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핵항모, 韓日과 '센카쿠 300해리'까지…中 항모 '괌 접근' 의식?

[the300]中항모도 미국령 괌에 '300해리' 접근 이력…韓 국방부 "北 핵·미사일 위협 대응 훈련"

(서울=뉴스1) = 필리핀해에서 작전 중인 미국 항공모함. (미해군 제공) 2020.6.23/뉴스1

미 해군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CVN-68)을 비롯한 한미일 해상전력이 4일까지 이틀간 벌인 연합 대잠전 훈련의 훈련구역은 일본과 중국 간 분쟁 지역인 센카쿠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로부터 약 300해리(555㎞) 안의 거리였던 것으로 전해졌다. 작년 12월 대(對) 미국 견제성 기동이라는 관측이 나온 중국 랴오닝함 항모전단의 태평양 미군 괌 기지 앞 300해리 접근 사건을 의식해 미 해군이 연합훈련을 계기로 센카쿠 열도로부터 '동일 거리'에서 국력을 현시(顯示·showing the flag)한 것인지 주목된다.

이번 훈련 구역 결정에는 니미츠함의 동선이 중요하게 작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군 당국은 미중 갈등·미일 갈등 연계 가능성에 전면적으로 선을 그었다. 국방부는 이번 훈련 목적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대응 능력 강화"라며 북한의 SLBM(잠수함 발사 탄도 미사일) 등 수중 위협 대응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일본 외무성의 센카쿠 열도 소개 웹페이지.

안보 소식통에 따르면 이날까지 이틀 일정으로 실시된 한미일 연합 대잠전 훈련 해역은 위도를 기준으로 북위 30도36분까지 밑으로 내려간 곳에 한미일 3국 합의 하에 설정됐다. 센카쿠 열도의 북쪽 섬인 기타코지마(중국명 베이샤오 섬)로부터 약 540km 거리다. 영해와 경제적 주권이 미치는 수역인 배타적 경제수역까지 거리가 각각 영해기선(baseline)으로부터 12해리(약 22㎞), 200해리(370km) 선이다.

센카쿠 열도는 일본이 실효 지배 중이지만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고 인근 대만까지 얽혀 미중 갈등의 연장선상에 놓인 지역으로도 거론된다. 중국 해경선들은 지난 2일까지 역대 최장인 80시간 36분에 걸쳐 센카쿠 열도 앞바다에 머물렀다.

(마드리드=뉴스1) 오대일 기자 = 한미일 3국 정상이 29일 오후(현지 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국제회의장에서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대통령실사진기자단) 2022.6.29/뉴스1

지난 2022년 5년 만에 실시된 한미일 연합 대잠전 훈련은 주일 미 해군 요코스카 기지가 모항인 미 원자력 추진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CVN-76)이 투입돼 동해상에서 벌어졌다. 이번에는 제주 남방 공해상으로 훈련구역이 변경되고 훈련에 투입되는 항모가 변경됐다. 안보 소식통은 "레이건함은 태평양에서 동쪽으로 진입했고 니미츠함은 남쪽에서 훈련구역에 진입한 것이 훈련구역 설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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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日 구축함도 이틀 훈련…훈련 전날엔 美 '바이든 직보' 초계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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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훈련에 한국 측은 이지스구축함 율곡이이함(DDG-992), 구축함 최영함(DDH-981), 대조영함(DDH-977) 등이 참가하고 미국 해군은 니미츠함, 이지스 구축함 디케이터함(DDG-73), 웨인 E.메이어함(DDG-108), 일본 해상자위대는 구축함 우미기리함(DD-158)이 함께 했다.

미 공군 정찰기 RC-135U '컴뱃센트'. (미 공군)

아울러 미 공군 RC-135U '컴뱃센트' 정찰기는 센카쿠 열도 방어목적으로 전진 배치한 일본 자위대 미사일 부대가 있는 섬 주변을 이번 훈련 하루 전날 초계 비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컴뱃센트는 정보 당국을 경유하지 않고 미군 통수권자인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군부 수뇌에 정찰 정보를 직보하는 정찰기로 알려져 있다. 이런 미 공군과 일본 자위대의 행보는 대 중국 견제성으로 풀이된다.

전하규 국방부 대변인은 이번 훈련에 대해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대응 능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실시하는 것"이라며 "한·미·일이 위협에 대해서 공동 대응 능력을 증진하기 위해서 하는 것으로 이해해 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김지훈 기자 lhshy@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