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예고' 김연경의 피날레, 이건 아니다…역대 최초 수모 위기

김민경 기자 2023. 4. 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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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35, 흥국생명)의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더더욱 아쉽다.

흥국생명은 2005~2006, 2006~2007, 2008~2009, 2018~2019시즌까지 모두 4차례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했는데, 김연경은 해외리그에서 뛰던 2018~2019시즌을 제외한 3차례 챔피언 트로피에 기여했다.

흥국생명 구단 윗선의 경기 운영 개입 이슈로 감독이 바뀌는 등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김연경이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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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연경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김천, 김민경 기자] '배구 여제' 김연경(35, 흥국생명)의 마지막이라 생각하면 더더욱 아쉽다. 흥국생명이 V리그 역대 최초로 챔피언결정전에서 1, 2차전을 모두 잡고 리버스스윕 수모를 당할 위기에 놓였다.

흥국생명은 4일 김천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2~2023 V리그 여자부' 도로공사와 챔피언결정 4차전에서 세트스코어 1-3(25-22, 21-25, 22-25, 23-25)으로 역전패했다. 흥국생명은 홈에서 1, 2차전을 모두 이기면서 챔피언결정전 우승 확률 100%를 잡았지만, 3, 4차전을 내리 내주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남녀부를 통틀어 챔피언 결정전에서 2연승 뒤 2연패한 구단은 흥국생명이 최초다.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경기 뒤 선수들의 정신력을 지적했다. 아본단자 감독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우승이 두려운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찬스를 놓치는 게 아쉬웠다"며 실망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연경도 아본단자 감독 못지않게 코트 안에서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일단 스스로 경기가 풀리지 않았다. 김연경은 이날 블로킹 4개, 서브 1개를 포함해 24득점을 기록했는데, 공격성공률이 34.55%에 그쳤다. 평소 김연경의 공격력을 고려하면 최상의 컨디션이라고 설명하기 어려웠다. 옐레나에게 에이스 임무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김연경마저 흔들리면 흥국생명은 더 힘들어질 수밖에 없다.

흥국생명 우승의 역사를 돌아보면 영광의 순간에 늘 김연경이 있었다. 흥국생명은 2005~2006, 2006~2007, 2008~2009, 2018~2019시즌까지 모두 4차례 챔피언 결정전에서 우승했는데, 김연경은 해외리그에서 뛰던 2018~2019시즌을 제외한 3차례 챔피언 트로피에 기여했다.

김연경은 2005~2006시즌에는 신인상, 정규리그 MVP, 챔피언결정전 MVP를 싹쓸이하며 배구 여제의 탄생을 알렸고, 2006~2007시즌 정규리그 MVP와 챔피언결정전 MVP, 2008~2009시즌에는 챔피연결정전 MVP로 선정되며 언제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김연경은 2009년 이후 2020~2021시즌, 2022~2023시즌을 제외하면 일본, 튀르키예, 중국 등 해외리그에서 뛰었다. 흥국생명 구단 역사적으로 우승 전력에 차지하는 김연경의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올 시즌도 마찬가지로 김연경은 흥국생명 선수단의 정신적 지주였다. 흥국생명 구단 윗선의 경기 운영 개입 이슈로 감독이 바뀌는 등 팀 분위기가 어수선했지만, 김연경이 베테랑으로서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면서 정규리그 1위로 챔피언 결정전에 직행할 수 있었다.

은퇴를 예고한 시즌이기에 김연경은 이번 시즌 우승이 더더욱 간절할 것으로 보인다. 김연경은 시즌을 치르면서 "은퇴 생각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생각하기 나름이지만 높은 자리에 있을 때 내려놓는 것이 가장 좋다는 생각도 든다"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우승 트로피를 품에 안고 코트에 뜨거운 안녕을 고하는 그림을 그렸다.

흥국생명도 김연경도 웃으려면 5차전만큼은 쉽게 물러서면 안 된다. 5차전은 6일 흥국생명의 홈구장인 인천삼산체육관에서 열린다.

아본단자 감독은 "김연경뿐만 아니라 팀 전반적으로 아쉽다"며 시리즈를 치르면서 지친 선수들을 걱정하면서도 "(5차전은) 50대 50이라 말하고 싶다. 홈에서 이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 마냥 불가능하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팬들이 많이 도와주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김연경은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받으며 바라던 대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까. 5차전마저 도로공사에 내주면 김연경도 흥국생명도 잃는 게 너무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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