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바보’ 김광현은 찐이다...단순한 ‘프랜차이즈 스타’가 아니다 [SS시선집중]

김동영 기자 2023. 4. 5. 0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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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김광현이 1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개막전 KIA와 경기에 선발 등판해 역투하고 있다. 인천 | 강영조기자 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 문학=김동영기자] “우리 팬들께 진짜 감사하죠.”

찐이다. ‘인천 바보’, ‘팬 바라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무엇인지 보여준다. ‘에이스’ 김광현(35) 이야기다. ‘팬’, ‘감사’ 두 단어가 쉴 새 없이 쏟아졌다.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김광현은 “제가 또 인천시 홍보대사 아닙니까”라며 크게 웃은 후 “진짜 개막 시리즈 때 놀랐다. 꽉 채워주셨다. 감사하다. 선수들은 한 것이 없다. 팬들 덕분이다”고 강조했다.

김광현은 3일 배우 권혁수, 가수 김수찬 등과 함께 인천시 홍보대사로 임명됐다. 서울 출생으로 학창시절까지는 안산에서 보냈다. 고교도 안산공고를 나왔다.

2007년 SK(현 SSG)에 입단하면서 인천과 인연을 맺었다. 2020~2021년 2년간 메이저리그에 다녀온 것을 제외하면 오롯이 인천 연고로 뛰고 있다. 이제는 그냥 인천 사람이다.

SSG 김광현이 4일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KBO리그 롯데전에 앞서 취재진을 만났다. 사진 | 문학=김동영기자 raining99@sportsseoul.com


지난 1일 개막전에서 선발로 나섰다. 자신의 통산 4번째 개막전 선발. KIA를 상대로 5이닝 1실점의 호투를 펼쳤고, 승리투수가 됐다. 2만3000명이 가득 들어찬 랜더스필드에서 당당히 승리를 품었다. 홈 팬들에게 선물을 제대로 했다.

김광현은 “앞으로 더 잘해야 한다. 진짜 인천 팬들, 우리 팬들에게 감사하다. 과거에는 인천 야구가 쉽지 않았다. 떠나는 팀도 있었고 그랬다. 그러나 ‘구도 인천’ 아니겠나. 인천에서 야구가 시작됐다. 인천 야구가 인기가 없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팬들, 새로운 팬들 모두에게 재미있는 야구, 감동적인 야구를 보여드려야 한다. 작년에는 조금은 한 것도 같다. 다 팬들 덕분 아닌가. 선수들도 보람을 느꼈다. 올해도 똑같이 할 것이다. 더 많이 오셨으면 좋겠다. 정말 찾아와주셔서 감사하다”며 재차 고마움을 표했다.

사실 김광현의 팬 사랑은 유명하다. 지난해 ‘KK 위닝 플랜’을 만들어 개인 승리를 따낼 때마다 자비로 팬들에게 선물을 쐈다. 허투루 하지 않았다. 우선 초등 1학년생 2만4500명에게 문구 세트를 줬고, 입장권을 선물했다.

김광현이 지난해 9월8일 인천남동초등학교를 방문해 1학년 학생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사인회도 열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이외에 소외계층 어린이 1000명 초청, 기념 수건 2000개, 초코우유 1만개, 쿨러백 1000개, 시그니처 와인 200병, 텀블러 1000개, 우산 1000개, 선풍기 1000개, 선쿠션 1000개, 피크닉 의자 1000개, 유니폼 5000장, 에코백 1000개, 와펜 1000개, 담요 1000개를 증정했다. 스케일이 다르다.

별도로 지난해 9월에는 인천 남동초등학교를 깜짝 방문해 1학년 전원에게 학용품 세트를 전달하기도 했다. “김광현 덕분에 우리 아기가 학용품 잘 쓰고 있다”며 고마움을 표하는 팬들이 많다.

이렇게 쏘고도 미안한 듯하다. 특히 학용품이 그렇다. “학용품인데 학기 초에 했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아쉽다. 어린이 팬들에게 더 잘해주고, 많이 해주고 싶다. 가까이서 경기를 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야구를 하지 않아도, 야구의 즐거움을 알려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KK 위닝 플랜이 끝난 것이 아니다. 지난 시즌에는 1승마다 선물이 나갔지만, 올해는 살짝 방식을 바꿨다. 기념이 될 만한 기록을 세우면 준비하기로 했다. 어쨌든 팬을 위한 것은 같다.

김광현이 지난해 8월18일 ‘KK 위닝 플랜’ 10단계 선물로 유니폼 5000장을 준비해 팬들에게 나눠주고 있다. 사진제공 | SSG 랜더스


김광현은 “내가 생각하지 못했던 여러 기록들이 있더라. 한미 통산 2000이닝이 얼마 안 남았고(KBO리그 1852이닝-메이저리그 145.2이닝, 합계 1997.2이닝), 문학 1000이닝도 얼마 남지 않았다(현재 952.2이닝). 단, 나는 기록을 생각하면서 하지는 않는다. 그날 경기 이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기록은 하다 보면 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더 잘하고 싶은 욕심도 드러냈다. ‘길게’ 본다. “2027년 청라돔이 열린다고 하지 않나. 나도 청라돔에서 뛰는 것이 의미가 있지 않을까 싶다. 아프지 않고, 선수 생활 잘하겠다”며 웃었다.

또한 “어릴 때부터 ‘진짜 오래 해야 한다’는 말을 입에 달고 다녔다. 현재 팀에 (고)효준이 형도 있고, (추)신수 형도 있고, (김)강민이 형도 있다. 나도 그 나이까지 하면 돔구장에서 던질 수 있지 않을까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SSG와 신세계그룹은 2027년까지 청라돔을 완공하고, 2028년부터 시즌을 치르는 계획을 잡고 있다. 2028년이면 김광현이 만 40세다. 쉽지 않겠으나 그렇다고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당장 팀에 베테랑들이 많다. 김광현도 충분히 할 수 있다. 구단도 당연히 반길 그림이다. raining99@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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