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알고 있네'… 유니폼 바꿔 입은 양의지,박세혁 [곽경훈의 현장]
[마이데일리 = 곽경훈 기자] '우리 둘 다 잘 하자' 박세혁 어깨 툭 쳤던 양의지. 그리고 미소를 지었던 박세혁
4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진행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두산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 경기에는 특별하게 눈길이 쏠린 스토리가 있었다.
바로 두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양의지와 박세혁의 스토리다. 양의지는 2010년부터 2018년까지 두산의 주전 포수로 뛰었고, 2012년 두산에 입단한 박세혁은 양의지가 두산을 떠나기 전까지 백업 포수였다.
상무 제대한 2016년 이후 박세혁은 현역 최고 포수 양의지에게 가려져 제대로 실력 발휘를 하지 못했다.
그리고 양의지는 2018년 12월 4년 총액 125억원으로 FA 계약을 하면서 NC 유니폼을 입었고, 양의지에 가려졌던 박세혁은 주전 포수로 그해 두산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우승 포수'라는 타이틀을 달았다.
그리고 시간이 지난 4년 뒤인 지난해 11월 양의지는 4+2년 총액 152억 원의 계약으로 친정팀인 두산으로 복귀를 했다. 반면 박세혁은 FA로 이번 시즌부터 NC 유니폼을 입었다.
두 사람은 엇갈린 운명으로 시즌 첫 맞대결을 펼쳤다. 양의지는 4년간 한솥밥을 먹던 NC를 적으로, 박세혁 또한 NC 유니폼을 입고 친정팀 두산을 적으로 상대했다.
1회초 2번타자로 등장한 NC 박세혁은 타석에 들어서면서 본부석과 1루 두산 응원 단상을 향해서 모자를 벗어 인사를 했다. 두산 팬들은 박세혁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1회초 박세혁은 좌익수 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났다. 7회초 1사 타석에 들어온 박세혁은 7구 120km의 커브에 스탠딩 삼진으로 물러났다. 완벽하게 속은 박세혁은 양지를 보면서 미소를 지었다. 완벽한 볼 배합으로 3타수 무안타로 만든 양의지 노림수에 어이가 없는 표정이었다.
▲박세혁이 120km의 커브 스크라이에 삼진을 당하고 있다.
▲양의지가 1회초 타석에 들어서는 NC 박세혁의 어깨를 두드리고 있다.
▲두산 양의지가 8회말 2사 1루에서 김인태의 적시타 때 전력 질주로 결승점을 만들고 있다.
두 선수의 맞대결에서 양의지는 안타 1개, 볼넷 3개로 전 타석 출루에 성공했고, NC 박세혁은 3타수 무안타 그리고 팀의 패배로 고개를 숙여야 했다.
경기는 8회까지 양팀 모두 실점을 하지 않으며 팽팽했다. 8회말 2사 1루에서 김인태의 우중간 적시타 때 1루주자 양의지가 전력 질주로 선취점을 올렸다.
양의지는 경기 후 자신의 득점 상황에 대허서 "상대가 변화구를 던질 것이라 예상하고 과감히 뛰었다. 3루 코치님만 보고 달렸는데 득점으로 연결돼 다행이다"라고 밝혔다.
두산 이승엽 감독도 "오늘 경기의 수훈갑은 100%출루와 함께 투수들을 잘 이끈 양의지"라고 칭찬했다.
두산 선발 곽빈은 7회까지 무실점, 2피안타 10탈삼진을 뽑으며 선전을 했다. NC 송명기도 5와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 호투했지만 승리를 만들지는 못했다.
[NC 박세혁이 7회초 120km의 커브에 완전히 속은 뒤 양의지를 보면서 씁쓸한 미소를 짓고 있다. 사진 = 곽경훈 기자 kphoto@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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