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는 현역, 넘보는 신인"…내년 총선서 TK 물갈이 태풍불까

김현태 2023. 4.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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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갈이론·높은 전략공천 가능성…현역 얼마나 생존할지 '예측불허'
"교체율 낮을 것" vs "절반 이상 교체" 전망 엇갈려…야권은 인물난

(대구=연합뉴스) 김현태 기자 =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대구·경북(TK)에서는 국민의힘 예비 후보군의 당내 눈치싸움이 치열하다.

'20대 국회의원 배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 특성상 공천은 곧 당선이라는 공식이 이어져 왔기 때문이다.

실제 현재 TK 의석(대구 12명, 경북 13명)은 모두 여당이 장악했다. 누가 당의 후보가 돼도 당선 가능성이 매우 높은 만큼 '전략공천'을 통한 물갈이 폭도 큰 편이다.

국민의힘 상임고문인 홍준표 대구시장도 올 초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중앙정치에서는 힘도 못 쓰고 동네 국회의원이나 하려면 시의원, 구의원을 할 것이지 뭐 하려고 국회의원을 하느냐"며 '눈치만 보는 재선 이상 전원 물갈이론'을 제기한 것도 지역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킨 바 있다.

앞서 21대 총선에서는 보수당의 TK 지역구 현역의원 교체율이 64%를 기록했다. 앞선 20대 총선 때도 대구의 현역 교체율은 75%, 경북은 46.2%에 달했다.

이 탓에 총선 때마다 TK에서는 현역 의원과 정치 신인간의 물밑 경쟁이 뜨겁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들은 지역민 염원 해결 등의 성과를 내세우며 저마다 지역구 사수를 자신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은 분위기다.

작년 11월 여론조사기관 한길리서치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천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현역 의원이 다음 총선에서 얼마나 교체돼야 하나'라는 물음에 TK 응답자의 88.3%가 '절반 이상 교체'를 원했다.

현역을 꺾기 위한 정치 신인들의 공천 물밑 작업도 만만치 않다. 이미 당 지도부 등과 교감에 나섰다는 소문도 심심치 않게 들린다.

'하루 앞둔 국회의원 선거, 대한민국의 선택' [연합뉴스 자료사진]

대구에서는 후보군의 구체적인 이름이 거론되며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임병헌 의원이 자리 잡은 중남구에서는 김재원 최고위원, 권영현 전 대통령직인수위 국민통합위원회 자문위원, 조재구 시장구청장군수협의회장(남구청장), 강사빈 청년나우정책연구소장 등이 대항마로 꼽힌다.

류성걸 의원의 텃밭인 동구갑에는 배기철 전 동구청장, 정종섭 한국국학진흥원 원장 등이 거론된다.

동구을은 현역인 강대식 의원이 최고위원으로 당내 입지를 다진 가운데 조명희 의원, 정해용 전 대구시 경제부시장, 우성진 동서미래포럼 공동대표, 오비호 국제e스포츠진흥원 대구경북연합 추진위원장이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이인선 의원이 지키는 수성을에서는 정상환 변호사, 권세호 회계사, 정순천 대구행복진흥사회서비스원장이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북구갑 양금희 의원의 재선 도전은 이상길 엑스코 사장을 넘어서야 할 것으로 지역에서는 내다본다.

'투표합시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제21대 국회의원선거 투표일인 15일 오전 서울 노원구에 마련된 상계1동 제6투표소에서 한 유권자가 투표하고 있다. 2020.4.15 hwayoung7@yna.co.kr

구체적인 지역구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권영진 전 대구시장과 이진숙 전 대전 MBC 사장 등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의 등판 가능성도 끓이지 않는다.

경북에서는 김영식 의원(구미을)에 맞서 허성우 전 대통령비서실 국민제안비서관이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만희 의원(영천·청도)의 안마당은 이종섭 국방부 장관, 김장주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가 새롭게 꿰차기 위해 경쟁할 것으로 점쳐진다.

또 김희국 의원(군위·의성·청송·영덕), 김병욱 의원(포항남·울릉), 김정재 의원(포항북)의 지역구도 다음 총선에서는 새로운 주인이 나타날 수 있다고 지역 정치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영덕·울진·봉화 등에서 3선을 지낸 강석호 자유총연맹 총재의 재등판이 거론되는 가운데 그의 출마 지역구가 어디인지가 경북 정치권에서는 가장 큰 관심사다.

사전투표 및 개표 공개 시연 [연합뉴스 자료사진]

총선 공천과 관련해 국민의힘 지도부가 구체적인 로드맵을 밝히지 않은 가운데 지역에서의 전망은 엇갈린다.

김영수 영남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5일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현역의원들이 유리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김기현 대표 등 당 지도부의 구성을 봤을 때 TK 지역의 교체율은 낮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반면 여당 소속의 한 대구시의원은 "다들 눈치싸움이 치열하다"면서 "초선 의원들은 재선을 자신하지만, 신인들의 역량도 무시할 수 없다. 지역의 분위기를 종합하면 절반 이상은 바뀔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이처럼 여당의 뜨거운 공천 경쟁과 달리 야권은 인물난을 겪고 있다.

대구에서 더불어민주당내 차기 주자들의 움직임이 활발한 곳으로는 동구을을 우선 꼽을 수 있다.

이곳에서는 유종국 동구을 지역위원장과 임대윤 전 동구청장, 최완식 전 정책위원회 부의장의 삼파전이 예상된다.

동구갑에서는 서재헌 대구시당 청년위원장과 신효철 동구갑 지역위원장, 달성군에서는 전유진 달성군 지역위원장과 박형룡 전 달성군 지역위원이 각각 경합을 벌일 것으로 야당 관계자들은 내다봤다.

북구을이 기반인 홍의락 전 의원, 수성갑에서 출마가 예상되는 강민구 대구시당위원장에 대해서도 민주당은 기대를 하고 있다.

경북에서는 최근 10년간 야당 출신의 당선자가 없었던 만큼 민주당은 임미애 경북도당위원장과 13명의 지역위원장을 중심으로 총선을 준비할 것으로 알려졌다.

'투표 잊지 마세요'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의당은 현재 총선 준비보다는 중앙당 차원에서의 재정비에 몰두하고 있다.

지난달 23일 대구시당을 찾은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기자들이 TK 지역의 내년 총선 준비에 대한 복안을 묻자 "정당 지지율을 높이고자 다수가 출마하는 것보다, 잘 준비된 일꾼들이 지역 토대를 갖고 시민들에게 평가받는 총선을 준비하겠다"며 말을 아꼈다.

mtkht@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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