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40세 레전드 좌타자가 다시 글러브를 잡았다…이승엽 추월은 안 중요하다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KIA 레전드 좌타자가 다시 글러브를 잡았다.
KIA 최형우(40)에게 2023시즌은 상당히 중요하다. FA 3년 47억원 계약의 마지막 시즌이기 때문이다. 올 시즌 활약에 따라 야구인생의 방향 자체가 확 달라질 수 있다. 물론 모든 선수는 팀을 위해 뛴다. 그러나 계약만료 시즌에 들어선 선수들이 1년 365일 내내 팀만 생각한다면 거짓말에 가깝다.
최형우의 솔직한 심정을 알긴 어렵다. 스프링캠프부터 인터뷰를 통해 전면에 나서는 걸 그렇게 선호하지 않았다. 분명한 건 팀 퍼스트 마인드가 남다른 베테랑이라는 점이다. 자신보다 후배들이 빛나길 바라는 마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종국 감독은 더 이상 최형우의 풀타임 지명타자를 보장하지 않는다. 지난 2년간 타격 생산력이 떨어졌던 건 사실이다. 감독은 팀의 현실과 함께 미래도 내다봐야 한다. 최형우도 받아들였다. 팀을 위해 무엇이든 하겠다는 자세는 당연하지만, 최고참의 한 베이스 더 가는 과감한 주루는 울림이 컸다.
이번엔 수비다. KIA는 개막과 함께 비상사태다. 나성범은 시범경기를 통째로 건너 뛰었다. 정규시즌이 개막했지만, 여전히 개점휴업이다. 빠르면 다음주 정도 복귀가 예상된다. 그러나 돌아와도 실전 감각 회복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여기에 리드오프와 핫코너를 책임질 것으로 기대된 김도영은 전반기를 날렸다. 주장 김선빈도 개막전서 발목이 돌아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베스트라인업에서 균열이 많이 일어난 상태다. 이런 상황이 최형우에겐 기회지만, 역할 변화를 요구하는 것도 사실이다.
최형우가 현 시점에선 좌익수 수비를 하는 게 좋다. 그래야 현 시점에서 가장 뜨거운 변우혁이 황대인과 3루수, 1루수, 지명타자로 공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성범과 김선빈 이탈로 떨어진 장타력을 보완할 최적의 방법이다.
김도영의 빈 자리는 예상대로 류지혁이 채웠다. 최형우가 좌익수로 나가면, 변우혁과 황대인이 지명타자와 1루수로 동시에 나간다. 비로 노게임 처리됐지만, 4일 수원 KT전서 그렇게 했다. 황대인이 4번 지명타자, 변우혁은 6번 1루수였다.
최형우는 지난 1~2년간 좌익수 수비 비중이 많이 떨어졌다. 붙박이 지명타자로 나섰고, 좌익수 수비는 간혹 했다. 좌익수 자리에 김석환을 키우려고 한 플랜A는 현 시점에선 실패에 가깝다. 그래도 이창진을 발굴했고, 6월에 최원준이 돌아오면 꽉 찬다. 정상적인 라인업을 가동할 때, 최형우는 지명타자가 마침맞다.
그러나 지금은 비상시국이고, 최형우의 수비 비중이 높아질 전망이다. 사실 최형우는 수비력이 그렇게 떨어지는 선수가 아니다. 삼성 시절부터 오랫동안 좌익수를 맡아오며 꽤 안정적이었다. 수비를 병행하면, 지명타자보다 오히려 타격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다고 말하는 선수도 많다. 최형우도 그렇게 될 수 있다.
2경기서 5타수 1안타. 취소된 4일 수원 KT전의 경우 1타수 1안타 1득점으로 좋았다. 기대하던 2루타는 아직 터지지 않았다. 1개만 치면 두산 이승엽 감독과 통산 2루타 공동 1위다. 2개를 치면 통산 2루타 단독 1위다. 대단한 기록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이건 중요하지 않다. 최형우는 오로지 KIA를 위해 다시 글러브를 잡았다.
[최형우.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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