺼져가는 '산불'과 달리 대전시 공무원들 사이에는 또 다른 '불씨'가 타올랐습니다.
대전시는 산불 당일(2일) 저녁 7시쯤 '산불현장에 비상대기 중 여직원 및 집결 중인 여직원은 귀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단체 문자를 전송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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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불 비상근무 남자 직원만?..'성차별 논란'
지난 2일, 대전과 충남 금산 경계지의 한 야산에서 불이 났습니다. 불이 바람을 타고 확산하면서 산림당국은 '산불 3단계'를 발령했고, 대전시는 공무원들을 비상 소집했습니다.
공무원들은 민가 근처 불을 끄는 것은 물론, 인근에 있는 요양원과 병원 입소자의 대피를 돕는 일 등에 투입돼 산불 대응에 힘을 보탰습니다.
하지만 꺼져가는 '산불'과 달리 대전시 공무원들 사이에는 또 다른 '불씨'가 타올랐습니다.
대전시가 소속 공무원들에게 보낸 단체 문자가 발단이었습니다.
대전시는 산불 당일(2일) 저녁 7시쯤 '산불현장에 비상대기 중 여직원 및 집결 중인 여직원은 귀가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내용의 단체 문자를 전송했습니다.
개인의 건강이나 질병, 사정과는 상관없이 성별만을 잣대로 산불 대응 인력을 규정지은 겁니다.
대전시는 이에 그치지 않고, 4시간 뒤 또다시 문자를 보냈는데 다음 날(3일) 아침 6시, '남직원'들은 '산불 비상근무 버스'에 올라타라는 문자였습니다.
■ '역차별 논란'에 기름 부은 대전시
대전시가 보낸 단체 문자는 익명 커뮤니티 등을 통해 퍼져나갔습니다. 근무 지침을 두고 '성차별'이라는 불만이 쏟아졌습니다.
해당 글을 쓴 공무원은 "대전 산불 근무에서는 남자만 공무원인가?"라며 불만을 토로했고, 또 다른 공무원은 "다른 회사도 남자만 역차별당하냐"며 거들었습니다. 이를 본 다른 직장인들도 "공무집행에 남녀가 어디 있냐"며 대전시의 지침을 질타했습니다.
여직원들도 대전시의 '근무지침'이 불편한 건 마찬가지입니다. 이미 산불 현장에 투입돼 남직원들과 같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집에 돌아가라고 하니 당황스러웠다는 겁니다. 한 대전시 여직원은 "배려받는다는 느낌보다는 '내가 뭐지?' 하는 소외감이 들었다"고 전하기도 했습니다.
같이 고생해놓고 일을 하지 않은 것처럼 보이는 데다, 평소 성인지 감수성 교육과도 배치된다는 의견들이 줄을 이었습니다.
■ 대전시, "체력적으로 남직원 유리...사려 깊지 못했다"
대전시는 논란이 일자 해명을 내놨습니다. "산불 현장에서는 험한 일을 많이 해서 체력적으로 남자 직원들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문자 내용에 대해서는 "사려 깊지 못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당장은 산불 진화가 급선무고 이후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입장을 밝히겠다"고 말했고, "향후 산불 비상근무에는 남녀 직원 구분 없이 투입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험한 일에는 남자 직원들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는 해명은 오히려 '성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이 얼마나 뚜렷한지 보여줄 뿐이었습니다.
시대가 변했고, 사회 전반적인 성 평등 의식도 높아지면서 공직사회 분위기도 바뀌고 있습니다. 적어도 국민의 안전을 지키는 일에서는 '성별'로 역할을 구분 짓지 않아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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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연선 기자 (zio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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