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하다…분명 잘한 것 같은데 끝나면 패한 팀은 한화뿐이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butyou@maekyung.com) 2023. 4. 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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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일이다. 분명 잘한 것 같은데 경기가 끝나면 매번 지고 만다.

경기력이 나아진 것 같은 느낌은 드는데 정작 승리에 필요한 점수는 뽑지 못하거나 역전을 허용한다.

3년 연속 꼴찌의 수모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겨울 그 어느 팀보다 활발한 움직임을 가졌던 한화 이야기다. 한화는 90억 원을 들여 채은성을 영입했고 포수 최대어 양의지를 잡기 위해 150억 원 가까운 예산을 책정했던 것으로 화제가 됐었다.

한화 선수들이 경기에서 패한 뒤 쓸쓸하게 퇴장하고 있다. 사진=천정환 기자
그러나 성과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이제 고작 3경기를 했을 뿐이지만 어찌 됐건 한 경기도 이기지 못했다. 당연히 또 꼴찌다.

경기력이 좋아졌다는 건 피부로 느껴진다. 전력이 나름 탄탄해졌다. 하지만 경기가 끝나면 늘 진 팀은 한화다.

공격력은 제법 힘이 실리고 있다.

신형 4번 타자 노시환은 3경기 만에 홈런포를 가동했다. 타율도 대단히 높다. 무려 0.571이나 된다.

FA로 영입한 채은성의 방망이도 불을 뿜고 있다. 타율이 0.417이나 된다. 홈런이 없다는 건 다소 아쉬운 대목이지만 제 몫은 다 해내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찬스가 노시환 채은성에 걸리면 언제든 점수를 낼 것 같은 분위기가 만들어진다. 지난해까지 없었던 흐름이다.

그러나 외국인 타자 오그레디가 0.214에 그치고 있고 한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했던 이명기도 타율이 0.125에 머물러 있다. 찬스를 많이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투수력이 버티지 못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불펜이 매 경기 무너지며 좋은 흐름을 자꾸만 내주고 있다.

선발도 잘 안 굴러가고 있지만 불펜에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가장 믿었던 투구 강재민은 평균 자책점이 13.50이나 된다. 마무리 후보였던 김범수는 평균 자책점은 0이지만 8타자를 상대해 안타를 4개나 맞았다. WHIP가 2.40이나 되고 피안타율은 0.500에 이른다.

믿고 쓴다고 말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마무리 장시환도 평균 자책점이 13.50이다.

베테랑 정우람이 3경기 모두 출격하며 무실점으로 호투하고 있지만 다른 투수들이 버텨주질 못하고 있다.

3경기서 모두 1점차 패배를 당했다는 점이 불안한 한화 불펜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어렵게 점수를 뽑아 앞서 나가도 바로 추격을 허용하는 최악의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진정한 강팀은 1점차 승부에 강한 팀이 아니라 여유 있는 점수차로 많은 경기를 이기는 팀이다. 1점차 패배가 많다는 건 그만큼 이기는 길을 잘 모르고 헤매고 있다는 뜻이다.

공격은 치는 선수만 치고 있고 마운드는 선발 불펜을 가리지 않고 무너지고 있다.

잘하는 선수가 있긴 한데 이음새가 약한 탓에 시너지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분명 지난해보다 잘하고 있다고 할 수 있지만 결과는 똑같은 1패일 뿐이다.

그 어느 해보다 전력이 평준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시즌이다. 이런 시즌에 초반 승부에서 밀리면 만회가 대단히 어려워진다. 층층이 비슷한 힘을 지닌 팀들이 줄을 서게 되기 때문이다. 어지간한 연승으로는 꼴찌에서 중위권까지 치고 올라가기 어려워진다.

한화의 4월 승부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이유다.

이제 3경기를 했을 뿐이다. 아직 반전의 기회는 남아 있다. 하지만 투수력이 살아나기 전에는 매 경기 어려운 흐름이 이어질 수밖에 없다.

공격도 몇몇 선수들에게만 화력이 집중되면 견제만 부를 뿐이다. 그러다 타격감이 흔들리는 것은 하루아침에 이뤄진다.

이른 시일 내에 팀이 정상적인 운영을 해야 하는 이유다. 잘해 보이는 것은 아무 소용 없다. 경기가 끝났을 때 많이 웃는 팀이 진짜 강팀이다.

경기력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승리라는 결과물이다. 한화의 첫 승은 언제쯤 이뤄질까. 최대한 그 시기를 당기고 이기는 비율을 더 높여야 살아남을 수 있다.

거듭 강조하지만 올 시즌 4월은 많은 것을 가를 수 있는 한 달이다. 첫 달을 어떻게 보내느냐에 따라 시즌 성패가 갈릴 수 있다.

한화의 빠른 분발이 절실한 이유다.

[정철우 MK스포츠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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