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軍 만행에 분노한 젤렌스키 “푸틴, 요강 놓인 지하실서 여생 보내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의 감금과 학살이 자행됐던 키이우 북부 마을 야히드네에서 해방 1주년 기념 연설을 하고 있다. 2023.04.04 ddy04002@yna.co.kr (끝)

[파이낸셜뉴스] 러시아군 학살 현장을 방문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해 독설을 쏟아냈다.

AFP 통신 보도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과 함께 작년 이맘때 러시아군의 감금·학살이 자행된 키이우 북부 마을 야히드네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을 향해 그가 요강이 비치된 지하실에서 여생을 보내길 바란다고 말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직후인 작년 3월 초 야히드네를 점령했다가 한달만에 철수했다. 젤렌스키 대통령과 하베크 독일 부총리는 이날 이 도시를 찾아 해방 1주년을 기념했다.

당시 러시아군은 이곳에서 주민 367명을 납치해 학교 지하실에 27일간 감금했다. 피해자 중에는 어린이 77명과 18개월 된 영아도 있었다.

60평 남짓이었던 해당 지하실은 300명이 넘는 주민들을 수용하기에 턱없이 좁았다. 또 환기가 제대로 되지 않아 일부 노약자들은 호흡곤란을 겪다가 질식사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군이 야히드네를 탈환했을 때는 이미 11명이 세상을 떠난 뒤였다.

당시 러시아군은 피해자들이 지상에 있는 화장실을 사용하지 못하게 막았기 때문에 피해자들은 양동이에 대소변을 봐야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나는 러시아 대통령이 화장실로 쓸 수 있는 양동이가 있는 지하실에서 여생을 보내길 바랐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감금 당시 피해자들이 지하실에서 죽어간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 이들의 이름을 지하실 한쪽 벽에 적었고, 어린이들은 우크라이나 국가를 써내려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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