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산불 중 골프연습’ 김진태 저격…“지사직 내려놓고 맘껏 치시라”

권준영 2023. 4. 5. 0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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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국민에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공직자 필요”
“국민을 위기에 빠트리고, 업무시간에 골프나 치러가는 도지사는 결코 필요하지 않아”
“잘못한 것도 인정하지 않은 채 버티고 버티다가 나흘째 만에 겨우 억지 사과”
김진태(왼쪽) 강원도지사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디지털타임스 DB>
김진태(왼쪽) 강원도지사와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 <디지털타임스 DB, 연합뉴스>

박지현 전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건조특보가 내려진 강원도 전역에서 산불이 잇따라 발생한 상황에서 골프연습장에 간 김진태 강원도지사를 겨냥해 "김진태 지사는 이제 그만 강원도 지사 직을 내려놓고, 좋아하시는 골프 마음껏 치러 가시길 바란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현 전 위원장은 5일 '김진태 지사님, 왜 아직도 그 자리에 계십니까?'라는 제하의 입장문을 내고 "우리 국민에게는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하는 공직자가 필요하다. 국민을 위기에 빠트리고, 업무시간에 골프나 치러가는 도지사는 결코 필요로 하지 않는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위원장은 "건조한 날씨가 계속되면서 전국 각지에 산불이 발생하고 있다. 며칠 전에도 제가 지금 살고 있는 집에서도 인왕산에서 산불이 발생한 게 보였다"며 "또 3월 31일에는 제 고향 원주, 그리고 화천과 홍천에서도 산불이 났다"고 운을 뗐다.

그는 "2019년 고성 강릉 산불을 비롯해, 지난해 강원과 경북에서 발생한 역대 최대 산불은 여전히 도민들에게 씻을 수 없는 아픔으로 남아있다"며 "특히 산이 많은 강원도는 건조한 날씨에 특히나 유의해야 할 지역"이라고 강원도의 지리적 특성을 언급했다.

이어 "저는 지난해 3월 27일 산불 자원봉사를 하러 강릉 옥계면을 다녀온 적이 있다. 수십년 키운 나무가 잿더미로 변해가는 것을 지켜본 산주 분들의 비통한 표정과, 삶의 터전을 잃은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아직 잊을 수 없다"면서 "저는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 위해 봉사 직후 바로 산불피해극복특위를 만들었고, 수많은 전문가가 모여 산불 대형화에 대한 중장기 대책들을 논의했다. 위원장직을 내려놓으며 논의한 대책을 현실화함에 있어 미흡함은 여전히 제 마음 속 빚으로 남아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인 대책이 없다면 건조한 봄 날씨에 산불 피해는 계속해서 발생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산불 대처에 대한 만반의 대책이 정치권에 필요하다"며 "하지만 산불에 경각심이 최고조로 달했던 지난 3월 31일, 김진태 강원도지사는 산불이 난 것도 나 몰라라 하고 골프 연습장으로 향했다. 잘못한 것도 인정하지 않은 채 버티고 버티다가 나흘째인 오늘에서야 겨우 억지 사과를 했다"고 김진태 지사를 몰아세웠다.

박 전 위원장은 "김 지사가 근무시간에 골프를 치던 그 시각, 자식 같은 나무가 화마에 휩싸이는 것을 바라보는 산주들의 심정과 도민들의 심정이 어떠했을지 차마 가늠하기도 어렵다"면서 "도민의 심정을 외면하고, 산불이라면 어느 도지사 보다 몇 배는 더 신경 써야 할 강원도 지사가 근무시간에 산불 현장이 아닌 골프 연습장으로 달려갔다는 게 믿을 수 없을 만큼 기가 찬다"고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저는 지난해 지방선거에서도 그 누구보다 김진태 후보만큼은 절대 안 된다고 했다. 김 지사가 이끄는 강원도의 미래가 너무나 걱정됐기 때문"이라며 "기우였으면 했던 걱정이 현실로 이뤄지고 있는 지금이다. 김 지사는 취임한지 몇 달 되지 않아 춘천 레고랜드사업 보증채무를 이행하지 않겠다고 발표해 채권시장을 위기로 몰아넣고, 기업의 자금난에 기름을 부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끝으로 박 전 위원장은 "자중하기는커녕 국민을 무시하는 안하무인이 도를 넘고 있다. 공직자로서의 기본 자질도, 능력도 없는 분에게 강원도의 앞날을 맡길 순 없다"면서 "김 지사는 사퇴해야 한다. 정치권에 공직자의 기본자질이 없는 분들이 너무 많다. 잘못하고 사과도 안 하고, 문제가 터지면 전임자 탓이라고 하는 분들 말일다"라고 거듭 날을 세웠다.

앞서 전날 김 지사는 입장문을 통해 "지난 3월 31일 강원 고성에서 식목 행사를 마치고 춘천에 도착한 뒤 벌어진 일과 관련,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산불 위기 상황에 부적절한 행동이었다"고 공식 사과했다. 이어 "중요한 시기인데 도민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데 대해 송구스럽게 생각하고,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더욱 유념하겠다"고 덧붙였다.

김 지사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30분께 춘천의 한 골프 연습장을 방문해 20여분간 골프를 쳤다. 김 지사 측은 이날 한 시간 연가를 내고 조퇴했지만, 공교롭게 기안자도 그날 연가를 내 지난 3일 연가가 처리됐다는 취지로 해명했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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