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대통령 첫 기소' 트럼프, 기소인부절차…34개 혐의 모두 부인(종합)

기사내용 요약
회사 문서 위조…건당 최대 징역 4년 가능
"트럼프 좌절·분노"…다음 공판은 12월4일

[서울=뉴시스]신정원 기자 =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4일(현지시간) 법정에서 34건의 중범죄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주장했다.

AP통신 등 외신들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서 진행된 기소인부절차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이 절차는 피고인에게 기소 사유를 알리고 이에 대한 인정 여부를 묻는 절차다.

그는 혐의를 부인할 것이라고 예고했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지난 2016년 10월 대선 당시 성인영화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에게 성관계 입막음을 위해 13만 달러를 건네고 회사 장부를 허위 기재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맨해튼 대배심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기소 결정을 내렸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형사 기소된 미국의 첫 전직 대통령이 됐다.

지금까지 비공개였던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소장은 이날 법정에서 공개됐다.

CNN에 따르면 34개의 혐의 모두 트럼프 그룹 회사 문서 중 특정 기재와 관련이 있다. 맨해튼 검찰은 트럼프 전 대통령이 반복적으로 허위 기재했다고 주장했다. 모두 2017년 작성됐다고 한다.

유죄가 인정될 경우 건당 최대 징역 4년에 처해질 수 있다. 뉴욕주 법에서 기업 문서 위조는 일반적으로 경범죄에 해당하지만, 다른 범죄를 저지르거나 범죄를 은폐하기 위해 문서를 조작했다면 중범죄로 가중할 수 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날 남색 정장에 붉은색 넥타이를 착용했다.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나선 뒤 30분이 채 안 돼 법원에 도착했다. 이동 중 자신이 만든 '트루스 소셜'에 "너무 비현실적으로 보인다"며 "와, 그들은 나를 체포할 것이다. 미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믿을 수가 없다"는 글을 올렸다.

그러나 정작 법정에 들어설 땐 굳은 표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또 형사 피고인으로서 지문을 찍었지만 머그샷은 촬영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갑도 차지 않았다.

이날 기소인부절차는 예상보다 조금 더 긴 45분 정도 진행됐다.

법정 안이 너무 조용해 핀이 떨어지는 소리까지 들렸다고 CNN은 전했다. 또 법정 안에 60여 명의 취재진이 있었지만 전자기기를 소지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무죄를 주장할 때 몇 번만 말을 했다고 한다.

검찰은 대니얼스를 증인으로 세울 계획이라고 법정에서 밝혔다.

이날 법정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게시물에 대한 경고도 있었다.

검찰은 "무책임한" 게시물이 도시와 사법시스템, 법원, 지방검찰청을 위협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변호인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은 수정헌법 1조(표현의 자유)의 권리를 갖고 있고 게시물 역시 위협적이지 않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후안 머천 판사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표현의 자유를 존중하면서도 양측 모두 말 또는 행동으로 폭력이나 시민들의 불안을 부추기지 말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절차가 종료된 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법원을 떠났다.

다만 트럼프 전 대통령은 기소된 뒤 "좌절하고 분노했다"고 그의 변호인 토드 블란쳇은 밝혔다.

블란쳇은 또 이번 사건은 "완전히 정치적인 기소"라고 주장하면서 "(무죄를 다투기 위해) 열심히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곧바로 뉴욕 라과디아 공항으로 이동,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으로 향했다. 그는 마러라고에서 오후 8시15분(한국시간 5일 오전 9시15분)께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다음 공판기일은 12월4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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