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 멈추지 않을 것”…‘미스터 션샤인’ 황기환, 100년 만에 고국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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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제 모델인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오는 10일 고국으로 돌아옵니다.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만나자'던 약속 낯선 미국 땅에 묻힌 지 무려 100년 만에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보훈처는 2019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미국 법원에 유해 봉환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족보나 유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확인되지 않아 법원의 승인을 받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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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가요, 동지들. 독립된 조국에서 See you again(다시 봅시다). ”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마지막 회 中-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주인공 ‘유진 초이’의 실제 모델인 황기환 애국지사의 유해가 오는 10일 고국으로 돌아옵니다.
‘독립된 조국에서 다시 만나자’던 약속… 낯선 미국 땅에 묻힌 지 무려 100년 만에 지킬 수 있게 됐습니다.
■ 조국 독립 위해 세계 누빈 황기환 지사
흑백 사진 속 청년 한 명이 눈에 띕니다. 대한민국임시정부 파리위원부 서기장이었던 황기환 지사입니다.
1886년 4월 4일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황 지사는 19살이던 1904년, 증기선을 타고 미국 호놀룰루로 입항했습니다. 황 지사는 미국 유학 중 제1차 세계대전이 터지자 미군에 자원 입대했고, 유럽 전선에서 중상자 구호 임무를 맡았습니다.
종전 이후에도 황 지사는 미국으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대신, 1919년 6월 평화회의 참석차 프랑스 파리에 파견된 독립운동가 김규식 선생 등을 도왔고, 임시정부의 파리위원부 서기장으로 임명돼 독립 운동을 했습니다.
특히, 1919년 러시아와 북해를 거쳐 영국까지 오게 된 한인 노동자들이 일본으로 송환될 위기에 처하자, 황 지사는 영국 정부를 설득해 노동자 35명을 프랑스로 이주시키기도 했습니다.
황 지사는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서도 독립 운동에 힘썼습니다. 1919년 뉴욕헤럴드와의 인터뷰에서는 ‘한국에 자치권을 부여하겠다’는 일본의 발표를 정면으로 반박했습니다.
“우리가 싸우고 있는 것은 일본과 동등한 권리를 위해 싸우는 것이 아니다.
한국인의, 한국인에 의한, 한국인을 위한 한국의 완전한 독립을 위한 것이다. ”
“일본의 계획은 분명 실패할 것이며, 한국인들은 절대 독립운동을 멈추지 않을 것”
- 1919년 8월 25일 자 뉴욕헤럴드 인터뷰 기사 中 -
이후 황 지사는 대한민국임시정부 외교위원으로 조국 독립과 해외에 살고 있는 한인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 활동하다, 1923년 미국 뉴욕에서 심장병으로 서거했습니다.
■ 10년 만에 일궈 낸 유해 봉환…10일 안장식
그리고 잊혀졌던 황기환 지사는 85년이 지난 2008년, 뉴욕한인교회 장철우 목사가 마운트 올리벳 공동묘지에 안장된 황 지사의 묘소를 발견하면서 세상에 다시 알려지게 됐습니다.
국가보훈처가 2013년부터 황 지사의 유해 봉환을 추진해왔지만,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올리벳 묘지 측에서 유족이 없는 황 지사의 유해 파묘·봉환은 법원의 결정이 있어야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입니다.
보훈처는 2019년과 지난해 두 차례에 걸쳐 미국 법원에 유해 봉환 소송까지 제기했지만, 족보나 유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확인되지 않아 법원의 승인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보훈처와 뉴욕총영사관이 끈질기게 올리벳 묘지 측을 설득한 끝에 올해 1월 31일 기적적으로 파묘에 합의했습니다. 봉환 추진 10년 만에 이뤄낸 결실이었습니다.
이에 따라 보훈처는 오늘(5일) 유해 봉환반을 미국에 보냅니다. 봉환반은 현지 추모식 등의 일정을 진행한 뒤, 오는 10일 오전 황 지사의 유해를 모시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입니다.
이수민 기자 (waterming@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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