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역사상 첫 법정 선 대통령’ 트럼프…“나는 무죄”
[앵커]
'성관계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형사 기소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뉴욕 맨해튼 형사법원에 출석해 검찰이 제기한 혐의를 전면 부인하고 무죄를 주장했습니다.
법원 주변에선 기소를 둘러싼 찬반 집회가 이어졌는데 우려했던 폭력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뉴욕 현지 연결합니다.
한보경 특파원, 트럼프 전 대통령이 맨해튼 법원에 출석했죠?
전례없는 초유의 사건 아니겠습니까?
[기자]
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법정에 선 대통령이 됐는데 전현직을 포함해 대통령은 기소하지 않는다는 미국 역사의 불문율은 오늘 공식적으로 깨졌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제가 나와 있는 이 곳 맨해튼 지방법원에 세 시간 전쯤 출두해 공식 기소 절차를 밟았습니다.
법정에서 맨해튼 검찰이 제기한 기소 혐의를 인정하는지, 아니면 부인하는지를 밝히는 '기소 사실 인부' 절차를 진행했는데 변호인단이 예고한대로 트럼프는 모든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맨해튼 지방 검찰은 지난달 30일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해 이른바 '성추문 입막음 의혹'과 관련해 회계장부를 조작하고 선거법을 위반한 혐의 등으로 기소 결정을 내렸습니다.
오늘 공개된 공소장에서 확인된 트럼프 전 대통령의 혐의는 34건으로 모두 기업 문서 조작과 관련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하고 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법원에 출석하기 전에 개인 SNS에 재판을 받게 될 법원을 민주당 지지층이 두터운 맨해튼에서 상대적으로 보수층이 많은 뉴욕 스태튼아일랜드 법원으로 바꿔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이 곳 법원을 나와 곧바로 플로리다 자택으로 향했고 우리 시각 오전 9시 반쯤엔 지지자들을 향한 공개 연설에 나설 예정입니다.
[앵커]
트럼프 전 대통령의 법원 출석을 앞두고 뉴욕에서는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도 크지 않았습니까?
[기자]
사실 2년 전 워싱턴 의회 난입 같은 극단적 사태가 벌어지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까지 나왔었는데, 다행히 별다른 충돌이나 소요 사태는 아직까진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이 곳 맨해튼 법원 일대에선 트럼프 기소를 둘러싼 찬반 시위는 종일 이어졌습니다.
트럼프가 떠난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데요.
여론이 극명하게 갈리고 있는 걸 보여준다고도 할 수 있는데 이번 트럼프 기소로 앞으로 미국 사회의 정치적 혼란이 더욱 심화될 거란 전망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번 형사기소가 내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나온 거라서 더 그렇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공화당의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고 있는 상황이라 정치적 의도가 있는 기소라는 주장을 통해 이번 기소를 지지층 결집에 최대한, 그것도 아주 극적으로 활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기소 이후 미국 언론은 말할 것도 없고 전 세계 주요 언론이 트럼프의 일거수일투족을 경쟁적으로 보도하고 있습니다.
유력 대선 후보 입장에선 싫지만은 않을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다만 트럼프에 대해 현재 의회 난입 사건 선동 의혹, 기밀문서 유출 의혹, 조지아주 선거 개입 의혹 등 여러건의 수사가 진행중이어서 만약 기소가 잇따르고 재판이 이어진다면 트럼프 지지율에 어떤 영향을 끼칠지는 예측하기 힘듭니다.
지금까지 뉴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한보경 기자 (bkh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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