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3%? 이자 갚기도 빠듯"…가계대출 잔액 15개월째 감소

5대 은행 가계대출 잔액 15개월 연속 감소세
2분기에나 기존대출 금리 하락 전환…부동산 소비심리가 관건

ⓒ News1 윤주희 디자이너

(서울=뉴스1) 한유주 기자 =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하 움직임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 잔액은 올들어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금리가 내렸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에 머무는 데다 부동산 경기악화까지 겹치며 대출 수요가 줄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지난해부터 15개월 연속 줄고 있다. 3월말에도 가계대출 잔액이 전달보다 4조6845억원이 감소한 680조7661억원을 기록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도 두달 연속 감소했다. 5대은행의 3월말 주담대 잔액은 511조2320억원으로 전달대비 1조5537억원 줄었다. 신용대출 잔액도 110조9402억원으로 전달보다 2조5463억원 감소했다.

대출잔액이 줄고 있다는 것은 신규 대출을 늘지 않고 오히려 차주들이 기존 대출을 상환하는 규모가 더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차주들이 대출을 받아 매달 이자를 갚아나가기에는 현 금리수준이 너무 높다는 방증이다.

은행권은 최근 '상생 경영'의 일환으로 대출 금리를 낮추고 있다. 그 결과 지난해 하반기 8%를 넘은 은행권 주담대 고정금리 하단은 연 3%대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조정된 금리는 신규대출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대출 차주들은 금리하락세를 쉽게 체감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은 올해 2분기 이후에나 기존대출금리도 하향세로 전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부동산 경기 악화도 가계대출 감소를 이끌고 있다. 최근 서울을 중심으로 집값 하락폭이 둔화되는 등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개선되는 분위기가 나타나지만, 여전히 금리와 부동산 가격이 고점이라는 인식도 상당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매수 심리가 더디게 회복되면서 신용대출에 비해 감소세가 완만했던 주담대도 2개월 연속 줄어든 것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워낙에 금리가 많이 오른 상태에서 하향 조정되고 있는 상황이어서 체감이 어려웠지만 이제 조금씩 금리하락을 체감하는 분들이 늘어날 것이기 때문에 감소세가 계속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면서 "대출규제 완화로 집을 사려는 수요가 조금씩 늘고 있기 때문에 주담대는 회복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why@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