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음원에 예능까지 접수… ‘만·찢·매’ 빠지다
이복진 2023. 4. 5. 06:11
K웹툰 무한한 변주
2006년 강풀 원작 영화 ‘아파트’ 물꼬
‘미생’·‘재벌집…’ 등 2차 콘텐츠 봇물
커진 웹툰 영향력 음원시장까지 뻗쳐
BTS 정국 등 유명 가수들 OST 참여
웹툰·음악 결합 예능 프로그램도 나와
“상상만 했던 작가·독자들에 선물 같아”
2006년 강풀 원작 영화 ‘아파트’ 물꼬
‘미생’·‘재벌집…’ 등 2차 콘텐츠 봇물
커진 웹툰 영향력 음원시장까지 뻗쳐
BTS 정국 등 유명 가수들 OST 참여
웹툰·음악 결합 예능 프로그램도 나와
“상상만 했던 작가·독자들에 선물 같아”
웹툰이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데 이어, 최근에는 가수나 전문 스튜디오까지 웹툰을 주제로 한 음원을 발표해 눈길을 끈다. 웹툰을 활용한 예능 프로그램도 방영 중이다. 대중문화로 불리는 영화와 방송, 음악에까지 웹툰이 활용되지 않는 곳이 없다. 그야말로 ‘웹툰 전성시대’다.
‘코믹북’이란 이름으로 향유됐던 만화는 2000년대 ‘웹툰’이라는 디지털로 소비 형태가 바뀌었다. 웹툰은 초기에 마니아들 위주로 인기를 얻었다. 그러다가 2003년 강풀의 ‘순정만화’가 공전의 히트를 하면서 웹툰에 대한 대중의 관심이 늘었다.
이후 영화제작사와 방송사가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영화와 드라마를 속속 내놓았고, 이를 통해 웹툰은 대중문화로 영역을 확대했다. 최초의 웹툰 원작 영화는 2006년에 개봉한 ‘아파트’로, 강풀의 동명 웹툰이 원작이다. 이후 ‘순정만화’(2008), ‘신과함께’(2017), ‘강철비’(2020) 등 수많은 웹툰이 영화로 제작됐다. 방송사도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를 내놨다. tvN ‘미생’(2014), JTBC ‘이태원 클라쓰’(2020), JTBC ‘재벌집 막내아들’(2022)를 비롯해 현재 방송 중인 SBS ‘모범택시’와 JTBC ‘신성한, 이혼’ 등이다. 넷플릭스 ‘지금 우리 학교는’과 ‘지옥’ 등도 웹툰을 드라마화한 작품이다.
최근 음원 시장도 웹툰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웹툰 자체를 위한 노래가 제작되고 있는 것. 초기에는 인디 가수가 부른 곡이나 가창자 없는 연주곡 형태로 만들어졌다. 또한 OST보다 배경음악이 대부분을 차지했다. 웹툰 자체를 대표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장면이나 이야기 일부를 상징하는, 또는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보조 수단’으로 사용됐다.
하지만 요즘 웹툰 영향력이 커지면서 음원 제작 스튜디오나 인지도 있는 가수, 기획사 등까지 적극적으로 곡을 발표하고 있다. 곡의 형태는 OST. 심지어 뮤직비디오까지 제작된다. 대표적인 곳이 글로벌 보이그룹 ‘방탄소년단(BTS)’ 소속사인 하이브. BTS 멤버 정국은 지난해 2월 ‘세븐 페이츠: 착호’의 OST ‘스테이 얼라이브’를 공개했다. 해당 노래는 미국 빌보드 메인 싱글차트 ‘핫100’에서 95위, 일본 오리콘 ‘데일리 디지털 싱글 랭킹’에서 1위, 세계 최대 음악 스트리밍 업체 스포티파이 ‘글로벌 톱200’에서 3위를 기록했다. 지난 2월22일에는 투모로우바이투게더(TXT)가 웹툰 ‘연애혁명’ OST ‘이젠 안녕’을 불렀다. ‘공일오비(015B)’의 ‘이젠 안녕’을 리메이크한 노래로, 발매 직후 멜론 최신 1주차 차트 1위로 진입했으며 톱100 차트에 계속 이름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13일에는 하이브 최초 일본 그룹 ‘앤팀(&TEAM)’의 의주·케이·니콜라스·타키가 웹툰 ‘다크문(DARKMOON): 회색 도시’ OST ‘W.O.L.F.(Win Or Lose Fight)’를 공개했다. 이 밖에 안예은(화산귀환), 린·윤하(바른연애 길잡이), 백지영(N번째 연애), 카더가든(취향저격 그녀) 등도 웹툰 OST를 불렀다.
이 같은 인기는 웹툰 OST 발표 수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4일 네이버웹툰에 따르면 2017∼2019년 대비 2020∼2022년 네이버웹툰 OST 발매 곡 수는 8배 증가했다. 네이버웹툰 관계자는 “네이버웹툰을 통해 계약한 음원만 집계한 것으로, 창작자가 자체적으로 진행하거나 소속사를 통해 진행한 음원까지 계산한다면 그 수는 훨씬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음원 시장에서 웹툰에 대한 관심이 늘자 웹툰과 음악을 결합한 예능도 방송 중이다. 티빙 ‘웹툰싱어’로, 매회 웹툰 2개를 선정해 주제곡과 명장면을 표현한 노래를 가수들이 각각 해석해 부른다. ‘바른연애 길잡이’와 ‘지금 우리 학교는’(1회), ‘윈드브레이커’와 ‘닥터 프로스트’(2회), ‘내일’과 ‘연애혁명’(3회), ‘모퉁이 뜨개방’과 ‘고래별’(4회), ‘별이삼샵’과 ‘갓 오브 하이스쿨’(5회), ‘아홉수 우리들’과 ‘정년이’(6회), ‘이두나!’와 ‘화이트 블러드’(7회)가 다뤄졌다. 소란, AB6IX, 최예나, 하진, 옥상달빛, 스텔라장, 라포엠, 치즈, 김예림, 드림캐쳐, 효린, 루시, 우주소녀, 서도밴드, 송소희, 정세윤, 조유리, 알리 등이 참여해 노래를 불렀다. 연출을 맡은 황성호 PD는 “(웹툰을) 음악과 접목해 노래를 들을 때 장면(웹툰)을 떠올릴 수 있고 반대로 장면을 봤을 때 노래를 떠올릴 수 있으면 새로운 시너지가 만들어지겠다고 생각해 프로그램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작가들도 색다른 경험이라고 입을 모았다. 웹툰 ‘정년이’의 서이레·나몬 작가도 “‘정년이’의 소리와 음악을 궁금해했던 독자에게도, 작업하면서 상상만 했던 작가에게도 선물 같은 음악과 무대였다”고 밝혔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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