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의실서 옷 벗었다가 "과다노출" 경고…황당한 호주해변 규칙

호주 테리갈 해변 /사진=CNN 갈무리

호주의 수상인명구조 협회가 최근 해변을 이용한 회원들에게 샤워실과 탈의실에서 옷을 벗는 것을 금지했다. 황당한 방침이라는 지적에 논란이다.

5일 CNN 등 외신에 따르면 호주 해양수영 선수 나다 팬틀은 지난달 남동부 뉴사우스웨일스주 테리갈 해변의 탈의실을 이용했다가 관리자로부터 규정 위반 경고 서한을 받았다.

탈의실 이용 중 과도한 노출을 했다는 이유다. 서한에는 과도한 노출은 용납되지 않으며, 규칙을 무시하면 징계받거나 회원 자격이 해지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 해변을 관리하는 수상인명구조 협회는 지난해 12월부터 "샤워할 때 수영복을 착용하고, 옷을 갈아입을 땐 몸에 수건을 두르라"는 정책을 내놓은 상태다. 또한 아이와 단독으로 샤워실이나 탈의실에 있는 것도 피해야 한다.

협회는 이를 '아동 안전 정책'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테리갈 수상인명구조 협회엔 회원 949명이 있는데 이들 중 3분의 1 이상이 16세 미만 어린이들이다. 어린아이들이 모르는 성인의 나체를 보고 놀라는 일을 방지하겠다는 취지다.

팬틀은 해당 정책에 대해 "탈의실에서 옷을 벗었다는 이유만으로 내가 성적 수치심을 제공한 것처럼 취급받았다"며 "어떻게 샤워를 하고 몸을 말리는 데 옷을 벗지 않을 수 있냐"고 협회를 비판했다.

다른 이용자도 "끔찍하고 후진적인 정책", "내가 내 몸을 숨겨야 한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등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효주 기자 app@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