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평] 대학교육의 미래는 생성 AI 활용에 달려 있다
최근 다소 충격적인 뉴스를 접했다. 대학생 10명 중 7명이 실질적으로 구직을 단념한 상태라는 것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지난해 전국 4년제 대학의 재학생 및 수료·졸업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의 65.8%의 학생들이 의례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거나, 아예 하고 있지 않다고 응답했으며, 이 중 49.5%의 학생들이 그 이유로 자신의 역량이나 기술, 지식 등이 부족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기사를 보며 문득 대학교육이 제대로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지 못한 것은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들었다. 대학교육 문제의 원인은 무엇일까.
주된 원인으로는 개별화 맞춤형 교육의 불충분함을 들 수 있다. 개별화 맞춤형 교육은 학생의 흥미, 적성, 재능 등의 특성을 고려한 교육을 통해 역량과 잠재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어 가장 바람직한 교육의 모습 중 하나로 논의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학은 학생의 규모, 경제·기술적 문제 등 다양한 이유로 개별화 맞춤형 교육 실현에 애를 먹고 있다. 그런데 최근 이러한 문제를 넘어 개별화 맞춤형 교육의 실현을 도와주는 방법이 여러 방면에서 논의되고 있다. 주목받고 있는 방법 중 하나는 AI의 활용이다. 미국 애리조나 주립대에서는 AI에 기반한 적응적 학습 프로그램(Adaptive Learning Program)을 도입하였고, 그로 인해 학생들의 학습역량이 크게 향상되는 결과가 나타났다.
이와 같은 결과와 더불어 최근에는 더욱 희망적인 기대를 할 수 있게 됐다. 바로 생성 AI(Generative AI)의 출현 때문이다. 생성 AI란 텍스트 프롬프트를 바탕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생성하는 AI를 말한다. 놀라운 점은 사용자가 AI에 대한 지식이나 특별한 기술을 갖추고 있지 않더라도 간단한 텍스트의 입력만으로 원하는 정보와 콘텐츠를 순식간에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생성 AI의 활용은 대학교육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이며, 이 변화는 '트리플A'로 정리할 수 있다. '적응형 학습(Adaptive Learning)', '교육의 자동화(Automation of Education)', 그리고 AI에 대한 '접근성(Accessibility)'이 바로 그것이다.
우선 생성 AI로 인해 대학교육에서 '적응형 학습'이 실현되면 학생들은 생성 AI를 수업에 활용함으로써 개별적인 요구에 따라 선별된 정보와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으며, 최종 결과물에 대해서도 개별적 피드백을 제공받을 수 있다. 교수자 역시 본인이 시행하고자 하는 학습활동 및 학습자의 특성에 부합되는 교수·학습 전략과 방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다.
또한 '교육의 자동화'가 크게 진전되면서 학습자는 자동으로 요약·정리된 자료를 활용해 비판적 사고 및 창의적 아이디어 도출 등 고차원적인 사고에 보다 집중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교수자는 수업 콘텐츠 제작을 위한 이미지 및 동영상을 따로 찾을 필요 없이 그때그때 생성하여 활용할 수 있다. 더욱이 평가의 자동화 역시 가능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대학교육의 효율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상의 변화를 제공할 AI에 대한 '접근성'이 매우 높아진다는 점이다. 기존에 AI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과 인프라의 구축, 그리고 AI에 대한 높은 전문성이 요구되었던 반면, 생성 AI는 컴퓨터와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진다는 장점이 있다.
물론 아직은 많은 한계가 존재한다. 지적재산권 침해나 자료의 신뢰성과 윤리적 판단이 불가능하다는 문제 등은 해결되지 않은 숙제이다. 따라서 생성 AI를 활용하는 학습자 및 교수자는 충분한 디지털·정보 리터러시를 갖출 필요가 있으며, 저작권과 AI 윤리에 대한 높은 이해가 수반돼야 한다. 그러나 구더기 무섭다고 장 못 담글까. 교육환경에서 생성 AI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활용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점차적으로 대학교육 현장에 적용하기 위한 건설적인 논의가 지속된다면 보다 발전된 교육현장을 만나 볼 수 있을 것이다. 생성 AI가 변화시켜 나갈 미래의 대학교육의 모습을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기다려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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