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뉴타운에 41층 초고층 아파트 가능한 이유(feat. 용적률 거래)

송재민 2023. 4. 5.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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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아이파크 최고 41층 vs 자이 35층·래미안 27층
결합재개발·용적률 거래제 적용…아이파크 층수↑
3단지 타운하우스 최고 4층…"남은 용적률 1·2단지로"

상반기 분양하는 서울 동대문구 이문아이파크자이가 최고 41층 높이로 들어선다고 합니다. 비슷한 시기 인근에서 분양하는 휘경자이 디센시아(35층)와 이문래미안라그란데(27층) 최고 층수를 훌쩍 뛰어넘습니다.

이문아이파크자이는 준주거지역으로 최대 용적률이 400%인데요. 실제 용적률은 420%에 달하면서 인근 아파트보다 높게 지어졌습니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요?

용도지역이 다른 두 지역을 '결합재개발' 하면서 용적률을 최대화했기 때문인데요. 역세권 고밀관리지역과 구릉지 저밀관리지역을 함께 개발해 저밀관리지역의 남는 용적률을 활용했기 때문입니다.

서울 이문휘경뉴타운 분양 단지 층수·용적률/그래픽=비즈워치

결합재개발로 용적률·공급 가구 수↑

서울시는 지난 2008년 전국 최초로 이문3구역에 '결합개발계획 방식'을 적용토록 했습니다. 도시재정비법에 따른 재정비촉진사업(뉴타운사업)의 일부인데요. 1호선 외대앞역에 인접한 역세권(이문3-1구역)과 천장산·의릉 인근 구릉지 지역(이문3-2구역)을 통합해 재개발할 수 있도록 한 겁니다.

결합개발사업은 경관관리가 필요한 구릉지 등 저밀개발구역과 역세권 등 고밀개발지역을 연계해 정비사업을 진행할 수 있도록 한 제도입니다. '용적률 거래제'를 활용한 이 제도를 통해 구릉지 등을 저밀도로 개발하는 대신 줄어든 용적률은 고밀 지역에 이전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용적률이 높을수록 더 높이 건물을 지을 수 있고요.

이문3-1구역은 준주거지역으로 최대 용적률이 400%입니다. 이문 3-2구역은 1종 일반주거지역(최고 4층)으로 최대 용적률이 150%이고요. 

그러나 결합 개발 사업을 통해 이문3-2구역에서 활용하지 못한 용적률을 이문3-1구역으로 이전하면서 상황은 달라졌는데요. 기존 재개발 계획은 이문3-1구역 용적률이 255.7%, 이문3-2구역 용적률이 90%였지만 결합재개발 방식을 통해 이문3-1구역은 419.7%로 상향, 이문3-2구역은 74.3%로 하향했습니다. 

전체 용적률이 상향하면서 기존 2680가구 공급에서 1641가구가 증가한 총 4321가구를 공급하게 됐고요. 증가한 가구 대부분은 △1~2인 가구를 위한 소형주택 △장기전세주택 등에 공급합니다.

오는 상반기 인근에서 분양 예정인 단지들보다 '더 높게 더 많이' 공급할 수 있게 된 겁니다. 휘경자이디센시아(휘경3구역)는 299.9% 용적률을 적용받아 최고 35층 높이고요. 이문래미안라그란데(이문1구역)는 247.6% 용적률에 최고 27층 높입니다.▶관련기사: 이문·휘경뉴타운에 9000가구 줄줄이 분양…단지별 장단점 뚜렷(4월3일)

서울시는 2010년10월 이문3구역 기준 용적률 상향 적용 관련한 보도자료에서 "결합개발을 통해 문화재 주변 구역은 경관을 살리고 문화재를 보호하는 데 의의가 있다"며 "교통이 편리한 역세권에는 소형주택과 장기전세주택 등 서민 주거를 다량 공급해 서울 시민의 주거 안정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문휘경뉴타운 위치도/ 그래픽=비즈워치

사업성 좋아지는데…구릉지는 누가 갈래?'

결합 재개발을 하는 이유는 기본적으로 '사업성' 때문인데요. 특히 단지가 구릉지에 위치한 경우 지형이 복잡하고 경사가 있어 개발이 어렵습니다. 이때 결합 재개발 방식을 활용하면 유리하다는 설명입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일반적인 평지나 신도시에 재개발하는 것과는 달리 서울 북쪽에는 산이 많고 경사도 심하다"면서 "지형 때문에 사업성이 낮고 개발이 어려운 지역에 결합재개발을 적용하면 주거의 질을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구릉지 인근 단지를 낮게 짓는 대신 남는 용적률을 역세권 쪽으로 이전할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면서 사업성도 높일 수 있습니다.

김제경 투미부동산컨설팅 소장은 "천장산 인근에 있는 이문3-2구역 단지는 고도 제한을 받기 때문에 용적률이 충분해도 층수를 높이기 어렵다"면서 "이문3-1구역과 함께 재개발해 가능한 최대 용적률을 활용,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결합재개발은 일반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 재개발 방식은 아니다"면서도 "성북구 신월곡1구역과 성북2구역도 결합재개발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성북2구역은 이문3-2구역처럼 구릉지와 문화재보호구역에 위치합니다. 성북2구역에서 남은 용적률을 신월곡1구역에 넘기면 신월곡1구역은 초고층 개발을 통해 얻은 이익을 성북2구역에 공유하는 방식이고요.

다만 서로 다른 단지가 힘을 합쳐 재개발하는 만큼 '잡음'도 많은 편인데요. 실제 성북2구역과 신월곡1구역은 이익 배분을 어떻게 할지를 두고 갈등이 일어왔습니다.

이문3-2구역 타운하우스 예시/자료=서울시

아울러 '누가 구릉지에 입주할 것인지'를 두고 갈등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도 나오는데요. 성북2구역과 이문3-2구역에는 최고 4층 높이의 타운하우스가 들어설 예정인데요. 서울 도심의 숲세권 위치에 타운하우스로 지어진다는 점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하지만 역세권과 거리가 멀어 선호도가 떨어질 수도 있습니다. 대단지로 불리지만 사실상 '대단지 프리미엄'이나 커뮤니티 이용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호불호가 분명해보입니다.

김 소장은 "지하철역과 멀어질수록 부동산 가격은 하락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으려는 사람이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이같은 사례가 많지 않은 것도 이런 이유일 때문일 텐데요. 결합재개발의 첫 사례인 이문아이파크의 타운하우스에 대한 실수요자들의 반응이 주목됩니다.  

송재민 (makmi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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